모기가 슬픈 이유 - BC 1700년부터 2007년까지, 5천 년 과학사의 명장면 190편
슈렌드라 버마 지음, 박명옥 옮김, 정갑수 감수 / 열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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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리가 들리지 않는 봄이었다. 한때 수많은 새들이 지저귀는 새벽의 합창 소리로 고동치던 아침에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침묵만이 들판과 숲과 늪에 깔려 있었다.’ -<침묵의 봄> 중

‘모기가 슬픈 이유’가 뭘까? 인류 4천년 과학사에 큰 획을 그은 경이로운 사건들을 기록한 다소 서정적인 제목의 책장을 이리저리 넘겨보았다.
과학관련 저술 활동가인 수렌드라 버마는 BC 1700년부터 2007년까지 과학사의 명장면 190가지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였다. 이 책은 어떤 한 분야나 한 가지 사건을 자세히 기록한 학술서가 아닌 사전형식의 과학 교양서로 보인다.
수학, 지구과학, 생명공학, 생물학, 화학 등 다방면에 걸친 과학자들의 노력과 성과와 함께 특이하고 기발한 과학자들의 삶도 함께 살펴 볼 수 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한 화학 약품의 급격한 보급으로 말라리아를 유발하는 유해한 모기나 생물체를 죽이는 강력한 살충제인 DDT가 등장했다. 인체에 비교적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에게 각광받던 DDT는 그 것의 남용으로 어느 순간부터 생물체와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한 약품이 되어버렸다.
모기가 슬플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과 생태계 전체가 슬퍼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화학 약품의 생산과 판매를 부추기는 다국적 화학 기업들의 행태를 영국의 해양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 Silent Spring>을 통해 고발한다. 매우 용감하고 예언적인 책이라 평가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현대의 환경운동을 촉발시켰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화학 약품 사용이 자연환경을 훼손시켜 생태계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점차 각성시킨 계기가 되었다.

1978년 ‘원자폭탄 이후 가장 큰 위협’이라고 대서특필된 이 사건은 무엇일까? 바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체외 수정에 관한 기사이다. 지금은 보편적인 일이지만 당시는 실험용 접시에 난자와 정자를 섞어 수정된 태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은 인류 과학사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 책은 월요병, 컴퓨터 바이러스, 스티븐 호킹의 블랙 홀, 마지막으로 다룬 지구 온난화 문제까지 인류의 삶과 관련된 소소하고 큰 과학적 사건들을 어려운 학술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다. 후반기 찾아보기의 색인을 통해, 생소한 과학 용어가 궁금할 때 관련 쪽을 찾아 갈 수 있다. 과학이 낯설고 어려운 사람도 조금씩 읽다보면 ‘과학이란 생명에 대한 사랑을 세심하게 관찰한 것이다’라는 책날개의 멋진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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