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상배/처음주니어/2008년/117p.


 책장을 넘기는데, 목소리 걸걸한 할아버지가 꺼칠꺼칠한 수염을 손자의 볼에 부비며, 사랑방에 둘러앉은 손자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듯하다.표지 그림의 껑충한 키의 낡은 연둣빛 양복, 칠부 바지를 입고 동그란 안경 너머로 빛나는 눈동자로 책을 보고 있는 주인공, 덥수룩한 머리에 삐죽삐죽한 수염, 동그란 패랭이를 패셔너블하게 쓰고 있는 이 남자가 책의 주인공인 고리짝 도깨비님이다.
외모는 후줄근한데 뭔가 모를 포스를 지닌 이 남자의 시선과 표정이 어째서 저처럼 매력적일까? 

 초등학교 3학년부터 5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이 읽으면 홀딱 빠져들 책이다.
은행나무로 만든 돈 궤짝인 고리짝이 영물이 되어 고리짝 도깨비가 되었다.
고리짝에 돈을 잔뜩 쌓아놓고 돈 맛 보는 재미 밖에는 모르던 고리짝의 주인처럼 고리짝도깨비도 돈 모우는 재미 외에는 별다른 재미가 없다. 이 집 저 집에서 돈궤를 훔쳐와 벼락 맞은 은행나무에 새로 차린 집에 쌓아 놓고 싼 땅을 사서 비싸게 되팔아 돈궤는 날마다 늘어나지만 도깨비 냄새에 몰려든 동네 개 들 때문에 돈이 들통날까봐 전전긍긍이다. 

  돈 맛과 땅 맛을 제대로 아는 이 주인공에게 한 눈에 척 봐도 명당자리인 땅을 발견하게 되면서 축복된 만남이 연이어 지는데 우리의 주인공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은행나무 어두컴컴한 방안에 잔뜩 쌓아두었던 돈 자루는 어두컴컴한 한 사람의 얼굴을 밝히고, 어린이들의 맑은 눈을 초롱초롱하게 밝히는 책으로 변하고,
도깨비장난 하듯 슥슥 올라간 건물은 책책책책책~~~으로 가득 찬 도서관으로 변했으니, 그 이름 하여 ‘책 읽는 도깨비 도서관’ 이다.
‘이 세상의 모든 돈은 책이 되지요’라는 저자의 후기를 보며 ‘돈을 책으로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한 감탄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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