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심리학 - 누가 권력을 쥐고,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서종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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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대선으로 전국이 떠들썩할 때 첫 페이지를 넘겼다. 책을 읽는 와중에 세계가 전운에 휩싸였다.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화 시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는 없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은 것보다 왜 후보자로 나왔을까 궁금해서 책을 선정했는데 읽을수록 선제공격을 한 나라의 대통령의 심리가 매우 일리 있게 느껴져서 저자의 통찰력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출생부터 전직, 성격, 행정, 외교적 쇼맨십까지 미디어에서 새삼 상세히 기술한 지면을 읽어보니 저자가 말하는 전형적인 독재 권력자의 요건에 거의 일치한다.

전 세계의 권력자들. 부패하고 독재적이고 폭력적인 이들을 만나서 인터뷰한 저자의 첫 발은 악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는지, 권력이 악한 사람을 만드는 것인 지에서 출발한다.

공정하고 원칙적인 사람인데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보니 부패에 물들었다고,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었는데 애초에 그런 성향이 있는 사람이 권력을 탐하고 부패할 수 있다며 권력이 악한사람을 끌어당기는 자석일지도 모른다는 이론은 새롭다.

경찰들의 권력남용이 대표적인 예다. 부패의 상징이자 온상이다. 외국에서 인종차별로 인한 시위가 난무하는 것도 경찰들의 원칙 없는 체포과정에서 발발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공공연하게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 하는 폭력적인 성향의 사람들을 처음부터 경찰이 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직 군인이 경찰지원을 많이 한다는 사실은 명백한 시스템의 오류다.

“경찰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누가 경찰이 되는가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

만연한 공무원의 부정부패도 항상 감시해야 하며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언론기관을 통해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도 말한다. 감시자위에 또 하나의 감시자가 층층이 에워싸서 누군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림으로써 함부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자제하게끔 해야 한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고, 만행을 알리는 시스템은 어느 때보다 정교하다. 권력과 전쟁은 연쇄적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끊을 수 있는 여력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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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잠 - 에너지를 회복하여 찬란한 하루를 만드는 ㅣ 습관 에세이
해리엇 그리피 지음, 줄리아 머리 그림, 솝희 옮김 / 에디토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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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잠을 잘 자지 못한 것일까. 하루를 24시간으로 정립한 뒤부터가 아닐까 나름 추측해 본적이 있다.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시간개념이 불면증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이다. 경험상 편안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다. 생각이란 곧 걱정이며 ‘걱정인형’이라는 매개체가 생긴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드림캐처’도 마찬가지다. 간호사로 일하며 건강에 관한 저서를 집필해온 작가이기도 한 저자도 불면의 수많은 이유 중에 한 가지로 걱정을 꼽는다.

“잠들 수 없으면 누워서 걱정하는 대신 일어나서 뭐라도 해라. 당신을 붙잡는 것은 걱정이지 수면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침대위에 누워서 뒤척거리며 오늘의 후회와 내일의 불안에, 왜 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더하고 있다. 잠을 자는데 80kcal를 쓸 만 하다.

책은 왜 잘 자야 하는지부터 잘 잘 수 있는 방법까지 말하고 있다.

오늘날 잠의 기능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아침 8시에 기상하려면 밤11시가 잠들기 좋은 시간이라는 데이터에 뇌를 쉬게 하고 꿈을 꾸게 하며 피부노화의 막중한 책임과 몸의 면역체계 형성까지 그 역할도 다양하다. 다양한 만큼 질 높은 수면에 집착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집착할수록 강박적으로 정신은 또렷해진다. 한 때 아침 시간을 잘 써야 한다는 열풍이 푼 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날 밤 잘 자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으니 그 또한 악순환의 반복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유전자의 차이라며 몇 가지 설문에 점수를 매겨 합산한 결과로 자신이 어떤 유형이지 가늠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한 번 쯤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유전적이라고 해서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는 시계로 시간을 정하지만 몸은 빛을 이용하여 시간을 맞추는 이른바 생체리듬이 중요하다고 한다. 수면문제의 해결방법에 영양가 있는 식사와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일상을 보내는 일이 대부분인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노출은 불면증의 새로운 주원인임은 분명하다. 잠 일기를 쓰는 것도 해법인 것 같다. 잠들기 전 상황과 기분, 누운 시각, 잠들기 시작한 시각, 총 잠든 시각 등등을 2~3주 동안 써보면서 문제점을 파악해보는 것이다. 잘 자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다. 깊은 잠을 방해하는 요건이 과거보다 더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반면에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알 수도 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면의 세계가 깊은 신뢰감을 주는 책읽기로 저자의 다음 책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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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이기는 습관 - 부와 성공을 부르는 나폴레온 힐의 인생 처방전
나폴레온 힐 지음, 이미정 옮김 / 니들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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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껏 나폴레온 힐이 쓴 책을 한 권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부와 성공에 대해서 누구나 생각하고 원하는 것과 같다. 당대 최고 부자였던 앤드류 카네기의 의뢰로 부자들의 비밀을 취재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전파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이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진 그의 명성을 뒷받침한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최첨단의 시대에도 저자가 알아낸 비밀은 여전히 유효하다. 여전히 어떤 부수적인 여건보다 사람이 가진 의지, 사고방식, 노력 등이 성공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책은 수많은 원칙 중에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두려움’의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두려움은 익숙함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미지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익숙함 속에 패배와 실수의 경험이 많으면 다시는 어떤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미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보이지도 않는 실체에 지레 겁을 먹고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패배가 최종적인가, 일시적인가” 저자는 이 둘의 차이를 가르는 것이 관점이라고 한다.

몇 번의 패배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념을 가지고 역경을 딛고 금맥을 찾기 위한 1미터의 전진이 필요할 뿐이다. 역경이야말로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 볼 때 이로운 것이 된다고 역설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속에 내재된 두려움의 7가지 유령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가난, 비판, 질병, 실연, 자유의 상실, 노화, 죽음. 인생을 살면서 모두가 한 번은 겪을 수밖에 없는, 한편으로 생각하면 공평한 감정들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떨쳐버릴 수 있다. 공통점도 있다. 가난해질까봐, 아플까봐, 실연당할 까봐 두려움에 휩싸여 골몰하게 되면 그 증상들이 발현되고 실현된다는 것이다. 또한 두려움은 쓸데없는 걱정을 불러오고 전염성도 강하다.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 이유다.

한 번에 자유로워지기는 어렵다. 용감한 행동을 해보아야 용감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반복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용기 있는 행동을 반복하며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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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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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 각기 사는 방식은 달라도 부모와 아들 혹은, 딸과의 관계는 그리 별다를 게 없다. 먼저 세상을 경험했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부모는 통제하려고만 하니 충돌이 없을 수가 없다. 사랑하기 때문에 라는 전제가 무색하게 오늘도 세상 모든 가정은 불만 불평이 가득하다.

특히 이민자의 가정은 겨우 한 세대 일뿐인데도 간극은 매우 큰 것 같다.

멕시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가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설 곳곳에서 부딪히는 부모와 어른들과의 마찰은 자전적 요소가 짙음을 말하고 있다.

성녀 올가, 멕시코 가정의 완벽한 딸인 언니가 화물자동차에 치여 죽은 순간부터 홀리아는 자신의 불완전(?)함이 더 부각된다. 삶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원하는 홀리아. 인생을 온전히 자신의 손안에 꽉 붙잡길 갈망하는 홀리아. 이 좁은 시카고에서 벗어나 넓고 화려하고 수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대도시로 가기를 원하지만 걱정 많은 부모는 그저 올가처럼 얌전히 집에서 가까운 커뮤니티칼리지에 다니길 바란다.

올가의 베갯잇 안에서 찾아낸 호텔영수증 한 장에 홀리아는 그저 물 흐르듯이 조용하고 고요하기만 했던 언니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고, 비밀을 파헤치는 와중에도 부모와의 충돌은 끝이 없다. 정해진 규범 안에서 여자답기를 강요하는 엄마와 캔디공장에서 일하다 돌아와서 소파에 앉아 티비만 보며 있는 듯 없는 듯한 아빠. 보통의 가정과 일관되게 비슷하다.

‘그래서 속에 담아만 두다 보니 분노가 잡초처럼 자란다. 누가 죽으면 주변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는 줄 알았는데, 티브이에서나 있는 일인가 보다.’

반항은 방황을 불러오고 방황은 자신이 누구인지 주체를 잃어버리게 한다. 자해를 한 딸에 놀란 부모는 고향인 멕시코로 보낸다. 할머니와 친척들이, 고향의 산천초목이 예전의 착하고 말 잘 듣는 딸로 되돌려 주리라 믿으며. 하지만 홀리아는 예전으로 더 더욱 돌아갈 수 없는 비밀들만 잔뜩 안고 돌아온다. 엄마의 딸들에 대한 과한 걱정과 불안, 아빠의 그림자 같은 무거움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그 일이 이민자들만이 겪음직한 일이라는 사실이 무섭게 다가온다.

올가의 비밀 역시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나 다름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인 올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뭔가를 하고 있었는지. 불확실한 기다림이야말로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인 것이다. 홀리아는 이 모든 비밀을 끌어안고 뉴욕의 대학으로 떠난다. 좋든 싫든 모든 것은 변하고 이 아름다우면서도 무서운 변화를 부모는 체념으로 딸은 설렘으로 받아들인다.

부모와 올가를 대신해 홀리아가 더 많은 곳을 보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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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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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에서 출간하고 있는 여성작가 소설 시리즈로 두 번째로 읽는 만큼 특유의 감성적이면서도 직설적인 이중성이 엿보이는 책이다. 무려 1900년대에 제정되어 프랑스에서 가장 우수한 문학작품에 수여하는 페미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를 갖고 읽은 바가 없지 않다.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답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모자의 나흘간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는 헛웃음이 나오는 동시에 서글프기만 하다.

화가로서의 경력을 마다하고 남편과도 이혼한 채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엄마 누크와 송곳 같은 말을 내뱉는 아들 으제니오의 하루하루는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 같은 날들이다. 감성적인 엄마와 현실적인 아들의 대화는 서로의 귓가를 스쳐갈 뿐이다.

“...우리 어디 갈 거야? 말 좀 해봐. 설마 우리 둘이서만 멀뚱멀뚱 보내는 건 아니겠지? 다른 사람들한텐 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데, 우린 도대체 어쩔 셈이야?”

으제니오는 멀뚱히 두 사람만 보내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될까봐 전전긍긍이고, 뭔가 원대한 계획을 세워놓았길 바라는 아들을 바라보며 누크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알 수 없는 불안에 항상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이브 전날부터 계속되는 불운은 끝이 좋지 않은 전조를 불러온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준 한 쌍의 새 중에 한 마리가 어이없게 바로 죽어버리더니 단골인 세탁소의 친근했던 세탁원은 돈을 훔쳤다는 이유로 주인에게 해고당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워터파크에서는 지독한 소독약 때문에 으제니오는 기절까지 한다. 고등학교 동창인 마르타의 초대로 간 그녀의 바닷가 집에서 전남편과 만나며 불운의 절정을 맞이한다. 친구랍시고 아이의 대모랍시고 마르타는 선을 넘었다. 나름대로 아들을 위해 고군분투한 그 모든 날들이 허무하고 공허한 일이 되어 버렸다. 엄마로서 지키고자 하는 수칙들은 보편적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런 수칙들이 으제니오에게는 이른바 제대로 된 가정이 아니라고 여길 여지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딘지 모르게 항상 허둥대는 엄마가 믿음직스럽지 못했을 수도 있다. 크리스마스조차 온전하게 보내는 방법을 모르는 엄마라며.

크리스마스를 왁자지껄 즐겁게 보내는 것이 좋은 엄마, 완벽한 가정을 의미하는 것인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한 번 쯤 깊게 생각해보게끔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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