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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잠 - 에너지를 회복하여 찬란한 하루를 만드는 ㅣ 습관 에세이
해리엇 그리피 지음, 줄리아 머리 그림, 솝희 옮김 / 에디토리 / 2022년 2월
평점 :
우리는 언제부터 잠을 잘 자지 못한 것일까. 하루를 24시간으로 정립한 뒤부터가 아닐까 나름 추측해 본적이 있다.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시간개념이 불면증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이다. 경험상 편안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다. 생각이란 곧 걱정이며 ‘걱정인형’이라는 매개체가 생긴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드림캐처’도 마찬가지다. 간호사로 일하며 건강에 관한 저서를 집필해온 작가이기도 한 저자도 불면의 수많은 이유 중에 한 가지로 걱정을 꼽는다.
“잠들 수 없으면 누워서 걱정하는 대신 일어나서 뭐라도 해라. 당신을 붙잡는 것은 걱정이지 수면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침대위에 누워서 뒤척거리며 오늘의 후회와 내일의 불안에, 왜 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더하고 있다. 잠을 자는데 80kcal를 쓸 만 하다.
책은 왜 잘 자야 하는지부터 잘 잘 수 있는 방법까지 말하고 있다.
오늘날 잠의 기능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아침 8시에 기상하려면 밤11시가 잠들기 좋은 시간이라는 데이터에 뇌를 쉬게 하고 꿈을 꾸게 하며 피부노화의 막중한 책임과 몸의 면역체계 형성까지 그 역할도 다양하다. 다양한 만큼 질 높은 수면에 집착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집착할수록 강박적으로 정신은 또렷해진다. 한 때 아침 시간을 잘 써야 한다는 열풍이 푼 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날 밤 잘 자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으니 그 또한 악순환의 반복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유전자의 차이라며 몇 가지 설문에 점수를 매겨 합산한 결과로 자신이 어떤 유형이지 가늠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한 번 쯤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유전적이라고 해서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는 시계로 시간을 정하지만 몸은 빛을 이용하여 시간을 맞추는 이른바 생체리듬이 중요하다고 한다. 수면문제의 해결방법에 영양가 있는 식사와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일상을 보내는 일이 대부분인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노출은 불면증의 새로운 주원인임은 분명하다. 잠 일기를 쓰는 것도 해법인 것 같다. 잠들기 전 상황과 기분, 누운 시각, 잠들기 시작한 시각, 총 잠든 시각 등등을 2~3주 동안 써보면서 문제점을 파악해보는 것이다. 잘 자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다. 깊은 잠을 방해하는 요건이 과거보다 더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반면에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알 수도 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면의 세계가 깊은 신뢰감을 주는 책읽기로 저자의 다음 책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