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커빌리티
김현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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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받을 만한 능력’을 가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설사 그런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지속하기가 매우 힘들다.

호감이나 인기를 얻기는 어려운데 잃어버리는 경우는 한순간이다. 굳이 물리학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떨어지는데 가속도가 붙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한 번쯤은 다 겪어봤고 여러 번 보기도 많이 봤겠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계속 실수를 한다. 리더십 코치인 저자는 한 번의 실수에서 멈추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그렇게 특별한 방법이 아닌 기본적인 사회적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킬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매력적이고 괜찮은 사람으로.

저자가 책을 통해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단 한가지다.

“그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도의 사람이면 된다.”

적당히 좋은 사람이 되라는 말은 애매모호하다거나 어중간하다는 개념과는 다르다.

이상과 동질감 사이에서 사람들은 헤매는 경향이 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의 동경은 질투가 될 확률이 크고, 나와 유사한 동류의식은 신비감이 없어 관심이 금방 사라진다.

저자는 분노는 질투를 내포하고 있다는 말로 잘난 사람을 그대로 두고 보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한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무명의 연예인들의 승승장구는 처음에는 응원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점점 보기 불편해진다. 손에 잡힐 듯한 가까운 거리의 별과 아득하게 보일 듯 말 듯한 별은 같은 별이라고 해도 차이가 나지 않겠는가.

인간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다는 저자의 말에 빗대어 본다면 팬들의 마음은 갈대와 같고 붙잡고 있기가 용의하지 않은데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은 진정 라이커빌리티하다.

과유불급하지 않고 중용하기 위한 적당함의 기준이, 즉 호감 받을 좋은 사람이 되는 기준이 친절하고 관대해야 한다는 상식적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쉽고도 어려운 일임을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경청’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굳이 누구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톱의 자리에 있는 연예인의 장점이 바로 ‘경청’이다.

‘사람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하게 하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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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철학 - 실체 없는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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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안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엄마의 지병은 죽음에 대한 불안을 가져와 유년시절부터 불면증에 시달렸다.

온갖 나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몰두했던, 잠이 오지 않는 밤 책을 읽는 습관은 그때부터 형성되었던 것 같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드디어 불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이번에는 실체를 알 수가 없는 게 문제다. 뭐가 불안한지 딱히 꼬집어 말 할 수 없어 더 불안하다.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철학자인 저자는 ‘불안은 목적이 있다.’는 말로 불안을 정의한다.

그 목적은 인생의 고난에서 벗어나는 일이고 그 고난에서 도망치기 위해 불안이라는 감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고난에 뛰어들고 싶지 않은 회피하고자 하는 심리라고 해석한다면 지금 나의 상황과 유사한 것 같기는 하다.

엄마의 간병으로 수 십 년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로 다시 취업하기가 용의하지 않다.

처음엔 적극적으로 알아봤지만 점점 온갖 핑계거리를 대고 포기한지 오래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온과, 뭔가를 하면 뭐라도 되겠지 하는 기대와 맞바꾼 무력감이 내가 느끼고 있는 불안의 실체인가 싶다.

무엇보다 과거의 좋지 않은 경험이 불안을 가중시킨다고 생각했는데, 그 또한 ‘하지 않겠다.’라는 결심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에 불과하다는 말에도 뜨끔했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를 끌어다가 불안을 눈덩이처럼 뭉치고 있는 듯하다. 과거처럼 확실한 것도 불안하고 미래처럼 불확실한 것도 불안하니 저자가 오늘, 지금에 전념하자고 말하는 것이리라.

인간의 원초적인 죽음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죽음에 좌지우지 하지 말 것이며,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죽음을 기다릴 필요 없이 오늘만을 살며, 후대에 무언가를 남길 공헌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굳이 눈에 보이는 업적을 이루기보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일이라는 말은 누구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사실은 매우 필요한 일임을 상기시켜 준다.

공동체, 소속감, 연대가 불안을 조금이라도 제거해줄 수 있음을, 불안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봐야 답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책읽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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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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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일찍 뜨는 계절이다. 아침햇살에 얼굴이 따가워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난다.

일어난 김에 아침 산책을 시작했다. 아파트 광장을 빙 둘러싼 화단의 꽃들이 예쁘고 달콤한 향기가 진동을 한다.

이제 갓 태어난 새끼고양이 두 마리도 보인다.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보다 못 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시집이 읽고 싶은 마음이 불현 듯 들었다.

자세히,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것들뿐인 이때가 시를 읽기 가장 적당한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풀꽃 시인’이라 불리는 시인의 시에는 ‘예쁘다, 좋다, 사랑한다.’ 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달의 뒷면 같은 궁금증과 애매모호한 시어가 아니라 보기에도 좋고 읊조리기에도 좋은 정감어린 시어는 그림동화를 읽는 느낌이다. 그림이 없어도 그림이 저절로 연상된다.

예쁜 꽃을 사이에 두고 좋은 사람들이 사랑을 나누는.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이 시인으로 하여금 항상 아이 같은 동심을 유지시켜준 매개가 되어준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그의 시가 ‘동시’로 규정되지 않는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이다.

아이의 눈으로 불안과 초조로 점철된 어른의 마음을 다독거려주니 남녀노소 모두가 애송하는 시를 쓴 시인이 된 것이다.

자연을 둘러싼 모든 단어를 수집해서 쓴 듯한 시 사이사이에 삶이 평탄하지 않은 사람들을 응원하는 시는 그 자체로 위안이고 위로이다. 혹은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그만하면 잘 살아왔다는 자기긍정일 수도 있겠다.

“오늘의 일은 오늘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

‘이대로 충분하니 너무나’ 잘 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누가 얼마나 귀 기울이겠느냐마는 어쩌면 ‘시’라서 누구 한 사람은 깊이 생각해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풀꽃같은 시집 한 권 읽으면서 이름 모를 꽃은 한참을 들여다봐주고, 고양이 다리에 난 상처는 어떻게 치료해줄까 골몰해보면서 예쁜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각오도 아울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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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컬러링북 - 색연필로 누구나 쉽게 색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
MUZE(한은경) 지음 / 도서출판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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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부쩍 눈에 띄는 분야가 있다면 단연 컬러링북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출이 제한되면서 집안에서 하는 취미생활이 많아졌는데 개 중에서 일명 색칠공부는 누구나 하기 쉬운 매체로 그림도 다양하다.

나 역시 이미 많은 컬러링북을 접했는데 동화, 도시, 패션 등 일러스트 위주였다.

밝고 선명하게 예쁘게만 채색하면 된다.

민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에 속한다. 색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수묵화처럼 조금 어두운 색의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에 실린 그림을 보니 전혀 아니다.

오히려 화려하면서도 환한 느낌이 들어 오래 들여다보게 한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저자가 민화를 접하고부터 매력에 푹 빠졌다는 소개말이 이해가 간다.

한복 컬러링북도 있지만 몇 가지 제한된 주제만 있는데 반해 민화컬러링북은 여러 갈래가 있어 똑같은 듯하면서 조금씩 다르다.

조선후기 실학자인 이규경은 속화 라고 부르며 서민의 생활그림, 즉 실용화로써의 역할이 강하다고 하는데 요즘처럼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가야만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 없이 병풍이나 족자로 만들어 언제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은 민화가 가진 특징인 것 같다.

보통 꽃을 많이 그리는데 꽃과 함께 있는 사물이 새, 나비, 곤충, 동물임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그림에 담긴 사물에 따라 부르는 호칭과 의미가 있는 것도 색다르다.

어렴풋이 알뿐, 정확한 뜻은 몰랐는데, 새가 있으면 화조도, 나비는 화접도, 곤충은 조충도, 동물은 영모화 등 세세히 알게 된 것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꽃이 어떤 꽃이냐에 따라 내포하는 의미가 다 다른 것도 흥미롭다.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는 능소화가 장원급제의 화관으로 쓰이고, ‘양반꽃’이라고 해서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니 그 시대의 풍속을 생각하게 한다.

꽃이 질 때 꽃봉우리가 통째로 떨어지는 특징을 보고 청렴과 절조를 상징하게 되었다는 ‘동백’은 그림이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색감으로 인해 조선 시대 선비들이 높이 기린 이유를 동감하게 한다.

색연필로 채색을 할 때도 진중하게 칠하게 되니 다른 컬러링북을 할 때보다 시간이 배로 드는 것 같다. 아무 잡생각 없이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생각하면서 차분하게 색칠하기에도 나름 의미 있고 좋은 컬러링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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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의 쓸모 - 보통 사람들도 이해하는 새로운 미래의 언어, 증보개정판 ㅣ 쓸모 시리즈 2
한화택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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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란 학문으로써의 가치나 이론상의 해법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인문학이나 역사학처럼 나름대로 사회에 유용하게 쓰이는 효율성은 거의 없다고 말이다.

개 중에서 미적분은 전문분야의 공학자들도 계산하기가 너무 복잡해서 컴퓨터에 맡길 정도라니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부터 난관이다.

평생 미적분을 다뤄왔다는 기계 공학자이자 교수인 저자는 그런 선입견을 깨고자 공식이 아닌 공영으로 쓰이고 있는 미적분의 소용을 중점적으로 글을 썼다.

산수정도의 계산법만 알아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는 없겠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일상에 미적분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함은 중요하다.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오늘날 단속카메라의 원리나 드론의 등장이 미적분에 기초한다는 사실은 새롭다. 애초에 물리학자인 뉴턴이 미분을 고안하게 된 것도 속도 때문이다.

힘을 받은 물체는 가속한다는 속도의 변화, 위치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을 수학적으로 기술하고자 한 것이다. 단속카메라가 고정, 구간, 이동식으로 나뉘어 각각 순간속도와 평균속도, 주파수 변이에 따른 도플러효과로 계산한다는 방식도 흥미롭다. 비록 세세히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는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다.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그래프는 최적화를 찾아내는 기울기를 보여주며 타협점을 구하는 함수의 미분이며, 코로나19의 확진자의 추이나, x선 촬영의 발견에는 방정식을 이용한 적분이 소용된다. 픽사의 성공비결이 된 수학자와 전산과학자들이 고안한 3D 애니메이션 기법에도 미분방정식이 있다니, 세상의 모든 변화의 바탕에 수학적 계산법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속도와, 위치, 방향, 변화율을 적용한 미적분의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를 예측해보기를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일상의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문자와 숫자의 향연 속을 맴돈다.

주식투자든 사회적 위치든 올라가면 분명히 내려올 때가 있으며 내려올 때는 가속화가 붙어서 걷잡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등의 기회가 없는 것은 또 아니다.

인생의 곡선을 한눈에 보면서 하락한 어느 즈음에서 다시 상승 할 수 있는지 그에 따른 대처를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보길 바란 저자의 의도가 잘 드러난 책이다.

수학적 사고방식의 의미를 조금은 알게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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