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컬러링북 - 색연필로 누구나 쉽게 색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
MUZE(한은경) 지음 / 도서출판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서점에서 부쩍 눈에 띄는 분야가 있다면 단연 컬러링북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출이 제한되면서 집안에서 하는 취미생활이 많아졌는데 개 중에서 일명 색칠공부는 누구나 하기 쉬운 매체로 그림도 다양하다.

나 역시 이미 많은 컬러링북을 접했는데 동화, 도시, 패션 등 일러스트 위주였다.

밝고 선명하게 예쁘게만 채색하면 된다.

민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에 속한다. 색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수묵화처럼 조금 어두운 색의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에 실린 그림을 보니 전혀 아니다.

오히려 화려하면서도 환한 느낌이 들어 오래 들여다보게 한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저자가 민화를 접하고부터 매력에 푹 빠졌다는 소개말이 이해가 간다.

한복 컬러링북도 있지만 몇 가지 제한된 주제만 있는데 반해 민화컬러링북은 여러 갈래가 있어 똑같은 듯하면서 조금씩 다르다.

조선후기 실학자인 이규경은 속화 라고 부르며 서민의 생활그림, 즉 실용화로써의 역할이 강하다고 하는데 요즘처럼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가야만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 없이 병풍이나 족자로 만들어 언제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은 민화가 가진 특징인 것 같다.

보통 꽃을 많이 그리는데 꽃과 함께 있는 사물이 새, 나비, 곤충, 동물임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그림에 담긴 사물에 따라 부르는 호칭과 의미가 있는 것도 색다르다.

어렴풋이 알뿐, 정확한 뜻은 몰랐는데, 새가 있으면 화조도, 나비는 화접도, 곤충은 조충도, 동물은 영모화 등 세세히 알게 된 것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꽃이 어떤 꽃이냐에 따라 내포하는 의미가 다 다른 것도 흥미롭다.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는 능소화가 장원급제의 화관으로 쓰이고, ‘양반꽃이라고 해서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니 그 시대의 풍속을 생각하게 한다.

꽃이 질 때 꽃봉우리가 통째로 떨어지는 특징을 보고 청렴과 절조를 상징하게 되었다는 동백은 그림이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색감으로 인해 조선 시대 선비들이 높이 기린 이유를 동감하게 한다.

색연필로 채색을 할 때도 진중하게 칠하게 되니 다른 컬러링북을 할 때보다 시간이 배로 드는 것 같다. 아무 잡생각 없이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생각하면서 차분하게 색칠하기에도 나름 의미 있고 좋은 컬러링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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