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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2 - 소설
테니 넬슨 지음, 김민정 옮김 / 아르누보 / 2024년 6월
평점 :
절판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장면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상상의 여지는 반감되었을지 몰라도 현실감이 느껴져서 단숨에 읽은 것 같다. 애니메이션으로 봤을 때와는 다른, 내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행동으로 보는 것과 활자로 읽는 것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책에 나오는 여러 감정들. 기쁨이나 슬픔, 불만이나 당황이 느끼는 감정을 좀 더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영화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탄성을 연발하며 잠시도 가만히 앉아서 볼 수 없었다. 감정들을 따라 롤러코스터를 탔다. 관람을 끝내고 나오면서 ‘불안’을 호의적으로 대하기로 했었다. 지금 다시 읽으니,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났다.
열세 살이 된 라일리는 하키는 더 잘하고 싶고, 친한 친구들과는 헤어질 위기에 직면하면서 사춘기에 한 발짝씩 다가간다. 기쁨은 열정으로 충만한 자신의 기지와 제어력으로 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며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격려한다. 언제나처럼 좋은 기억은 남기고 나쁜 기억은 기억의 저편으로 멀리 날려 보낸다. 라일리는 아파하고 갈등하면서 성장하려고 하는데 그들은 그저 안전지대에 머무르라고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불안이 나타나 통제하려는 것은 나쁜 상황을 피하려 하지 말고 부딪혀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다. 질투를 유발하는 부럽이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작아지는 당황, 갑자기 모든 것이 지루해지는 따분이라는 감정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있는 것들이다. 새로운 감정들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다고 해서 원래의 감정들이 사라지거나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매우 싫어한다. 형체도 없고 결과도 알 수 없는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감정이 좋을 리 없다. 하지만 라일리를 위한 불안의 고군분투를 보자니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내 역할은 라일리가 볼 수 없는 무서운 것으로부터 라일리를 보호하는 거야. 나는 미래를 계획해.”
불안이라는 감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쓸모없는 감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