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살 빼드립니다 - 한의사 살빼남이 알려주는 건강한 다이어트
김희준 외 지음 / 두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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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초입부터 부쩍 몸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그러다가 겨울을 지나면서 배로 더 무거워진 몸을 체감하며 새해목표를 다이어트로 살 빼기로 잡게 된다. 헬스장을 끊고 야식을 끊고 친구를 끊고. 일상의 대부분을 끊으려고 시도하다가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당장 발밑의 체중계의 숫자가 변함이 없으니 성취욕도 안 생기기고 힘만 들고 세상의 많은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면서까지 살을 왜 빼야 하는지 철학적 고뇌를 하면서 자포자기의 수순을 밟는 것이다.

한의원 원장인 저자는 즐거운 체중 감량, 건강한 인생을 위한 다이어트의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본론은 그것이다. 즐겁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자. 인터넷으로 다양한 방법의 다이어트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정확하게 캐치해서 지속적이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다이어트의 기본적인 상식을 모른 사람은 없다. 이 책에도 서론에 다이어트의 3대 원칙을 명시해 놓았다. 제시간에 식사하기, 살찌지 않는 음식 위주로 먹기, 먹는 음식의 총량 줄이기.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주기적이지 않은 생활에 시간 맞추기가 어렵고 살찌지 않는 음식은 맛이 없고 조금만 먹기에는 허기진 배가 아우성이다.

저자 역시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원칙을 지키기가 용의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대비책을 알려준다. 고기를 먹더라도 지방이 적은 등심이나 안심위주로 먹는다던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많지만 개중에서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계란도 삶은 계란이 더 좋지만 프라이라고 특별히 나쁜 것은 아니라는 평소에 궁금한 점을 세세하면서도 알기 쉽게 써 놓았다.운동보다 식이요법으로 몇 달간의 느긋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기본이며 체중감량보다 체중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은 또 매우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단기간의 살 빼기에 요요현상이 오는 경우는 흔하니까 말이다.

어떤 특별한 노하우보다 그동안 모호하게만 알고 있던 점을 정확하게 알게 된 다이어트 실용서로 무엇보다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써서 술술 잘 읽힌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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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삽니다 - 자신만의 직업을 만든 20인의 이야기
원부연 지음 / 두사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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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수는 있지만 먹고살기는 어렵다. 수입이 없으면 하고 싶은 일만 계속 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혼자 혹은 파트너와 하나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비전이 좋아도 부수적인 여건의 복잡다단함은 지속가능성을 항상 낮추는 요건이 된다. 더군다나 우주여행이 눈앞인 시대다. 과연 새로움이라는 것이 남아있기는 할까.

제목에 먹고라는 단어가 없었더라면 그냥 그런 창업 인터뷰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주 젊은 세대들이겠거니 단순하게 생각한 면도 없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에 창업을 해서 지금까지 잘 운영하고 있다는 의외의 이야기들은 솔직히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오로지 비전 하나만 보고, 자신이 좋아하니까, 잘 아는 분야니까 과감할 수 있었다는 공통점이 그들을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이다.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전통을 고수하는 업을 브랜드화 하는 것도 도리어 참신하게 느껴졌다. 완전한 창조가 어디 있겠는가.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확장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제주도에서 해녀가 채취한 해산물과 그네들의 스토리텔링으로 공연 다이닝 해녀의 부엌을 운영하는 김하원 창업인과 한국 전통 장을 글로벌 전통 장으로 만들어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가진 정병우 창업인의 인터뷰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장애인 여행 컨설턴트 오서연 창업인의 이야기는 한때 운신을 못하는 환자 가족이었던 나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관광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 임산부, 영유아, 환자까지 포함한 사람들이 모두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을 하길 바란다는 인터뷰에서 사회에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염원을 이룬 뿌듯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나무를 깍아 달항아리를 만들고 돼지고기를 초신선하게 잘라주는 정육점의 창업기는 사고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발명보다 발견이다. 고유함의 발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확장시키고 재구성해서 새로운 업을 만들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며 신선한 자극을 받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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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를 응원합니다 - 넘어질 때마다 곱씹는 용기의 말
리사 콩던 지음, 이지민 옮김 / 콤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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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는 많다. 명언도 많고 한자성어도 그런류에 속한다. 이른바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말들은 차고 넘친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말이 심금을 울리고 가슴에 박혀 당장 그 말대로 움직일 수 있느냐이다. 움직이게끔 하느냐이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오십도 훨씬 넘은 나이에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서른한 살에 그림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햇수 또한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어떤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왔는지가 관건이다. 그 관건이 진정 저자가 하고 싶은 응원의 말이 된 것은 자명하다.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해 보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든 큰 도약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안전지대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것은 본능이다.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는 이 자리도 사실 처음엔 위험지대였다는 것을 사람들은 금방 잊어버린다. 저자가 지속적으로 하는 말도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라는 말이다. 힘들고 불안할수록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이다. 항상 모든 관계와 사물 속에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라는 의미의 말들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 또한 용기라고. 반복적이고 끊임없는 용기.

기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듯 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한 발자국의 전진뿐이다.

짧고 의미 깊은 글 한 편은 현실적이면서도 공감이 가고,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주는 일러스트와 레터링은 저자가 생각하는 바와 독자가 생각하는 바가 일치하는지 혹은 다른지 묻는 듯하다. 단순한 그림인데도 한참을 보게끔 하는데 저자의 개성이 강한 일러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응원과 위로를 한꺼번에 받은 듯 한 책읽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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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의 덫
김명조 지음 / 문이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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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동기도 없는 무차별적 폭력은 물론이고, 영혼까지 파괴되는 성범죄는 여러 형태로 발생한다. 빈익빈, 부익부의 시스템이 사람들 간의 유대를 더 멀어지게 하고 주거지도 고층아파트가 난무하니 계층 간의 갈등도 새롭게 부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말머리에 우리나라의 부패인식 지수가 OECD국가 중에 30위라며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나라의 위기로 꼽을 만큼 비리(非理)사건은 심각하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가 굳건한 이유를 어느 강력계 형사의 활약을 통해 말하고 있다.

경찰대학을 나와 서울의 강남서에서 지방의 영포경찰서로 좌천되어 내려온 유진하 형사는 곧 살인사건을 하나 맡게 된다. 한북지검 주민위원회의 회원이라는 피살자 장기호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비리(非理)가 많은 인물이다. 아내와는 별거를 하면서 딸과는 함께 살며 과도하게 집착하는 한편 몇 년 전 농적자금 이라는 명목 하에 마을사람들을 부추겨 무리하게 대출을 받게 해 자살한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그 자신은 수수료를 받아 챙겨 이익을 취하면서 말이다. 친딸이 아닌 의붓딸로 밝혀진 장미현을 어린시절부터 성적 학대를 해왔고 옆집에 살던 강선효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살인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수배하지만 그 역시 시신으로 발견된다.

서장과 수사과장은 자살로 종결하라고 하지만 유진하 형사는 앞 뒤 정황이 맞지 않고 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던 강선효의 죽음에 의구심을 가진다. 각계각층의 수사대원이 다수 속해있는 친목회 회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독자적으로 수사를 계속 하며 결국 치밀하게 마약조직을 이끌던 진범들을 일망타진하는 과정은 숨 가쁘기만 하다.

비록 장기호가 후안무치하고 누군가에게는 죽어 마땅한 인물이지만 제 3자에 의한 강제적 죽음에는 반드시 동기를 알아내고 범인을 잡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신념과 정의로움이 유진하 형사로 하여금 더 큰 비리와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게 한 것은 당연하다. 강선효의 억울할 뻔한 죽음역시 몇 명 의 범인을 놓칠지언정 1명의 억울한 이가 없게 해야 한다는 말에 기인한다. 어떤 죽음도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간단한 이치만으로도 한 나라가 바로 설수 있음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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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묵정밭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4
이성자 지음, 조명화 그림 / 책고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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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있을까. 들꽃도, 잡초도, 이름 없는 풀벌레도 저마다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쓸모가 있다. 곡식을 가꾸지 못해서 거칠고 빈 밭이 되어버린 묵정밭일지언정 찾아오는 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밭의 주인인 상동 할머니가 허리를 다쳐 서울 아들집으로 떠나자 밭은 금세 제 모습을 잃어버린다. 비료를 주고 풀도 뽑아주고 어루만져 주는 주인이 있는 다른 밭과 같을 수는 없다.

개망초 좋아하다가 묵정밭 된다는 다른 밭의 비아냥에도 할머니네 밭은 개망초를 안아주며 정말로 묵정밭이 된다. 달걀 프라이를 닮은 꽃이 환하게 피어나자 벌과 나비들이 날아오고 온갖 벌레들도 찾아들기 시작한다. 풍뎅이, 무당벌레, 거미 등등. 시끄럽고 유해하기만 한 벌레들 때문에 피해를 본다는 다른 밭들의 항의 역시 줄줄이 이어진다. 묵정밭은 곡식은 키우지 못하지만 대신 살아 숨 쉬는 생명을 키우는 자신을 뿌듯하게 여기며 새끼를 밴 들쥐부부도 받아들인다. 뒤이어 태어난 일곱 마리 들쥐 새끼들의 활발함으로 원성은 더 더욱 높아갔지만 묵정밭은 새끼들이 철 들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한다. 온전한 밭이었을 때 곡식이 익어가기를 가만히 기다려준 것처럼, 할머니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처럼.

할머니대신 아들과 손자가 내려오고 아들이 밭을 팔려고 하자 묵정밭은 순식간에 걱정에 휩싸인다. 아들은 나이가 드신 어머니가 농사를 짓기가 어렵고, 고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손자 민규는 누구보다도 할머니의 마음을 잘 알고 극구 반대한다.

아니에요. 할머니는 밭에 씨 뿌리고 가꾸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했어요. 정말이에요. 못 믿겠으면 집에 가서 할머니한테 물어보세요.”

온갖 꽃들과 벌레들, 생물들의 시끌시끌한 기운이 아니었다면 민규도 버려진 밭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묵정밭이 지금은 안식년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을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었기 때문에 진짜 쓸모없는 밭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로 곡식을 길러왔던 순간을 묵정밭은 잊지 않았던 것이다.

참새가 유난히 시끄러운 아침, 언덕길 너머로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에 덩달아 웃음이 나던, 수채화 같은 원화가 예쁜 그림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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