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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삽니다 - 자신만의 직업을 만든 20인의 이야기
원부연 지음 / 두사람 / 2021년 8월
평점 :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수는 있지만 ‘먹고’ 살기는 어렵다. 수입이 없으면 하고 싶은 일만 계속 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혼자 혹은 파트너와 하나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비전이 좋아도 부수적인 여건의 복잡다단함은 지속가능성을 항상 낮추는 요건이 된다. 더군다나 우주여행이 눈앞인 시대다. 과연 새로움이라는 것이 남아있기는 할까.
제목에 ‘먹고’ 라는 단어가 없었더라면 그냥 그런 창업 인터뷰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주 젊은 세대들이겠거니 단순하게 생각한 면도 없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에 창업을 해서 지금까지 잘 운영하고 있다는 의외의 이야기들은 솔직히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오로지 비전 하나만 보고, 자신이 좋아하니까, 잘 아는 분야니까 과감할 수 있었다는 공통점이 그들을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이다.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전통을 고수하는 업을 브랜드화 하는 것도 도리어 참신하게 느껴졌다. 완전한 창조가 어디 있겠는가.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확장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제주도에서 해녀가 채취한 해산물과 그네들의 스토리텔링으로 공연 다이닝 ‘해녀의 부엌’을 운영하는 김하원 창업인과 한국 전통 장을 글로벌 전통 장으로 만들어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가진 정병우 창업인의 인터뷰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장애인 여행 컨설턴트 오서연 창업인의 이야기는 한때 운신을 못하는 환자 가족이었던 나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관광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 임산부, 영유아, 환자까지 포함한 사람들이 모두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을 하길 바란다는 인터뷰에서 사회에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염원을 이룬 뿌듯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나무를 깍아 달항아리를 만들고 돼지고기를 ‘초신선’하게 잘라주는 정육점의 창업기는 사고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발명보다 발견이다. 고유함의 발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확장시키고 재구성해서 새로운 업을 만들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며 신선한 자극을 받은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