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말을 참 예쁘게 하더라 - 말 매력으로 완성하는 ‘대화의 에티켓!’
김령아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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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말을 예쁘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 쌓여 말을 더듬을 때가 있다. 너무 신중하면 대화가 어렵다.

예쁘게 말하는 것도 습관이 돼야 하는 것이다. 듣기 좋은 말을 애써 생각해서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어떻게 습관처럼 할 수 있는지, 책은 그런 마음가짐과 태도를 말하고 있다.

영어교육, 학원관리, 학부모 상담 전문가인 저자는 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하다가 어학원을 운영하게 된 뒤로,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보탬이 되는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글을 썼다.

본인이 예쁜 말을 함으로써 일으킨 기적과 시너지가 얼마나 큰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아이와 어른을 동시에 상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누구나 안다.

‘그 사람 말투가 원래 그래.’ 라는 말을 사람들은 자주 한다. 그렇게 말하면 듣기 싫은 말이라도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간다. 말투와 사람의 인과 관계를 깊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투는 화자의 습관이라고 정의하며 항상 상대에게 마음의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를 배려하고 생각한다면 애초에 무례한 말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예쁜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상대방을 칭찬하거나, 들어서 기분 좋아할 말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말은 그런 말대로 상대방을 무시하는 처사다. 중요한 것은 눈높이에 맞춘 대화다. 성향을 인정해 주고 관심사에 귀 기울여주고 스타일과 연령, 지식, 환경을 고려하며 이해하기 위한 속도를 맞춰가는 대화, 진심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이 먼저라는 말이다. 대화의 목표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순수하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나의 의견을, 메시지를 전달할 때도 있는 것이다.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말의 속뜻은 너도 좋고 나도 좋은 ‘타협과 조율’에 있다. 예쁘게 말하면 좋은 일들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당연한 일을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먼저 그렇게 말해 보기를 저자는 책을 통해 예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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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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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게 최고지”, “예쁘면 돼.”

아기자기한 소품을 사면서 나와 친구가 자주 하는 말이다. 보는 것만이 전부인 물건들은 그냥 귀엽고 예쁘면 제 할 일은 다 한 셈이다. 방 안에 가지런히 진열해 놓고 흐뭇한 마음으로 관조하는 대상이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혼자 보는 게 아니라 다 함께 본다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폭신폭신한 재질의 인형을 가방에 매달고 다니면 자신보다 남이 볼 확률이 더 높다. 게다가 똑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미세하게 달라서 그야말로 잡화감각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귀여움의 기준도 천차만별이고 예쁜 정도는 다양함으로 한 단계 올라간 듯하다.

잡화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가진 저자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할까.

2005년부터 도쿄 니시오 기쿠보에서 잡화점 FALL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저자는 잡화에 관한 해석이 우주적 급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지 보는 것만이 전부인, 1차원적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잡화라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잡화다. 즉 사람들이 잡화라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잡화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책상 위를 휘둘러보니 생각보다 잡화다운 물건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분명 그냥 예뻐서 산 것 같은데 잡화라고 생각되지 않으니 아무래도 어느 정도의 실용성을 감안해서 산 것 같아 나의 잡화 감각은 별로인 듯하다. 변해가는 시장구조나 물건의 진위로 인해 차라리 문을 걸어 잠가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잡화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로서의 고충이 이해되기도 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듯한 개별적인 물건들이 한데 모여있으니, 운영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여전히 잡화점을 열고 무용함의 세계를 관장하고 있는 잡화를 아끼고 사색한다. 책에서 언급한 키치처럼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는데 잡화의 영향은 크다. 잡화야말로 유행을 선도하는 매개다. 문득 처음엔 무용해서 샀으나 소장하는 순간부터 의미가 생겨 유용함으로 돌아서는 성질이 잡화의 본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 같은 인형 열쇠고리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저자의 잡화점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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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입니다! - 다시 쓰는 슬램덩크
민이언 지음, 정용훈 그림 / 디페랑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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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만큼 큰 행운은 없다고 생각한다.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만 실현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끝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면 물같이 흐르는 시간은 또 어쩐단 말인가. 차선도 마련해 놓아야 한다. 장래 희망이라든지 꿈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무조건 직업과 연관되던 옛날과 달리 요즘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부업으로 하고, 부업을 위해 본업을 가지는 모양새다. 본업이 차선책인 셈이다. 혹은 간접적으로나마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도 있다. 방법은 달라졌을지라도 방향은 같다.

농구선수의 꿈이 좌절되자 만화가가 되어 코트를 뛰는 대신 그렸던, 슬램덩크의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처럼 말이다. 농구 열풍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저자에게 슬램덩크가 어떤 의미였는지는 자명하다. 나 역시 좋아하던 농구선수의 경기는 빠짐없이 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무조건적인 응원과 열정에 슬램덩크가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지 저자는 다시 한번 신나게 이야기해 보자고 한다. 야구, 축구, 탁구, 수영까지 웬만한 스포츠의 룰을 만화로 배웠다. 나의 마지막 스포츠만화는 힙합이다. 춤을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지 그때는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수많은 기술을 익히고 점점 고난도의 동작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발전은 스포츠가 확실했다. 슬램덩크는 시작은 사랑 때문이었으나 끝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농구임을 깨달은 강백호가 내외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좋아하는 것이므로 잘하고 싶은 강백호의 오기와 노력은 서태웅이라는 라이벌이 있었기에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자신이 떠나온 자리를 대신해 유망주로 부상한 송태섭을 파괴해야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정대만과의 에피소드에서 저자는 선망과 질투의 구분을 부러움과 열등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별 동요 없는 서태웅과 달리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혼자 승부욕을 불태우는 강백호에게는 둘 다 필요한 감정이 아닐까 싶다. 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다.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 앞서 말한 것처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중심인물들이 아닌 많은 주변인들의 서사가 짧지만 강열한 것도 최고는 아닐지언정 최선이 주는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좋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보자는 향상심이야말로 슬램덩크의 주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저자가 말하는 지금은 슬램덩크의 여전한 시작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 경기는 항상 치러지고 인생도 마찬가지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공을 던질 수 있고, 다시 뭔가를 할 수 있다. 지금,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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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통일 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좋다 - 나를 구하는 인간관계의 과학
앤서니 마자렐리.스티븐 트리지악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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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타인을 생각하라는 책은 참 오랜만이다. 한동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각자도생, 개인주의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너무 과열되고 진의와는 상관없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공감이나 이해, 배려가 낯선 감정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책의 서론에도 공감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적시돼 있다.

미국 로완 대학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중환자 집중 치료 전문의인 두 저자는 오랜 시간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돌봐오면서 이제 다시 타인에게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순간이야말로 어떤 기술적인 치료보다 효율적임을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역설하고 있다. 책은 주는 사람이 됨으로써 받는 사람이 된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의 결과는 단지 좋은 사람이라는 사회적 평판보다 내적인 변화를 가져와 실질적 이득을 얻게 된다는 말이다. 뿌듯하고 대견한 마음이야말로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대가없는 도움은 가치 있는 인생을 산다는 자기 발견이자 인정이다.

책을 읽는 와중에 접한, 어느 자살한 배우자 아내의 인터뷰는 저자의 의도를 더욱 확신하게 했다. 가족이나 친척들의 위로에도 슬픔이 가시지 않았는데 자살 사별자의 모임에서 비로소 진정한 애도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같은 아픔을 가진 타인의 위로가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라는 대상에서 우리라는 대상으로 확장되는 사회적관계의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외로움이 우리를 죽인다.’는 말도 같은 말이다.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행위는 보통 혼자일 때 유용하다. 몰입 역시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책에서도 말하듯이 장기적이면 고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립은 타의적 고독을 불러오고 불행의 고통이 뒤따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친밀한 악수나 포옹, 다정한 눈길 한 번이 고통을 상쇄시킬 수 있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감정은 전염성이 강하다. 그 감정에 공감하느냐 외면하느냐의 차이가 삶의 질을 높이고 고통을 줄이는 열쇠가 된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조금 내어주는 것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다. 저마다 나답게, 나를 위해를 외치지만 여전히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어떻게 하면 잘 지낼지 고민한다. 저 마음 한구석에 가라앉아 있는 타인을 향한 측은지심을 끌어 올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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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UTTON 더 버튼 - 동대문 단추왕 유병기 대표가 알려주는 단추의 모든 것
유병기 지음 / 라온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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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도 말하듯이 의류와 패션의 완성에 단추가 있다. 뜨개질이 취미였던 엄마도 옷이든 가방이든 마지막에는 항상 어떤 단추가 어울릴지 고심했다. 그때는 그런 고심이 의아했는데 책을 읽으니 십분 이해가 간다. 기능과 디자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려는 욕심이 앞서서일 것이다. 단순하게 여밀 수만 있는 단추면 다 괜찮다고 쉽게 생각했다면 역설적으로 자신이 만드는 대상물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봐야 한다.

동대문에서 단추를 아이템으로 업을 이어가는 저자는 단추에 대한 자신만의 전문적인 지식과 안목을 토대로 글을 썼다. 시장의 체계가 달라짐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이커머스까지 다방면으로 시스템을 확장하고 섬유와 패션협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이치에 알맞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단순히 현재 눈에 보이는 단추의 역할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고 역사와 종류, 제작, 옷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르게 활용된다는 것을 꼼꼼히 설명해놓았다.

4000년 전부터 사용되었다는 단추는 처음에는 옷의 고정용이었다가 갈수록 장식용으로 부각되었다. 왕족의 시대에 그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단추가 옷에서 화룡정점을 찍을 만하다

모양도 움푹 들어간 것, 튀어나온 것, 반들반들 한 것 등 제각기고 재료 또한 나무, 금속, 자개, 플라스틱으로 무궁무진하다. 그런 각각의 특성이 또 코트, 블라우스, 청바지, 셔츠에 어떻게 잘 어울리게끔 착장되는지 보여준다. 사실 특별히 단추와 관계된 일을 하거나 단추가 필요한 취미활동이 아니라면 애초 단추에 관심을 가지기는 어렵다. 기능적인 면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단추의 세계로 들어가기만 한다면 어떤 장신구나 액세서리보다 아름답고 독특한 디자인이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단추가 가진 실용성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것도 메리트다.

글만이 아니라 선명한 컬러의 사진과 그림으로 단추에 대한 상세한 내력과 정보를 실은 유용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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