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고통일 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좋다 - 나를 구하는 인간관계의 과학
앤서니 마자렐리.스티븐 트리지악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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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타인을 생각하라는 책은 참 오랜만이다. 한동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각자도생, 개인주의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너무 과열되고 진의와는 상관없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공감이나 이해, 배려가 낯선 감정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책의 서론에도 공감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적시돼 있다.

미국 로완 대학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중환자 집중 치료 전문의인 두 저자는 오랜 시간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돌봐오면서 이제 다시 타인에게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순간이야말로 어떤 기술적인 치료보다 효율적임을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역설하고 있다. 책은 주는 사람이 됨으로써 받는 사람이 된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의 결과는 단지 좋은 사람이라는 사회적 평판보다 내적인 변화를 가져와 실질적 이득을 얻게 된다는 말이다. 뿌듯하고 대견한 마음이야말로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대가없는 도움은 가치 있는 인생을 산다는 자기 발견이자 인정이다.

책을 읽는 와중에 접한, 어느 자살한 배우자 아내의 인터뷰는 저자의 의도를 더욱 확신하게 했다. 가족이나 친척들의 위로에도 슬픔이 가시지 않았는데 자살 사별자의 모임에서 비로소 진정한 애도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같은 아픔을 가진 타인의 위로가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라는 대상에서 우리라는 대상으로 확장되는 사회적관계의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외로움이 우리를 죽인다.’는 말도 같은 말이다.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행위는 보통 혼자일 때 유용하다. 몰입 역시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책에서도 말하듯이 장기적이면 고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립은 타의적 고독을 불러오고 불행의 고통이 뒤따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친밀한 악수나 포옹, 다정한 눈길 한 번이 고통을 상쇄시킬 수 있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감정은 전염성이 강하다. 그 감정에 공감하느냐 외면하느냐의 차이가 삶의 질을 높이고 고통을 줄이는 열쇠가 된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조금 내어주는 것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다. 저마다 나답게, 나를 위해를 외치지만 여전히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어떻게 하면 잘 지낼지 고민한다. 저 마음 한구석에 가라앉아 있는 타인을 향한 측은지심을 끌어 올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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