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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 출세욕 먼슬리에세이 2
이주윤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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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는 작가로서 겪는 괴로움을 써놓았네요. 사실적이고 위트 넘치는 글 때문에 그 괴로움을 읽으며 웃고 또 웃었어요. 웃는 가운데 교훈도 얻을 수 있어요. 가볍게 읽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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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 출세욕 먼슬리에세이 2
이주윤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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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는 작가로서 겪는 괴로움을 써놓았네요. 사실적이고 위트 넘치는 글 때문에 그 괴로움을 읽으며 웃고 또 웃었어요. 웃는 가운데 교훈도 얻을 수 있어요. 가볍게 읽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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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행복한책읽기>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안상헌 씨의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과 박민영 씨의『책속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바가 있어 이 책을 썼다”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를 지은 이가 책 머리말에 적어 놓은 말이다. 나도 안상헌 씨의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은 읽었다. 몇 년 전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에 시달린 적이 있다. 어떤 계기나 목적도 없이 말 그대로 막연히.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감이 서질 않았다. 무작정 서점으로 갔다. 가지각색의 책들이 곳곳에 층층이 자리를 잡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한쪽 자리에는 한창 때를 지난 책들이 몸값을 낮춰 그나마 경쟁력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다. 그 당시 책 사는 데 돈 쓰기 아까워하던(지금은 많이 덜 아까워하는) 나를 위한 책들이었다. 거기서 고른 책이 안상헌 씨의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이었다.

나도 안상헌 씨의 책을 읽으며 나름 느낀 점이 있었다.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의 지은이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나는 책은 쓰지 않았다ㅋㅋ. 어쨌든 지은이와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이 책의 책장을 넘겨갔다. 

정제원의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는 부담 없는 책이다. 유익하고 알찬 정보가 담긴 잡지 같은 책이다. 좋은 책들의 내용을 미리 맛보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기준 없이 정한 기준으로 선별한 도서목록 같은 책이다.

책은 양서 29권을 독자들에게 권하는 형식을 취한다. 1장 나는 누구인가?, 2장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3장 작가는 누구인가? 하는 타이틀을 각각 달아 알맞게 책을 배분해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다종다양한 책을 읽은 지은이가 29권으로 압축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 싶다. 한 책을 선정하기까지 함께 물망에 오른 선정 후보 책들도 함께 곁들여 소개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선정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달래는 듯했다. 곁들여 소개하는 책 정보도 아주 유익하다. 그러고 보면 29권이 아니라 대충 계산해 보면 100권을 육박하지 않나 싶다. 베테랑 관광가이드가 낯선 곳을 여행객에게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길을 잃을까, 어떤 음식을 먹을까, 잠을 어디서 잘까 하는 두려움 없이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느낌이랄까. 뭐 그런 것이었다.

책에 나오는 몇 가지를 적어보면 이렇다.

“박웅희 씨가 번역한 헨드리크 빌렘 반 룬의 <렘브란트 1, 2>와 류한수 교수가 번역한 존 키건의 <2차세계대전사>는 놀라울 정도로 상세한 역자주가 달린, 그야말로 인상 깊은 책이다.”

번역이라고 해서 원문의 틀에만 박히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박민영 씨는 <책 읽는 책>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독자의 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읽기에 만만한 책만 보지 말고 힘에 부치는 책에 꾸준히 도전해야 한다. 어려운 책에 도전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어려운 책 중에 양서가 많기 때문이다. 양서에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고도의 사유 체계들이 담겨 있고, 그것을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양서를 읽은 사람은 그 내용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도의 사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날개 돋힌듯 팔리고, 인문학 서적에는 먼지만 날로 쌓여가는 시점에서 가슴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특색 있는 전문 출판사들이 있다. 품위 있는 인문사회과학서만을 고집하는 돌베개, 고전번역 전문 출판사라 할 수 있는 을유문화사, 인문교양물 출판을 선도해가는 들녘, 한국예술의 독보적인 멋을 선사해 주는 학고재, 서양문학의 전도사라 할 수 있는 열린책들, 인문정신과 예술의 절묘한 조화를 꿈꾸는 효형출판 등”

뜻있는 출판인들이 있어 우리 출판문화도 앞으로 점점 발전하지 싶다.

“<이것이 세상이다>는 차원이 다르다. 416가지 항목 중 첫 항목 ‘지구의 나이’만 봐도 우리는 한눈에 알 수 있다. ‘지구과학자들이 산출한 지구 나이는 45억 살에서 60억 살 가량이다. 좀 더 실감 나게 하기 위해 존속 기간을 열두 달로 바꾸어 생각해 보자. 1월 1일 지구가 탄생했다. 그리고 2월 2일에 지각이 형성되었다. 이르게는 3월에 늦게는 6월 전에 바다의 여신, 즉 원시 대양이 출현했다. 그 사이 4월에는 생명체가 탄생했고, 11월에 생명체가 화석으로 변했다. 공룡은 12월 중순경에 지구를 누비고 다녔다. 인간이 지구에 출현한 것은 맨 마지막 주의 마지막 날이다. 더 나아가 인간이 다른 동물들 위에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하게 된 것은 365일째 되는 날 22시 30분경으로 추정된다.‘“

아득하고 광활함 속에 우리 인간, 나 자신이 서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한없이 작아지고 숙연해진다. 겸손해지자.

큰 부담 없이 술술 읽다보니 책의 마지막에 다다랐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마음이 성숙했다거나 지식이 확장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마음을 더 성숙시키고 지식을 더 확장시킬 길을 몇 개 찾았다고나 할까. 끝으로 다음 말이 참 의미심장했다.

“최고의 항해사만이 바람 부는 대로 제멋대로 항해하는 듯해도 언제나 머물러야 할 항구에 정확히 닻을 내릴 수 있듯, 수준 높은 독서가만이 마음 가는 대로 책을 집어 들어도 그 책이 어김없이 꼭 그 시점에 읽어야 할 책인 놀라운 경제에 도달할 수 있는 법이다.”

공자가 나이 70이 되어 고희의 경지에 올랐다고 했다. 착한 마음을 먹으려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착한 마음이 먹어지는 경지. 책을 고르는 데도 고희의 경지가 있다는 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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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차가운희망보다뜨거운욕망이고싶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청년 김원영의 과감한 사랑과 합당한 분노에 관하여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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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명철 씨가 쓴 『북배틀』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거기에 나오는 말이다. “책이란 독특하고 참신한 주장을 담고 있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남의 생각들을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뜯어다 붙여 만든 책은 환경만 파괴하는 것이다. 그런 책을 만들려고 아까운 나무를 잘라야 하겠는가.

독특하고 참신한 주장. 이 점에서『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는 가치 있는 책이다. 책을 쓴 김원영은 골형성부전으로 지체장애 1급을 받은 장애인이다. 책을 처음 접하는 순간 스치는 생각은 장애인의 장애 극복기, 장애인의 성공담, 뭐 그런 것이었다. 책장을 넘겨보면서 책의 첫인상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에 재학 중인 김원영은 한편에는 좋은 직업, 좋은 학벌, 매력적인 외모로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동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장애, 질병, 가난으로 소외받는 동료들이 있다. 지은이는 양쪽 부류와 교류하면서 고민한다. 장애인권연대사업팀에 들어가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사회인식을 바로잡아 보려 한다. 하지만 두 부류는 결코 섞여서 교류하며 살 수 없다는 현실을 결국 인정한다. 장애인은 정상인과는 경계선을 긋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장애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 말을 더듬는 사람, 건망증이 있는 사람, 위장병이 있는 사람, 당뇨가 있는 사람 등등 사람들은 저마다 부족함을 살아간다. 완벽하지 않음. 그것이 인간이다. 부족한 자리에서 부족함을 메우고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 인생이 아닐까.

칸트는 자유라는 개념을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것으로 정립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것, 해가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지는 것, 이런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또한 밥을 안 먹으면 배가 고파져서 음식을 먹는 것, 피곤하면 졸음이 몰려와 잠을 자는 것, 이런 것이 자연의 순리인 것이다. 칸트가 말하는 자유는 배고파도 먹지 않는 것, 피곤해도 자지 않는 것으로 자연의 순리에 거부해 자신의 의지를 불태우는 것을 말한다. 휠체어 없이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1급 장애인, 근육이 점점 오그라들어 서서히 죽음을 맞는 희귀병 환자 같은 사람들은 자연의 순리대로라면 세상에 나서지 못하고 방안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다가 생을 마감해야 한다. 지은이는 자연의 순리에 눌리지 말고 자유의 의지를 불태워 자유를 실현할 것을 권한다. 주저앉아 있지 않고 세상과 마주한 사람, 세상을 겪고 관찰하며 나름의 세계관을 세운 사람, 뭐 이런 걸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독특하고 참신한 세계관, 인간관을 볼 수 있어서 읽는 동안 가슴 찔리도록 부끄럽기도 했고,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아 흡족하기도 했다.




이만교 씨가 쓴 『글쓰기 공작소』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글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쓸 때 빛이 난다.” 자신을 속이고 치장하고 꾸미려고 하는 순간 책은 진실성을 잃고 빛을 잃는다. 거침없이 솔직한 이야기. 그런 점에서 김원영의 책은 빛이 난다. 지은이 김원영은 참으로 당당하고 솔직하게 말한다. 또한 진지하면서도 유머스럽게 말한다. 지은이의 유머에 웃으면서도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 유머로 오히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대하는 현실을 더욱 뼈저리게 고발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구절을 살펴보자.




“휠체어를 타고 난생 처음 혼자 서울 시내로 나와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바삐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2호선을 타고 누군가를 만나러 이동하는 중이었다. 엄청난 인파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들은 좁은 시장 골목으로 자동차를 끌고 오는 사람을 쳐다볼 때의 얼굴에 안쓰러움을 더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누군가는 내 머리끝에서 휠체어 바퀴 끝까지를 훑어보았고, 누군가는 왜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 굳이 나왔느냐는 말을 금방이라도 할 것 같은 눈빛을 보냈다. 복잡한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1미터쯤 아래에 있던 나는 그런 시선을 피해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그렇게 몇 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인파를 헤치고 한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내 앞에 선 할아버지는 천천히 주머니를 뒤지더니(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꼬깃꼬깃 구겨진 천 원짜리 지폐를 한 장 꺼냈다. 내 불길한 예감이 서서히 들어맞는 듯싶더니 할아버지는 이내 내 손에 그 지폐를 꼭 쥐어주었다. 내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구겨진 지폐에 그려진 퇴계 선생의 기다란 눈동자가 세상 사람들의 모든 시선을 흉내 내는 것만 같았다. 할아버지는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며 어깨를 두 번 두드렸다. 나는 좌절했다.“




“지하철 계단에는 휠체어 리프트라는 기계가 있다. 이 기계는 중학교 1학년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즐거운 나의 집>을 배경음악으로 초속 3센티미터 정도의 속력으로 이동한다. 만약 누군가가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는 훈련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나는 지체없이 이 기계를 체험해보라고 추천할 것이다. 이 기계에 탑승하는 순간 우리는 주변의 거의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체험에 성공할 것이다.“




영화 장면을 보는 것만큼 선명하게 눈앞에 떠오르게 하는 장면 묘사, 내가 주인공이라도 된 것만큼 가슴에 와 닿게 하는 심리 묘사, 그 장면과 심리가 합쳐져 우려내는 웃음, 웃기면서도 웃지 못하게 하는 무거운 현실과 아픔, 뭐 이런 것이 드러나지 않는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펜 가는 대로 내려 쓴 수필 같지만, 그 속에 사회학도 있고, 철학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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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회>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폭력사회 -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 이한우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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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편다. 지면에는 간밤에 일어난 일들이 깨알같이 몰려있다. ○○ 반정부 시위 유혈사태로 확대, ○○군이 ○○침공으로 사상자 속출, 조직폭력배 집단싸움으로 ○○명 사망 등등. 폭력 관련 기사들이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폭력의 역사는 인류가 살아온 만큼 길다. 인간은 폭력에 억눌리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그런데도 역사 속에서 폭력에서 벗어난 적은 없었다. 인간사회를 하위 분야로 분류한다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폭력사회’도 그중 한 분야를 당차게 점할 것이다.




‘폭력은 안 좋은 것’이라고 배운다. 그래서인지 대다수 사람들은 폭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폭력 없는 사회를 바란다.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당하면 사람들은 고통과 괴로움에 몸서리를 친다. 그러나 싸움구경만큼 재미난 구경거리도 없으니 아이러니다. 폭력을 대하는 인간의 심리가 참으로 오묘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바로 폭력이다. 인간의 감정, 사회현상, 인류역사, 국가체제 등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모두 폭력의 잣대를 들이댄다. 그 잣대는 나름 제구실을 한다. 저자 볼프강 조프스키가 여기저기 갖다 대는 곳마다 머리를 끄덕이게 한다.




저자가 펴는 논리는 특이하지만 일리가 있다. “인간은 폭력에서 보호받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구성한다. 개인의 안전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사회에는 막강한 힘이 생겨난다. 그 힘으로 사회를 다스려 질서를 잡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힘은 질서를 잡기 위해 힘(폭력)을 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 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또다른 폭력에 떨어야 한다. 모순을 보완하려는 수단이 오히려 또 다른 모순이 된 꼴이다.” “칼로 사람을 찌르면 죄책감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총으로 사람을 죽이면 죄책감은 좀 덜하다. 현대 첨단장비를 이용해 버튼 하나 까닥해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데는 오히려 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인 사람은 그 이름이 남는다. 그렇지만 그 살인자의 손에 죽은 희생자들은 금세 이름 없이 묻혀 버린다.”




책 날개에 저자의 사진이 붙어 있다. 날카롭고 분석적이며 냉철해 보인다. 농담이라곤 할 줄 모를 것처럼 보인다. 사진에서 풍기는 인상은 글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글은 분석력 있고 논리성도 있다. 인류역사와 사회를 보는 저자의 시각도 퍽 독창적이다. 책을 읽는 동안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 흥밋거리, 우스갯거리를 찾으려 하면 안 된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함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웬만한 공포영화는 발도 못 붙일 정도로 살벌하고 무서운 묘사들로 가득하다. 재미를 기대하고 보려고 하면 책장을 오래 못 넘긴다. ‘폭력과 인간사회’라는 담론에 참가할 진지하고 엄숙한 마음자세를 다잡고 책장을 넘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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