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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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는 여러 단편이 담긴 SF 소설집이다.

가제본을 통해 수록된 두 작품, <포털><역노화>를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포털>은 우리의 감정이 우주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기발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슬픔을 비롯한 여러 감정들은 어딘가에 무언가로 연결되는 구멍, 즉 포털을 만들어낸다.

내가 만든 포털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그렇다면 나는 그 포털에서 나의 동생 코코를 만날 수 있을지,

사람들 각자가 만들어 낸 저마다의 포털에는 어떤 사연이 스며들지 상상할 거리를 주었다.

 

두 번째 단편 <역노화>는 생의 마지막을 노인이 아닌 그 반대의 모습으로 마무리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노인이 아닌 영유아가 되어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만날 수 없었던 엄마의 모든 나이대를 만나볼 수 있겠지.

그리고 아이의 모습으로 엄마와 작별할 수 있다면, ’그건 더 나은 이별일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갖게 했다.

 

SF소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막연한 미래에는 정말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줄리애나 배곳(Julianna Bagggot)의 작품은 소설로서 끝나기보다 영상화가 되는 모습이 더 기대되는 소설이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를 통해 영상화가 된다는 모습이 기다려진다.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13개의 챕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로 가장 쉽고 빠르게 비일상적인 곳으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편협한 원한들을 무겁게 품고 있지도 않고, 자기도취로 고립되지도 않은 나이.
아빠는 아빠 자신이었다.
사실 아홉 살 먹은 아빠야말로 가장 진정한 자신이었던 것 같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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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 쫓겨난 자들의 잊힌 기억을 찾아서 우리시대의 논리 29
김윤영 지음 / 후마니타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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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가려진 눈물겨운 삶과 사람들
우리가 정말 보아햐 하는 도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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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자고 묘하니?
주노 지음 / 모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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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고양이.

참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고양이가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도 있겠지만 속을 알수 없는 엉뚱한 고양이들은 신비로운 밤과 더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전지적고양이시점 으로 쓰인 상상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에세이다.

나는 무엇보다 고양이가 바라본 밤, 그러니까 직접 고양이가 되어본 작가님의 순수한 마음이 참 따뜻하고 포근했다.

책을 읽는 동안은 무해한 시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아 어쩐지 퍽퍽한 세상살이에 위로가 되었다.

세상은 갈수록, 나이는 들수록 순수함을 잃어버리기 때문인걸까.

같은 이유로 사람들이 동물들에게 위로를 받는것처럼 말이다.


나의 고양이의 밤이, 세상 모든 고양이의 밤이, 또 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님의 밤이 책처럼 따스했으면 좋겠다.


집사가 잠들면 스마트폰도 잠든다.
나는 스마트폰을 앞발로 툭툭 쳐 깨웠다.
그러자 화면에 못생긴 회색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노려다보았다.
그렇다. 집사가 종일 스마트폰을 보며 미소짓던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이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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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 프리드리히 니체 아포리즘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욱 편역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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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철학을 모르는 이라도 모를 수 없는 이름이지 않을까.

그만큼 그는 21세기 현재까지도 유명하고 위대한 철학자다.

니체의 필력과 철학이 고통과 질병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과

평생을 삶과 고군분투하며 살아냈을 그의 삶에 가슴이 먹먹하다.

그러나, 그는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까지도 병에 감사해했다.

끝까지 쓰는 것을 놓지 않았던 그의 삶이 만들어낸, 그의 철학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이제서야 인생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은 나에게 니체의 글은 역시 어렵다.

그러나 그 중에는 인생으로부터 오는 고통을 알아주는 글들이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다.

위태로운 삶이야말로 니체를 이해하는 최적의 지름길이다.” 라는 편역자님의 말씀처럼

삶이 선물하는 괴로움과 고통을 느껴 본 사람이라면 그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와닿을 것이다.

니체를 더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가 하는 이야기들을 더 잘 듣고 싶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이야기라는 니체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나락으로부터, 심각한 질병과 심각한 회의로부터 돌아온 자는, 반드시 새로 태어난다.”

서평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므로 말하겠다. 살아라! 전쟁을 일으켜라! 너의 삶과 싸워라!
너 자신을 이기지 못한 기나긴 삶에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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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 - 바오 가족과 함께한 기적 같은 나날들
강철원(에버랜드 동물원) 지음, 류정훈(에버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룹) 사진 / 시공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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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이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세 글자 이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슈퍼스타 푸바오는 유행에 뒤떨어진 내가 알만큼이나 아주 유명한 판다 친구이다.

판다를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 푸바오는 더더욱 보지 못한 나는,

가끔 사육사님과 함께 티비에 나오는 모습을 간간히 보곤했다.

푸바오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푸바오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담은 사육사의 시선으로 쓰여진 책이다.

강철원 사육사님은 원래 사파리월드를 담당하는 사육사였으나 원치 않게 갑자기 판다월드를 떠맡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판다하면 떼놓을 수 없는 분께 이런 비화가 있었다니 인생은 정말 짖궃고 재미있다.

사람들은 푸바오에 뜨겁게 주목하지만 그 뒤, 사육사의 수많은 희생이 있다는 것에는 비교적 미지근하다.

지금의 푸바오가 있기까지 사육사님의 헌신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며 존경을 표하고 싶다.

사육사님이 만난 첫 판다가 아이바오가 아니라는 사실부터,

푸바오가 태어나기까지의 치열한 과정,

푸바오의 꼬물이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소중한 판생과 무엇보다 푸바오 뒤에 가려진 사육사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소중한 책이다.

귀여운 푸바오 사진들은 덤이다.

무엇보다 판다만이 아닌 동물을 향한 사육사님의 진심을 읽을 수 있어 참 따뜻한 시간이었다.

곧 떠날 푸바오를 향한 사육사님의 마음을 읽으니 나도 덩달아 코끝이 찡하다.

판다는 아니지만 내겐 3명의 동생이 있다.

17살의 노견 코코, 2살과 1살배기의 고양이 콜라, 홍시.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사육사님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이 갈 것이다.

사육사님의 말로 글을 마무리 하고싶다.

이별은 없어. 우리는 영원한 가족이니까.”

그리고 푸바오 안녕, 우리의 기억속에 영원할 판다 푸바오!

서평의 기회를 주신 시공사 출판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기나긴 여정에 만난 모든 동물들은 내가 그들에게 들인 노력과 정성보다 훨씬 더 큰 보상으로 수많은 추억과 행복을 선사해 주었다.
어쩌면 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다 사용하지 못할 만큼 큰 사랑을 채워 준 듯하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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