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궁전 안개 3부작 3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수진 옮김 / 살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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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읽으면서 나이탓 때문에 재미없었다고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 먹은 자신이 야속하고 작품에 대해서 아쉬움이 생긴다. 그리고 이번 책은 정말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나서도 그렇게 느꼈다.   

 근래에는 주로 미스터리나 추리 관련 된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스릴러나 판타지는 한동안 보지 않고 있었는데, 왠 판타지와 스릴러가 합쳐진 책이 나온 것이었다. 판타지와 스릴러가 합쳐지면 어떤 느낌일까.  

 처음에는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책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즐겁게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그 기대감은 알 수 없는 무언의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16세 소년들이 자신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을 16살에 알게 되고, 그 출생과 관련된 인물과 맞서싸우며 자신의 운명에 저항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지금은 나이가 많이 들어버린 의사 이언은 주인공인 벤의 친구로 그의 운명에 '차우바 소사이어티'의 일원으로써 함께 맞서며 자신들이 겪은 일들에 대해 기록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띈 채 마치 유작품을 남기듯 자신이 겪은 일을 회상하며 적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작품 내내 회상 형식은 아니며 프롤로그나 막간, 에필로그 등을 통해서 이언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줄때뿐이다. 그 외에는 들려주거나 말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들려주는 식의 이야기 방식이 압도적이다. 극중 인물들이 회상을 하며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작가가 과거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야기는 짧은 챕터별로 장면이 바뀌면서 진행되며 청소년의 모험과 우정, 정의, 가족, 생존 등을 주된 테마로 해서 판타지와 괴기스러운 스릴러를 뒤섞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악을 물리치고 친구들을 구하고 정의를 구현하려지만 그 악은 자신의 가족이며 지금 자신을 있게 해준 사람이라는 점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결국 악을 물리치게 되지만 그 과정과정 중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은 어떤 것이며, 사회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속의 이야기 즉 액자형식을 통해 말하기도 한다.  

 충분히 그들이 생각하는 것들이 이해는 가지만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비단 나이탓만은 아닌 듯 하다.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야 되다보니 캐릭터가 부실하다. 처음부터 이 인물은 이런이런 성격이며 이런 재능이 있다고 선언하고 시작하고 있는데다가 심리묘사가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사건을 전개시키고 과거의 미스터리를 풀며 앞으로 다가올 공포를 표현하는데 너무 급급하지 않았나 한다. 물론 전개도, 과거의 미스터리도, 스릴러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큼지막한 이야기들을 이끌어 가는 건 인물들이 되어야 한다.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의 판타지스럽고 괴기한 모험을 적을 생각이었다면 좀 더 인물들에도 신경을 썼어야 했다. 

 또한 판타지도 판타지 나름이다. 귀신이나 요괴, 악령들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이 소재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다. 단지 이 소재를 어떻게 살려서 이야기를 전개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이야기로 들 것 같으면 여기 등장한 악령은 하나도 매력이 없다. 정말 굳이 넣었어야 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형편없다. 이야기 전개상 꼭 필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 악령이 자신의 죽은 아버지의 악령이라면 그의 양면성을 더 뚜렷하게 보여주어야 되는 것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도통 이 악령은 나타났다하면 불을 지르고 상해를 입히고 나아가 살인까지 하는 등 악행을 판타지스럽게 피우고는 사라지며 본모습을 드러냈다하면 겉멋만 들린 의미없는 게임같은 말만 할 뿐이다. 이래서는 아무리 악령이라고 해도, 아버지의 악령이 아니라 그저 그냥 망난이 악령일 뿐이다. 그냥 미쳐 죽은 악령, 지나쳐 간 악령도 아니고 주인공 아버지의 악령인데 깊이 있는 대사라고는 없다. 마지막 무렵게 그 악령이 벤이 한 말에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며 반성을 하고는 자신의 운명의 고리를 끊어달라며 벤에게 말하는데, 그렇게 끝에 가서 갑자기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감정에 호소한다고 한들 나로썬 어이만 없을 뿐이다. 갑자기 끝에 가서 악령으로써의 아버지가 회개하는 것을 보여줘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끌고 갈 셈이었다면 그럴게 흘러가게끔 스토리를 좀 더 탄탄하게 했어야 했다. 이는 역시 부족한 심리묘사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인물들의 과거를 알고 현재를 알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나와있는데도 같이 조사를 하고 모험을 떠나며 공포에 맞설 수가 없다. 이건 정말 나이탓만이 아니다. 온통 사실들만이 잔뜩 늘어놓을 뿐 수습이 되질 않는다. 이렇게 감정이입하지 않고 읽기도 참 힘든데 말이다. 하지만 어렴풋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자신이 '차우바 소사이어티' 멤버들처럼 우정과 친구에 불타오르던 시기를. 내가 차우바 소사이어티 멤버들과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는 이미 그러한 것들이 향수로 변해있을 무렵이였다.   

 지금 나는 청소년기를 지났지만 여전히 성장소설도 만화도 즐겨 읽는다. 특유의 겁없는 행동, 실행력, 친구를 위하고 정의를 구현하려 하고 우정을 중시하고 자긍심과 자신감을 넘어선 오만함까지도 좋아한다. 그런 것들이 없는 아이들은 거의 없으며 누구나가 한번 쯤은 겪고 지나가기에 향수에 잠길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모든  소년스러움을 우리 모두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통한 재미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런 작품이야 말로 정말 굉장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온 세대를 통틀어 하나의 감상만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나이대에 한 작품을 읽어도 각기 다른 재미와 감상을 내 놓게 만든다.  

 내가 본 작품에 너무 큰 것을 바란 것일까. 판타지면에서도 스릴러 면에서도 도통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어느쪽도 식상하고 뻔하며 전혀 스릴러스럽지도 않았다. 이러한 소재와 내용 그리고 전개를 가지고 읽기엔 힘이 들었고 인물들의 인상이 흐릿하며 아무리 회상이라지만 너무나도 들려주는, 김이 빠지는 진행이었다. 스릴러면에서는 역시 심리묘사가 부족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아 여기서도 스릴러라기보단 그저 가벼운 공포체험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풍경이나 다른 여타 묘사를 꽤나 감각적으로 잘 표현했는데, 심리묘사가 너무 없다보니 그런걸로 지면낭비 하지 말고 인물들에나 더 신경을 쓰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청소년기에 이 소설을 읽었더라면 좀 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악령이 등장하고 친구들과 자신이 가진 힘을 짜내어 조사를 하고 어둠을 향해 뛰어들고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며 공포는 극에 달한다. 과연 어떨까. 내가 말한 위의 모든 단점들은 충분히 장점으로 바꿔서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런 소재와 내용, 전개는 사춘기 소년소녀에게 어필하기 쉬우며 그들은 훨씬 감정이입을 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을지 모른다. 또한 심리묘사가 짙지 않다는 것은 빠른 전개는 물론이고 너무 질척이지 않아 정말이지 청소년기 소년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줄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즐거움과 교훈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오히려 멋진 책이 될지도 모를 일 인 것이다.   

 사춘기 소년 소녀들을 자극할 만한 단어 선택(친구, 우정, 모험, 운명 등)과 친구들과 함께 악을 물리치고 운명에 맞서며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내용과 짙지 않은 심리묘사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딱 읽기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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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사 - 개정판
S.P.램프레히트 지음, 김태길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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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네스거 읽다가 이거 읽어보려고 합니다. 괜찮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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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sick 3 - 완결
사토시 모리에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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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책에 있어서 장르는 거의 가리지 않고 본다. 순정만화도 예외는 아닌데, 순정만화를 보기 시작한 건 순정만화만 보던 친구의 영향 때문이었다. 당시 주로 소년만화를 보던 내게 순정만화는 어쩐지 기피대상이었고 자신이 그걸 보는 모습은 상상이 가질 않았다. 연애소설에도 흥미가 없었으니, 순정만화라고 흥미가 있었으랴.  

 그렇게 발단은 사소하게 시작되었다. 그 뒤로 순정만화든 소년만화든 손에 집히는 대로 보고 있으니, 폭이 넓어져서 좋기는 하지만 너무 읽을 책이 많아 곤란한 것도 사실. 하지만 더 문제는 순정만화는 정말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몇번쯤 보고나면 어떻게 흘러갈지, 어떤식으로 나올지 등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그런 뻔한 이야기를 작가가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똑같은 소재도 재미있게 변하는 것에 푹 빠져서 읽고 만다. 하지만 이젠 100% 퓨어한 순정만화는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읽을 수가 없다는 건 책장을 넘기면서 그림을 보고 활자를 보지만 어느 인물에도 감정이입을 하지 못한 채, 머리는 점점 냉정해지며 스토리라인과 러브라인, 앞으로 전개 등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그저 '읽을' 뿐이다. 한마디로 만화가 주는 재미가 없다. 그건 심각하다.

 모리에 사토시의 <Lovesick>는 그런 100%퓨어계의 순정만화는 아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남장을 하고 학교에 입학하여 교내 탑 4명을 이용한다는 설정이다. 이렇게 줄거리만 간단히 쓰고 나면 별반 다른 순정만화와 다를바가 없어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다르다.  

 첫째로 보통 순정만화에서 남장을 하고 학교에 입학한다면 남장한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하게 되고 남자들을 의식하게 되는데, 이것은 자신이 '여자'로써 자각을 무척이나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브시크의 주인공 시키는 남장 사실이 들켜도 의연하고 당당하다. 또한 자신의 성별이 밝혀진 뒤에도 여자로써의 대우를 바라거나 많은 의식을 하지 않은 채, 성별에 상관없이 한명의 사람으로써 각기 다른 병을 가진 교내 탑 4명의 마음을 헤아려준다.  

 둘째로는 복수와 관련된 것이다. 보통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학교에 남장을 하고 입학하게 될 경우, 복수도 중요하지만 대게는 포커스가 러브라인쪽으로 맞춰져서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복수의 의미가 간혹 희미해지거나 이차적인 요소로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좋지 않다. 조화를 이루지 못해 어느 한쪽이 미미해지면 찝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브시크에서의 시키는 처음부터 3권의 거의 끝무렵까지 복수를 제일 첫번째의 목표로 둔 채, 아주 조금씩 하루에 대한 마음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부분이 순정만화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는데, 너무 치우치지 않은 점이 좋다. 

 셋째로는 첫번째 이유와 비슷하다. 시키는 자신이 여성이며 복수를 위해서 4명을 이용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며 도움을 청한다. 여성 그 자체라는 무기를 내세우지 않고 복수를 위해서는 도움을 청하거나 머리를 숙이는 것도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모든 상황을 철저히 이용하겠다는 마음의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용한다고 해서 밉살스러운 것은 아니다. 자신의 복수에 4명이 가담하게끔 만드는 과정이 비인간적이다거나 악랄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움을 청하며 다가가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알아가며 의지하는 모습이 좋다.   

 네번째로는 탑 4명이 걸린 병을 감각적으로 표현해내었고 그것을 시키가 잘 헤아려줬다는 점이다. 이 4명은 각각 특이한 병을 앓고 있는데, 이러한 병들로 인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들이 많이 등장한다. 4명이 가진 병에 대해서는 1~3권에 걸쳐서 이야기가 진행되며 사건의 흐름에 주축을 이루는데 이것이 마치 미스터리의 그것과 닮아있다. 어떤 병이 있을까 궁금해지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가진 병들 자체에도 무척이나 흥미가 있었고 그것을 이런식으로 풀어내는 것도 즐거움에 한 몫 더했다.   

 다섯번째로는 하루를 제외한 남자 주인공들 전부다가 자기자신이 소중하고 자신의 것만이 소중하다는 점이다. 자신이 너무나도 소중한데 혹여나 타인에게 다가가 자신을 드러내보였다가 상처를 입거나 그 상대를 잃을까봐 무서워한다. 나 자신이 너무 소중하고 상처 입기 싫은데도 가까이 있고 싶고 그 사람에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애정을 갈구하면서도 무서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필사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나간다. 자신의 어떤 모습을 타인에게 보임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혼란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부여하려고 한다. 그 과정은 마치 <플래니타 데이터>의 가구라의 모습과 일부 닮아있었다.(스포일러가 되어 버린것 아닐런지.)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병과 관련이 있으며 마지막에 시키와 하루가 잘 되더라도 누구하나 찝찝하지 않고 이런 결말도 괜찮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3권에서는 아무래도 완결이기도 하고, 본 만화의 장르가 순정만화이다 보니 1,2,3권중 가장 순정만화스러운 컷들이 많이 나왔다. 그건 그것대로 좋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흔들리며 불안해하고 고민하는 순정만화도 물론 좋아한다. 소년 소녀가 만나 풋풋한 사랑을 이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쏟아져나오는 만큼, 많이 읽어 본 만큼 좀 더 이색적이고 내 입맛에 맞는 책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남장을 했지만 왠만한 남성보다 더 멋있는 시키, 그런 시키를 예전부터 좋아해온 하루, 무척이나 귀여운 나츠, 머리좋은 까칠한 후유,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라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아키. 시키는 자신의 복수가 끝나고 살아있을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복수에 성공해도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 시키의 곁에 남겠다고 말한 4사람. 그 뒷 이야기는 모두들의 상상 속에 맡긴다.

 각자가 각자의 상처를 안고 고민하며 사랑받기 위해,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때로는 혼란스러워하며 슬퍼하지만 결국 자신의 존재 가치를 서로에게서 찾고 발돋움 해가는 5 사람의 이야기. 3권으로 끝나서 아쉬운건 나뿐일까. 뒷 이야기가 궁금한 것은 아니다. 그건 독자의 몫이고 결말은 이정도가 딱 좋으니까. 단지 좀 더 들려줄 이야기가 남아있었던 것을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지나간다. 들려줄 이야기가 아니라 듣고 싶은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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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만 BAKUMAN 11 - 제목과 캐릭터 디자인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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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토' 강제 종결 후 새로운 연재가 시작된 PCP! 하지만 실제 연재 회의에서는 4대 3으로 결정 난 뒤, 이대로 아시로기 무토를 떠나 보낼수는 없다는 편집부의 판결에 의해 연재가 시작된 것이다. 즉 진정한 최고의 작품으로써 연재를 따낸것은 아니게 된 것이다. 이에 아시로기 무토는 첫 연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분군투한다.  

 타카키가 미리 콘티를 짜오고 마시로가 고치는 것보단 원작 그 자체 즉 글로써 적어오는 것을 마시로가 작업하는 것이 더 최고의 작품을 낳는 다는 것을 알게 되고 새 연재가 되는 작품의 이름과 주인공들의 이름을 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 그 결과 정해진 제목은 PCP(PERFECT CRIME PARTY 완전 범죄당). 주인공들의 이름은 도모토 마코토, 토쿠나가 미노루라는 범죄와는 거리가 먼 이름으로 정해진다.  

 첫화가 422표로 2화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며 1등을 하지만 마시로의 그림이 소년 만화답지 않게 어둡다는 것을 깨닫고 그림체 수정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 +NATURAL+의 애니메이션화 결정과 함께 성우를 뽑는 자리에 아즈키가 후보에 오르고, 마시로는 아즈키가 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 채 오디션 날은 다가온다. 그러나 둘은 완벽한 주파수를 자랑하며 후보에서 사퇴하고 손까지 잡는 일이! 

 점점 나아가는 아시로기 무토. 하지만 아키나와 에이지가 그것을 보고 있지만은 않는다. NATURAL과 CROW의 합작이 나오는가 하면 니즈마가 마치 마시로에게 "너는 어느정도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는가"라고 묻듣이 2페이지를 대사 없이 그림으로만 표현한다. 이에 앙케이트 표가 흔들릴거라 생각했으나 오히려 표수는 모이게 된다. 

 반년 안에 즉 25화 안에 에이지와 같은 레벨에 오르지 않으면 안되는 아기로기 무토 일행. 지금의 순위로는 위험하다. 그런 와중 핫토리는 유독 아시로기의 표가 3위에 많이 몰린다는 것을 알고 4위의 표도 3위로 끌어 올 수 있다면 에이지를 추월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에 타카기와 마시로는 지금까지 진행해오던 방식과는 조금 달리 남아있는 5화내에서 시리즈물을 하기로 한다. 타카기는 라스트에서 막히지만 아즈키와 마시로의 문자를 통해 힌트를 얻고 엄청난 라스트를 만들어 들고오면서 끝이 난다.  

 한동안 바쿠만 안 읽고 있었는데, 이번에 거의 다 몰아서 보았다. 두근두근 만화가들의 레이스. 본격 대결구도는 아시로기 무토와 니즈마 에이지 인데 실은 마시로와 니즈마의 대결이라고 보는게 더 맞다. 타카기의 경우 아키나와의 대결구도가 이제 자리 잡았다. 틈틈히 마시로와 아즈키의 연애사도 집어 넣고, 후쿠다파의 이야기도 등장하면서 쉴새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에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가 없다. 어느 인물하나 빠지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낸다. 얼른 12권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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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로 가자 2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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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도로 가자>2권! 벌써부터 3권이 기다려지는 2권이었다. 어찌나 깨알같이 재미있는지, 한장한장 보는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아, 이런 사랑스러운 이야기 같으니~!

 때는 헤이세이 20년, 아니 2008년이다. 헤이세이 20년이라고 해도, 쓰고 있는 나조차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여전히 남자보다 더 멋있는 여자 소우비와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미치사토(미첼이라고 불러달라고 한다)의 아기자기한 스쿨라이프다. 물론 에도시대의 일부 룰을 따르고 있다. 복장도, 신분도, 관습도 에도시대의 그것! 이게 가장 큰 포인트다. 이 만화에서 이렇게 깨알같이 웃을 수 있는 건 시대물과 현대물을 교묘히 섞어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거기에 개성있는 캐릭터들도 한 몫하는 것은 당연하다. 

 소우비는 아버지가 무사이고 어머니가 농민이지만 얼떨결에 무가에 들어오게 되어 무가 코스를 밟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신분이 애매모호한 것이, 이렇게 신분질서가 확연하면서도 확연하지 않은 건 주인공의 단골 메뉴라고 할까. 고케닌인 미치사토와의 앞으로의 일에서도 걸림돌이 됨과 동시에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잔뜩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재다.  

 2권의 첫번째 이야기인 6화 '이 세상과는 다른 곳'에서는 요시와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본 시대물을 보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요시와라라는 유곽이다. 소우비와 미치사토 일행은 우연히 한 남성을 돕게 되고 미치사토 보다 예쁜 한 여자아이와 함께 요시와라로 향하게 된다. 그 여자아이의 이름은 유키로 소우비를 남자로 착각한 듯한데, 아마 반한듯?! 뒤에 유키가 어른이 된 모습이 등장하는데 엄청나게 미인인 오이란이 된듯하다. 나중에 소우비가 크면 또 등장하려나~.  

 7화 '오늘은 걸즈 데이'에서는 기모노 입은 '예쁜'(이 점이 중요!) 소우비와 키오우의 한낮 데이트~(산책 정도지만 감격! 키오우 등장 감격!) 소우비는 자신이 여자로써의 가능성이 있다며 기뻐하지만(이런것을 생각하며 고민하는 소우비가 귀엽다) 정작 학교에 자신이 나름대로 골라 여자답게 차려입고 간 옷에 대한 반응은 '섹시하다~', '야해~', '매력남', '나쁜 남자 포스가 철철~'이라는 말이었다. ㅎㅎ 하오리를 입는 것 자체가 아니된다고~. 물론 난 좋지만. 하카마에 하오리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 여자가 어디있냐고요~! 

 8화 '표적이 된 도련님'은 제목과 첫장 표지를 봤을 때, 이거 도련님(미치사토)에게 무슨 큰일이라도 생기나 싶어서 걱정하면서 봤지만 (한편으로는 서스펜스를 기대했으나 본책 같은 만화에서는 그런걸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잊었다.) 걱정할 필요 전혀 없다. 오히려 미치사토의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숨겨진 남성성이라고 할까. (아니, 남자인데 어째서 숨겨졌다는 표현을 써야만 하는걸까.) 발단은 사고뭉치 셀러브리티로 미치사토의 기사가 나면서부터다. 감히 미치사토 도련님을 상대로 그런 기사를 쓰다니~라는 것이 발단이 되어 기사를 쓴 자를 찾아갔지만 정작 도련님이 항의한 건 사진에 나온 자신이 너무 못났다는 것. 실제로는 훨씬 예쁘다고 항의하러 간 것이다. 우하하하. 그 뒤로 그 기사를 쓴 세이시치가 도련님의 파파라치처럼 뒤따라 다니고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는 도련님을 보며 그릇이 크다며 감탄하는 소우비. 그런데서 얼굴을 붉히다니!:) 얘네는 진짜 너무 귀엽다~.~ 세이시치가 종종 더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품은 채 8화는 좋게 끝이 났다. 

 9화 'SUKE AND KAKU'에서는 미치사토를 호위하는 두 무사의 실력을 끌어내기 위해 도련님 일행이 수를 쓰지만 소용이 없었고, 진짜 첩자를 찾아내는 과정을 지켜본 도련님 일행은 그들을 칭찬하기 보단 너무 심하게 대했다며 나무란다.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 

 10화 '요괴 탐험단'은 제목만 들어도 두근두근한다. 나는 요괴이야기를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제목만으로도 호감지수 팍팍팍 상승! 책에서 요괴를 본 도련님은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무언가를 본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도 보기 위해 요괴 탐험을 시작한다. 다들 놀라 도망가는 와중에도 남아서 요괴의 성불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도련님을 보니, 크면 미치사토 엄청 멋지겠구나라는 생각이 확확 들었다. 이건 나중을 위한 발판인게야! 겉모습은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미치사토지만 내실은 확실히 다져지고 있다. 원래 남성이랑 여성의 부드러움도 있어야 하는 법이지. 그런데, 도련님이 여성의 부드러움이 있는...걸까? :) 

 11화 '가부키좌의 미인'에서는 가부키를 보러간 도련님 일행이 가부키에 푹 빠지는 것이다. 일본 문화중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게 이 가부키가 아닌가 한다. 본편에서 소개된 가부키는 엔야의 '니닌완큐'로 본 가부키의 남자 주인공인 완야 큐베에 역할을 한 배우가 실은 소우비의 또 다른 오라버니임을 암시하고 끝이 난다. 어찌나 페로몬을 흘리시는지 나까지 홀리겠소이다.~.~ 그래도 난 키오우파니까! .. .. 그래도 다음번에 등장해주시면 좋겠네요. :) 

 깨알같은 웃음이 들어있는 옴니버스 구성의 단편들 덕에 지칠틈이 없다. 계속 웃고 반하고 놀라고 웃고.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현대 에도 시대 이야기는 작가의 친절한 설명 덕에 어디가 같고 어디가 다른지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정보와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시대물! ! ! 시대물만으로도 감격인데, 캐릭터도 빠지지 않고, 내용도 빠지지 않고, 정보도 적절히 배치하고, 크윽, 감격입니다! 그야말로 격조!  그럼 3권도 2권 다시 읽으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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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1-04-1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헤이세이란 연호는 안쓰겠죠? 여기에선... 하여튼 저도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가끔 BL삘이 나는 씬이 나오면 혼자 좋아하고 있다능.. 푸힛..

2011-04-13 21:1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도 그런 것 때문에 빵빵 터져요. ㅋㅋㅋ
게다가 소우비랑 도련님이랑 너무 비쥬얼차이가 커서 그런 점도 재미있고 ㅋㅋ
소우비는 정말 왠만한 남자에게도 꿀리지 않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