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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모르면서- 루비코믹스 429
무라카미 사치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4년 10월
3,500원 → 3,150원(10%할인) / 마일리지 1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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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 루비코믹스 216
노비 노비타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6년 1월
4,200원 → 3,780원(10%할인) / 마일리지 21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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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 컴퍼니 스토리콜렉터 3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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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극락컴퍼니를 처음 읽을 땐, 정년퇴임 후 할일 없는 할아버지들이 회사와 일의 향수에 젖어 그 생활을 돌이켜 보고, 퇴임 후 도서관이나 찾는 지루하고 무료한 생활에서 40년가까이 몸에 익은 출퇴근으로 탈바꿈하여 삶의 활력을 되찾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정말 평생동안 회사에서 일한 것이 습관과 같이 몸에 남아 있어, 그것을 잊을 수 없고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여서 '회사 놀이'를 시작하게 된 것일까? 

 물론 처음에는 그러한 의도로 시작되었다. 반쯤 재미와 함께 이왕 할거면 진지하게 '회사놀이'에 임해보자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놀이답지 않게 재미가 있다. 마치 정년퇴임하기 전, 자신이 젊었을 때 한창 일하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드는 것이다. 회사에 늦게도록 남아 동료들과 야식을 시켜먹으며 정년퇴임후 온천 여행이나 다녔으면 좋겠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겁다. 젊었을 땐 그토록 짜증나고 판에 박혔던 사소한 일상의 모든 것들이 정년퇴임 후 할 것 없고 갈 곳 없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던 것이다. 

 꿈과 같은 이상적인 회사. 고지식하지만 청렴한 회사를 꿈꾸는 스고우치와 기리미네. 그들은 회사의 이념을 그와 같이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들과 같은 정년퇴임 후 할 일 없고 갈 곳 없는 샐러리맨들이 같이 '회사놀이'에 참여하고 싶다며 사원으로 들어오고 일은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한다. 이 회사를 '모조회사', 즉 가짜회사라 불렀는데, 이 모조회사는 마치 붐과 같이 전국으로 퍼져 많은 샐러리맨들의 지지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본사의 부사장과 사장이었던 스고우치와 기리미네는 서로 갈라지고 각 지점마다 본사의 이념과는 달리 운영되는 여러가지 실태도 보이게 된다. 그러한 와중 스고우치의 아들인 신페이는 이 '모조회사'를 이용해 독립을 꾀하는데, 노인들의 등꼴이나 빼먹으려는 목적을 내포한 프랜차이즈 사업이었기에 스고우치는 격렬히 화를 내며 반대를 한다. 그러나 신페이는 좀처럼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기리미네를 찾아가 아버지의 회유를 설득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중, 자신에게 자금을 대주기로 했던 니타니 사장의 행동이 수상하고 끝내 니타니와 기리미네가 손을 잡고 자신이 계획했던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날랐음을 알게 된다.   

 참으로 극적인 전개다. 엄청난 흡인력과 사건 전개에 그저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그저 '회사놀이'로만 시작했던 모조회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이를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여 스고우치 일가가 피해를 입게 되다니. 어디서부터 틀어진 걸까. 그저 놀이로 시작했고 노인들의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언론을 통해 비난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고우치를 비롯한 모조 회사의 사원들은 여러가지를 깨닫게 된다. 스고우치는 자신이 고도 경제 성장을 위해 회사에 이용당해 오다가 내팽겨쳐진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며, 자신은 회사에 필요한 존재였다며 스스로가 납득하기 위해 이 회사 일을 시작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삶의 근간을 이루어왔던 회사일과 자신의 삶, 지금 자신을 이러한 곤경으로 몰고간 모조회사의 일에 회의감을 품는다.  

 일이란 무엇이고 회사란 무엇일까. 스고우치의 말에 나는 정말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회사가 그리웠던게 아닌가? 그는 오히려 자신을 이용해 먹기만 하는 회사가 싫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한평생 몸받쳐 일했는데 늙었다고 쓰레기마냥 바로 내쳐지는 회사가 밉고 더 이상 갈 곳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사회가 미웠던 것은 아닐까?  

 전후시대 이후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많이 접해왔다. 근면성실하고 회사와 자신을 하나로 보며 아침에 일찍 가서 늦게까지 일하며 오직 회사의 성장이 자신의 삶과 가족에게 윤택함을 가져온다고 생각한 사람들이었다. 60대면 아직 정정하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한 그간 살아온 만큼의, 회사에 근무해온 만큼의 경험과 신입사원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그들에겐 내재되어있다. 그런데 회사는 정년퇴임으로 그들을 내몰고 사회로 나온 그들은 갑작스럽게 많이 남는 시간에 어쩔 줄을 몰라한다. 젊었던 시절, 퇴임후 해보고 싶다는 것을 해봐도 재밌지 않다. 뻔하고 지루하다. 할 건 없고, 갈 곳도 없다. 할 것이 없고 갈 곳이 없다는 건 자신이 그런 일을 찾기 이전에 사회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마저도 빼앗고 있는 건 아닐까?  

 결국 결말에서는 스고우치와 아들 신페이가 내놓은 사륜구동 계획에 동의를 하며 같이 해보기로 마음먹는다. 사륜구동이랑 늙은이와 젊은이가 힘을 합쳐 일을 해나가는 것이 주 이념이다. 하지만 남자 둘이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 전원이 참여하는 사업인 것이다. 실제로 이 사륜구동 아이디어는 스고우치의 아내이자 신페이의 어머니인 에미코의 것이었다. 이건 앞으로 사회에 있어서 여성들의 역할이 주를 이뤄도 이상하지 않을 사회를 예견한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앞으로 다가올 고령화 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는 책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에 대해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생각해보고 글로 풀어낸 사람을 얼마나 될까.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파장과 문제점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도 어렴풋이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과연 지금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사륜구동 계획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아야 될 문제가 될 듯 하다. 그리고 그 생각에 따라서 성공한 실업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블랙유머의 진수를 맛본 것만 같은 극락 컴퍼니! 유쾌하지만 어딘가 씁쓸하고 안타깝다. 그런데도 웃음이 멈추지 않고 끝에가서는 희망적이기까지 하다. 재미와 현대 사회, 미래 사회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 싶으신 분들, 블랙 유머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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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초콜릿 미스터리랜드 1
오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히라타 슈이치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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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도 총도 어두운 색이다. 총은 초콜릿 색과 닮았지만 그 무게가 다르다. 사람의 생사를 손에 쥐는 것과 같은 막강한 힘과 권력을 의미한다. 그렇게 총과 초콜릿에서는 아이들의 세계에서의 힘과 어른들의 세계에서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는 작품 소개에 잘 실려 있어서, 그대로 가져왔다.  

 "소년 린츠가 사는 나라에서는 부자의 집에서 금화나 보석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현장에 남겨져 있는 카드에 씌어 있던 ‘GODIVA’라는 글씨는 도둑의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그 괴도 고디바에게 도전하는 탐정 로이즈는 아이들의 영웅이다. 어느 날 린츠는 아버지의 유품인 성서 속에서 손으로 그린 오래된 지도를 발견한다. 그 후, 수습 신문기자인 마르콜리니에게서 “‘GODIVA’ 카드 뒤에는 풍차간 그림이 그려져 있어.”라는 극비 정보를 들은 린츠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도가 괴도 고디바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확신한다. 지도 뒷면에도 풍차간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린츠는 “괴도의 정보에 현상금!”을 내겠다는 탐정 로이즈에게 알리기 위해 편지를 보내는데……." 

 아이들이라면 누구나가 꿈꿔 보았을 것 같은 탐정을 소년 린츠는 친한 친구들을 속이면서까지 만나게 되고 지도와 관련된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실상과 다르게 탐정 로이즈는 처음 겉으로만 보여졌던 '선한' 탐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악당이며 괴도보다 더한 속물이었던 것이다.  

 로이즈는 고디바가 훔친 보물들을 자신이 가지기 위해 린츠의 지도를 훔쳐낸 뒤, 도둑맞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이민자였던 린츠를 놀리고 괴롭히던 고귀한 혈통의 두바이욜에 의해 거짓임이 드러난다. 거칠기 짝이 없는 두바이욜. 하지만 거칠다라는 표현정도로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흉폭하다. 로이즈를 대할 때의 태도에서는 정말 악랄하고 밉상이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아직 아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거 사건이 흐르면 흐를수록 두바이욜이 아이의 탈을 쓴 악마가 아닌가 의문이 들정도로 무섭다! 식칼로 사람을 찔러 살해하고, 낫을 휘둘러 소녀의 목을 베려고까지 했다. 식칼의 경우,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라고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두바이욜 역시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단지 자신들이 살인 용의자로 경찰의 추적에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안 소녀의 목을 낫으로 베어 죽이려고 하다니! 으아악! 이게 과연 아이들을 위한 책인걸까? 낫이 등장하는데?! 무엇보다 어른인 로이즈과 대등하게 몸싸움을 하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 두바이욜은 정말 아이가 맞는 걸까...   

 하지만 린츠는 두바이욜과 다르게 정의감도 있고 바르게 자란 아이다. 비교적 옳고 그름이 뚜렷하다. 단점이 있다면 소심하고 겁이 많다는 점이지만, 중요한 순간에서는 그런 모든 것을 잊고 용감하게 나서는 점이 참 늠름하다. 로이즈는 처음엔 무척이나 재주많고 유능한 탐정으로 나오더니 뒤로 갈수록 찌질하고 여자에 맥을 못추는 캐릭터로 변질되었다. 탐정에 대한 아이들의 고정관념을 뒤바꿔놓는 엄청난 캐릭터다. 반면 괴도로 나오는 고디바는 뒤에가서 마치 홍길동처럼 선을 위해 악을 행한 인물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범죄는 범죄. 도둑질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오츠이치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세계에서 힘의 상징인 두바이욜, 그리고 어른들의 세계에서 힘의 상징인 로이즈 그리고 그의 실질적인 배후는 정부이다. 권력과 힘에 의해 사회는 만들어지고 통치되어감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힘과 통치는 총이라는 물질에 투영되어 이야기 내내 등장한다. 아이들마저도 총을 들고 사람을 위협하고 협박한다. 트라시마코스의 강자의 이익이 곧 정의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만큼 힘은 사람은 물론이고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무서운 것이었다.  

 오츠이치는 총과 초콜릿을 통해 아주 쉽고 재미있게 진정한 정의는 무엇이며, 옳은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사회를 짊어 지고 나가야 할 어린이들에게 정말로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역시 '낫'이나 다소 선정적인 묘사로 과연 이것이 어느 정도 나이대의 어린이들부터 읽어야 할지 나로써는 전혀 감이 오질 않지만, 확실한건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과 함께 아이들의 기억에 남고 또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도저히 나의 사촌동생들에게는 아직 추천 할 수가 없다. 그 아이들이 조금 더 나이를 먹는다면 생각해보겠지만,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는 권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아무리 어른과 아이들을 위해 썼다해도 오츠이치는 오츠이치였던 것이다.   

 아이들도 같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하여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된다. 실제로 전혀 유치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 읽는 내내 이거 막장인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허무맹랑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아이들의 사고이며 아이들의 시선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황당한 점이 바로 동화의 가장 핵심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니 재미있기 그지없었다. 어찌나 웃으면서 봤던지! 항간에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내지 동화책도 있는 걸로 안다. 필자는 그런 책도 즐기는데, 이쪽 역시 그런 마음으로 본다면 무척이나 재밌고 즐겁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 된다.  

 일러스터도 괴기하면서 멋지고, 내용도 인물들도 아이들이 좋아하기에 딱 알맞았다. 새삼 느낀 것이지만, 나는 크게 뒷통수치거나 흠칫거리게 만드는 반전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소소하게 등장하는 반전들을 좋아함을 깨달았다. 충분히 오호!하면서 놀랄 수 있고 흥미롭게 다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데 소재가 되기도 하는 반전이 좋은 것이다. 끝에 크게 있던 반전 외에도 중간중간 여러가지 반전들이 쏙쏙 드러난다. 본격 미스터리나 추리물로써의 반전을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재밌게 읽으리라 생각된다. 필자는 이번책을 읽을 때, 반전이나 트릭을 풀기위해 끙끙 앓으면서 읽기보다는 아이들처럼 놀라고 웃고 분개하며 응원하면서 읽었다. 오랜만에 책 읽으면서 동심아닌 동심을 찾은 느낌이다.  

 그러고보면 난 어릴때 탐정놀이는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돋보기를 들고 햇빛을 비춰 종이를 태우거나 곤충을 태워본 적은 있어도 그걸 가지고 뭔가의 흔적을 찾아 돌아다닌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유일하게 흔적을 찾아 돌아다닌 것은 숨바꼭질 내지 개미들의 행동을 관찰할 때 정도였다. 술래잡기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런건 추리에 의해서라기보단 오히려 직관과 더 닮아있다. 우연한 경험에 의해 알게 된 사실, 즉 친구들이 주로 숨는 장소나 숨을 만한 장소를 알게 되고 그것이 각인되어 직관과 같이 작용한 것이다. 이건 논리적 추론과는 멀었다. 결국 나는 린츠나 두바이욜과 달리 단순한 놀이나 모험을 즐겨 했다는 것이다. 하긴 보통 아이들이 이렇게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을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그 압박을 견딜 수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두바이욜 같은 예리한 추리력을 지니는 것도 무리지 않을까. 그래서일까. 자신이 어릴적 해보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점이 아쉽지만 그 시절로 다신 돌아갈 수 없으니, 이렇게 책을 통해 아이들의 영민함과 모험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하지만 역시 오츠이치의 소설은 헛점을 찌르는데가 많다. 모험을 통해 풋풋하게 피어나는 우정은 기대하지 말아야한다. 보통 이런 큰 시련을 함께 겪고 나면 훈훈학 끝나야 하는데, 이거 참 색다르게 끝이 난다. 그리고 의례 우리는 노인공경이며 예의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두바이욜에 대해서만은 예외를 둬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멋진 탐정의 모습만 봐왔다면 로이즈 같이 푼수탐정도 새롭게 보이다 못해, 나중엔 나처럼 귀엽게 느껴질지도 모를일이다. 물론 아이들의 눈에보면 배신자로 밖에 보이지 않겠지만서도.  

 맞추려고 하면 맞추지 못할 반전도 아니고, 예상도 못했다는 그런 반전도 아니다. 마니아들이 보기에는 식상하다, 별로다라는 평을 내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반전 위주로 읽기보단 좀 더 흐름에 맡기고 스토리를 따라 읽다보면 나처럼 나중에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 트릭이나 반전, 등장인물의 의외성에 놀라고 웃고 화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츠이치 작품들은 아이들이 화자로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단연코 섬뜩함의 순위를 매긴다면 이 소설이 가장 하위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그림으로써 오는 많은 효과들은 그대로다. 개인적으로 오츠이치를 좋아했고, 이번 작품 역시 기대한 만큼, 혹은 그 이상의 재미를 맛보았다. 오츠이치의 차기작도 궁금함은 물론이고, 미스터리 랜드의 다른 작품까지도 어떠할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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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 2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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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속삭이는 자'의 모습은 2권에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펠터와 발견 된 아이의 눈동자 색이 다름을 눈치챈 밀라는 게블러에게 그 사실을 얘기하고, 그 아이가 사실은 세번째 아이가 아니라 네번째 아이임을 알게 된다. 이에 로시 경감은 사실을 실토한다. 펠터와 발견된 아이는 네번째 아이가 맞으며, 여섯번째 아이에 관한 단서를 제공하는 이에게 상금을 주겠다던 록포드의 부지 안에서 세번째 소녀와 함께 땅에 묻힌 20구가 넘는 젊은 남성들의 사체가 드러나면서 사건의 초점은 대부호인 록포드로 맞춰진다.  록포드는 혼수 상태로, 밀라는 자신이 아는 영매사를 통해 그가 이전에 만난 사람중 자신과 가장 닮은 사람인 '속삭이는 자'의 어렴풋한 상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베일에 휩싸여 있던 수사팀들의 비밀도 드러난다. 로사가 이 사건에 직접 연류되어 있으며 그녀가 납치까지 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거기다가 게블러에 의해 보리스는 혐의를 씌게 되어 취조를 받게 된다. 그렇게 팀원들이 와해 될 지경에 처한 그 때, 여섯번째 아동과 함께 범인이 밝혀진다. 하지만 그가 진정한 범인이 아님을 안 밀라는 계속해서 조사를 하고 게블러 박사와 그의 아들, 그리고 집을 나갔다던 부인의 실체가 밝혀진 뒤, 게블러 박사의 집에서 발견된 편지와 테이프로, 교도소에 수감된 신원불명자가 진정한 범인임을 알게 된다.  

 사이코패스처럼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기 힘들어 했던 밀라는 과거에 이 아동들처럼 납치된 적이 있었다. 그녀는 그 당시 왼쪽 팔에 골절상을 입었으며, 이번 아이들이 외동딸을 가진 부모들을 삼았던 것과 같이 자신 역시 외동딸이었다. 속삭이는 자가 그린 이 작품은 진정 누구를 위한 작품이었을까.  

 실제 있는 사건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수사 방법은 사건의 생생함은 물론이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역시 생생하게 다가오게 하였다. 사실적이고 정확한 묘사는 살인범의 잔학성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었으나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화자는 끊임없이 매 사건마다 살인 사건을 통해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였으며, 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였다. 예를 들면, 펠터가 일가족을 몰살한 고급 주택 단지의 경우, 이웃의 무관심에 의해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웃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사건의 양상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살인범들과 달리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위선적인 단면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살인자는 누구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사회를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펠터 사건을 통해 펠터가 살인을 했음에도, 여섯번째 아이를 구하기 위해 그를 살려야만하는 상황에서는 마치 펠터라는 악 여섯번째 아이를 구하는 선행을 행하는 것이 되는 기묘한 것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악이 선행을 하는 순간은 버먼과 로널드때도 있었다. '속삭이는 자'인 앨버트에 의해 버먼, 로널드라는 미래에 수많은 사람을 죽일 가능성이 농후한 연쇄 살인범이 제지된 것이다. 이는 살인을 하라고 속삭인자가 자신의 게임을 위해 미래의 연쇄 살인범들을 제거하는 결과, 즉 악이 선행을 베푼 결과가 나타난것이다. 이 얼마나 기괴한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 사건이 나아갈수록 방향은 알 수 없고, 답답함은 증가하는데 매번 놀라운 일의 연속이다. 빠른 전개와 복선 역시 괜찮다. 스토리 진행 방식은 게블러, 밀라, 편지, 범인, 피해자 등 화자를 밝히지 않고 진행하며 복선과 반전의 기틀을 형성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책 페이지 하단의 여백이 너무 많이 않았느냐는 것이다. 아래 여백을 줄였더라면 책이 좀 더 얇아지고 종이 낭비로 덜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분량상 분권은 했을 듯하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던 '속삭이는 자'. 범인이 누구인지, 사건이 어떻게 전개 될지 예측하려고 해도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사건들에 정신을 쏙 빼놓는다. 범인은 어느 정도 눈치챘었지만, 그 범인과 사건, 그리고 사건과 사건이 서로 얽혀있는 과정만큼은 놀라울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사회파 범죄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미국 법의학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 행동범죄에 관심있으신 분들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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