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 중
꼬마비.노마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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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닝도하고 머리 염색도 새로한 이탕을 처음 보고는 한참 동안 책장을 넘기고 나서도 다른 등장인물 인줄 알았다. 그리고 읽다가 1권에서 나온 이탕과 같은 인물이라는 것에 놀라서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노빈이라 부르는 사람과 송천 그리고 1권에서도 등장한 바 있는 이탕을 쫓는 형사가 나온다. 노빈은 이탕과 같이 법망을 피해 살아가는 범죄자를 처단할 수 있는 정의의 사도를 찾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선 이탕은 굳이 살인 증거를 없애려 하지 않아도 증거가 남지 않는 사람임과 동시에, 악질 범죄자를,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 찾아내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사람으로 그의 정의의 사도로 삼기엔 완벽그 자체였다. 송천은 그런 이탕을 만나기 전에 정의의 사도 일지도 모른다며 착각했던 사람인데, 2권은 이 송천이 저지르는 살인 사건과 경찰의 추척이야기가 주가 된다. 작가가 말했듯 1권의 붉은 색은 이탕의 단죄였고 2권의 파란색은 법치의 색과 닮아있었다.

 

 2권은 1권에서 죽어서 마땅한 사람이 있는가에 이어서, 죽어서 마땅한 사람은 누가 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묻는다. 그건 정말 누가 정할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이 사람은 죽어서 마땅하다고 그렇게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그렇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절대적인 선과 정의의 기준이 존재하는가? 그 선의 기준에 따라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그런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이 존재 할 수 있는가? 사람이 같은 사람의 생사 여부를 판결 내는 것이 합당한가?

 

 1권에서 이탕이 사람을 죽이고, 그가 당황하고 자책하는 모습을 본다. 하지만 막상 밝혀진 바에 의하면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이었고, 나 자신도 모르게 이탕의 편에 서서 어차피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이었다면, 굳이 이탕이 형사들에게 붙잡히지 않는다면 이대로 넘어가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마디로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이 있으며, 그런 사람들은 죽어서 마땅하다며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죽어서 마땅한 사람이 있는가? 송천을 보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그 역시 이탕처럼 자신의 감에 따라 불쾌하게 여겨지는, 사회의 악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을 살해하지만, 송천의 살인은 그저 단순한 연쇄 살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의감에 도취한 자기 만족적인 살인말이다. 아마 이렇게 느끼는 것은 이탕과 달리 송천 살해 후, 그 사람들이 진정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인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과 이탕, 노빈, 형사들의 일이 교차되서 벌어지면서 1권에서 들었던 생각에 차츰 의구심을 품게 된다. 정말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이 있는지, 그걸 결정하는 사람은 누군지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이 책의 파란색이 의미하는 바와 같은 법이 해야하는 일이다.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이 있는가의 여부는 결코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겨져선 안 된다. 하지만 어차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고, 사람의 손으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등장한 것이 법이다. 죄는 법으로 다스려야지, 죄를 죽음으로 되갚는 행위 즉, 살인은 결코 법이 아니다. 살인은 어쨌거나 살인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살며시 드는 의구심은 과연 법이 얼마나 정의를 구현 할 수 있느냐다. 이야기에선 형사는 무능력하며 범인을 찾는데 정치나 이익관계와 얽매여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도 하고 법을 집행 하는 사람으로서의 바람직한 모습 또한 보여주지 않는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이탕의 존재가 이상하게 합리화되어버린다. 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니까 그런 법을 대신 해 신과 닮은 완벽한 정의가 등장 해 죽음으로서 죄를 지은 사람을 다스린다는 그런 설정말이다. 이것은 마치 '데스노트'라는 만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데스노트는 주인공 라이토가 이름과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을 데스노트에 적으면 죽는다는 설정을 통해 범죄자들을 하나씩 처단해나가는 내용인데, 이탕 같은 경우 노트라는 물체를 매개로 하여 정의 구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만으로 죄인을 색출 해 처단을 한다. 이쪽이 오히려 더 신의 무엇과 닮아 있지 않은가? 게다가 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관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인데, 범죄자들만 알아차리는 그러한 감이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그러한 능력의 하나인가? 무엇보다 증거가 남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신을 처벌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탕 역시 처벌 할 수 없게 만든다. 신과 같은 절대적인 힘인 것이다.

 

 그렇다해서 이탕이 신인 것은 아니다. 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신의 사자도 대리인도 아니다. 그는 그냥 일개 사람일 뿐이다. 어쩌면 이러한 걸 능력이라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겐 그저 조금 특별한, 기묘한 일이 계속 반복되는 그런 행운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라다도 생각하지 않으면 이탕의 능력은 무엇이 되는가? 증거가 없는 살인행위는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점에 대해서는 3권에도 또 이야기가 이어질거라 생각된다. 과연 이탕은 어떻게 될까. 이야기의 결말이 너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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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ㅇ난감 - 상
꼬마비.노마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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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이 읽어내렸다. 귀여운 작화와는 다르게 서스펜스가 강한 작품이다.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극화체는 섬뜩하게 만들기도 했는데, 그런 극화체로 이 이야기를 진행시켰더라면 틀림없이 이렇게 재밌게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극화체는 너무 부담스러우니까. 공포물이라도 시종일관 극화체는 잘 읽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귀엽고 산뜻한 편이 더 공포나 스릴감을 배가시킨다고 할까. 무엇보다 네컷 만화인데, 개그물도 아니고 일상물도 아닌, 이런 스릴러 물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정말이지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가볍고 별 내용 없다고 생각했던 네 컷 만화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아저씨, 뭔가 죽어 마땅한 짓 한 적 있지 않아요?"라고 시작하는 '살인자ㅇ난감' 이야기는 앞으로의 전개 내용과 결말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컷은 웬 엄지손가락 한마디에 머리카락과 눈, 코 입을 그리고 팔고 다리를 붙인, 영국 SF드라마 닥터후에서나 봤던 외계인의 형태를 띈 귀여운 인간의 형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도 프롤로그와 달리 심각하지 않고, 어느 정도 공감 할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의 이뤄질 수 없는 희망사항의 몇 사례를 보여준다. 말 그대로 꿈과 같은 이야기. 그리고 주인공 이탕은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다가 들키지 않으면 된다며 자기 합리화하지만, 유일한 목격자였던 맹인은 사실 한 쪽 눈으로 모든 사건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맹인은 이탕에게 매달 백만원의 돈을 요구하고, 이탕은 그 맹인마저 죽이게 된다. 이렇게 사건은 계속 꼬이게 된다.

 

 하지만 신기한 건, 알고 보니 자신이 지금까지 죽인 두 사람 모두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망치로 때려죽인 중년 아저씨의 경우 연쇄 살인범이었고, 맹인 여자는 자신의 부모를 살아 생전에 괴롭힌 걸로 모자라 보험금을 노리고 죽인 후 마당에 묻어버린 최악의 인간이었다. 결국 이탕은 사회의 쓰레기나 다름 없는 인간들을 죽인 것이다. 하지만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절묘하지 않은가? 어떻게 죽이는 사람마다 딱 딱 맞춰서 '죽어서 마땅한 사람들'일까. 그리고 이어진 세번째 살인에서 이탕은 두 명의 학생을 벽돌로 쳐 죽이게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아이들 역시 한 여중생을 강간하고 자살로 몰아넣은 자들로, 법의 심판을 피해 범죄 후에도 평소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자들이었다.

 

 이상하다. 이렇게 우연히 계속 될 수 있는가? 자백을 하러 경찰서에 들렀던 이탕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죽어도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안도하며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우연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탕이 살인을 저지른 후, 그 어떤 증거도 현장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쇄 살인범인 중년 아저씨 살해시 사용 된 망치는 맹인 여자가 협박용으로 들고 갔었고, 맹인 여자 살해 후 다시 가져온 망치와 벽돌은 소매치기에게 도둑맞는다. 어떻게 살인을 저지르고 별다르게 감추려고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모든 증거들이 소실되는 것일까. 이것도 우연일까? 마치 죄가 있는 사람은 살해됨으로써 그 죗값을 치르는게 당연하다는 것 같이 들리지 않은가.

 

 이 작품을 읽고 나면 멍해진다. 리뷰를 적고 있는 지금도 이 이야기에 대해서 나는 뭐라 말하면 좋을까, 어떤 의견을 가져야 하나 끊임없이 자문하게 된다. 책에서는 "살인은 절대적 죄가 될 지언정 그 대가로 죽음이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 살인은 죄다. 분명 살인을 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 벌이 죽음이 되고 죽음으로써 살인한 것에 대해서 용서나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죽으면 도대체 뭐가 남는데? 이미 죽은 사람은 되돌아오지 않고, 그 죽은 사람들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는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 끊임없이 괴롭힐텐데. 추측이지만 이 구절에서 알 수 있는 건 이탕이 한 일에 대한 작가의 시선과 입장인 동시에 곧 결말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살인 후 증거가 없어서 잡히지 않는다하여도, 그 사람이 죽어도 마땅한 사람이라 하여도, 죽음으로써 그 사람에게 그 죄에 대한 죗값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죽음은 아무 것도 이뤄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죽어서 마땅한 사람은 있는가? 다음권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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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로스트 Moon Lost 2 문로스트 2
호시노 유키노부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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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1권에서 이어진다. 목성의 위성 에우로파를 달 대신 지구의 위성으로 삼기 위해 착수하는 과정 중에 에우로파에 살고 있는 미지의 생명체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류를 위해 에우로파를 지구의 위성으로 삼는 계획은 계속된다. 목성의 제 1위성인 이우의 파괴로 생긴 중력장을 이용해 목성과 에우로파의 인력을 끊어내겠다는 계획은 불안불안하지만 결국 성공하게 된다. 여기서 인상 깊었던 건 달 파괴로도 모자라 에우로파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위성인 이우마저 인류의 손을 파괴해나가는 모습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것도 불사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어쨌든 에우로파를 목성의 궤도에서 끊어낸 인류에게는 아직 몇 가지의 시련이 더 남았다. 그것은 에우로파가 지구권에 도달하기까지 목성과 화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한 차례의 궤도 수정과  화성 부근에서도 한 차례의 궤도 수정이다. 즉 에우로파를 목성으로부터 떼어낸다 하여 그 위성이 지구 궤도로 자연히 안착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 해 에우로파 계획 실시 전부터 유럽과 마찰을 빚고 있었으며, 이는 남은 두 차례의 궤도 수정 과정 중에서 첨예하게 드러난다. 인류의 존속과 생사가 달린 문제에서까지 정치가 끼어들어 분쟁이 되다니, 인간이란 어디까지 떨어져야 참모습에 가까워 질 수 있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미국에서 파견한 스파이들은 인류의 안전은 뒷전이고 일단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에우로파를 파괴하려 한다. 하지만 에우로파가 파괴되면 15년 전 달이 파괴되었을 때 원인이 되었던 소행성과 같은 규모의 파편들이 지구로 떨어지면서 재앙을 면치 못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헛소리라며 믿지 않고 가까스로 에우로파 폭파를 저지하지만 스탈리온 선장이 총을 맞아 부상을 입게 되고, 선체는 파괴되어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스탈리온 선장은 미국사람으로, 주디트는 그를 스파이로 의심했었다. 스탈리온은 죽기 전에 미국이 벌인 계획에 긍지를 잃었고 그래서 유럽우주기관(ESA) 작전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딸을 부탁한다고 말한다.

 일부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주디트는 포기하지 않고 에우로파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리고 마지막 궤도 수정에 있어서 소행성 파괴 작전부터 에우로파 작전까지, 그 모든 작전의 핵심 수뇌였던 프로스트 박사는 에우로파 궤도를 수정하며 장렬히 사망한다. 우주 바깥쪽에는 더 고차원의 우주가 존재해 자신이 죽으면 그 고차원의 주민들과 만날 거라고 말하는 프로스트 박사의 말은 그의 죽음이 헛된 것이 아니며 그는 영원히 이 우주에 살아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윤회설과는 좀 다르다. 이 우주에서 죽어도 다른 우주에서 또 살아간다는, 죽든 살든 우리 모두는 우주의 권속 하에 있다는 것을 말하는 듯 했다.

 미국의 계획은 저지되고 안전히 지구 궤도에 에우로파는 올라서게 되고 에우로파에 있던 생명체들도 무사히 살아남는다. 이렇게 달을 잃어버리고 혼란에 빠졌던 지구는 다시 한 번 인류의 손으로 태어난다. 인류를 위한다는 목적 하에 파괴만 일삼았던 과거를 뒤로하고 맞는 이 결말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인류 성공 신화로 이해해야만 하는 것일까. 인류는 파괴를 일삼지만 결국 그 파괴로 또 새로운 미래를 맞이한다는 식의 결론은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다. 물론 인류의 뛰어난 과학 기술을 언제나 놀랍다. 또 일부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마음이 곱고 지구와 우주의 안녕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결말이 시사하는 바는 이게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기적이면서도 우주의 안녕을 바라는 모순된 두 마음이 공종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타협을 할 수 밖에 없고, 결말 또한 인류는 비록 과거에 죄를 저질렀지만 이러한 역사를 통해 반성을 한다라는 식의 마무리도 가능한 것이다. 애초에 인류가 살아남지 않으면 역사를 되돌아보며 반성 할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이니까.

 SF라 하면 인류에게 경각심을 주는 동시에 또 이겨낼 희망도 주는 장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호시노 노부유키는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멋지게 재구성했다 생각된다. 하지만 2권으로 끝내기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달과는 아무래도 사뭇 조건이 다른 에우로파가 지구의 위성으로 오면서 일어났을 변화는 정말 하나도 없을까? 게다가 위성을 두 개나 잃게 된 목성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을까? 그리고 위성을 잃은 목성으로 인해 태양계에는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게 될까? 그 뒷 이야기들이 궁금하지만, 달을 잃어버린 인류의 장대한 서사는 여기서 마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호시노 노부유키의 문 로스트. 과연 우리 인류는 달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언젠가 일어날지 모를 미래의 일을 상상하며 다음작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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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로스트 Moon Lost 1 문로스트 1
호시노 유키노부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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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시노 유키노부는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라는 책으로 처음 만났다. 지인의 추천으로 사 놓고도 어쩐지 어려울 것 같고, SF라 무거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미뤄오다가 얼마 전에 문득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렵지도 그렇다고 무턱대고 무겁지도 않았다. 스릴과 서스펜스를 간직한 채 마치 현실과 같은 SF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작가의 스토리텔링과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놀란 것이다.

 <문로스트>는 일찍이 쥬라기 시대 공룡을 멸망시켰다던 것보다 100배 이상의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로 접근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소행성의 접근으로 지구 사상 최대의 위기에 맞서 디안느 클로렐 선장을 필두로 여러 과학자들이 달로 향한다. 그들이 세운 작전은 극소형의 블랙홀 즉, 나노 블랙홀로 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 소행성의 궤도를 수정해 지구와의 충돌하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다행히 나노 블랙홀은 성공적으로 생성 되었고 소행성 저지도 성공했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나노 블랙홀은 달을 집어삼킨다. 인류는 지구의 영원한 반려였던 달을 잃어버린 것이다. (여기서 제목의 문로스트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어쨌든 달을 잃어버린 것까지는 좋다. 문제는 달을 잃어버림으로써 지구에 닥쳐온 재앙이었다. 극점이 이동하면서 날씨가 뒤바뀌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저지대는 물에 잠긴다. 뿐만 아니라 끈임없이 암석의 파편들이 지구로 떨어진다. 이렇게 극심한 기후변화와 끔찍한 환경 속에서 지구 생명체의 존속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되고, 달 대신 지구의 위성을 대신 할 또 다른 행성을 끌어오기 위해 선택 된 것이 목성의 제 2 위성인 에우로파다. 디안느 클로렐 선장의 딸인 주디트 클로렐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달을 부숴놓고 이제는 그 부숴놓은 달을 대신할 또 다른 위성을 찾아 또 다른 행성과의 균형을 부스러가는 것이었다.

 나노 블랙홀과 중력장을 이용한 기술로 목성의 중력으로부터 에우로파를 끊어내기 위해 작업하던  과정 중에 많은 선원들을 잃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위성 에우로파의 얼음으로 덮힌 바다 심해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들은 광활한 우주 가운데 만난 미지의 심해 생물에 감동을 느끼며 눈물을 흘린다. 이건 외계 물체를 만나 감격했다는 그런 느낌보다는, 이 한치 앞을 넘볼 수 없는 우주 가운데서 생명체를 만나고 그 생명의 신비를 느낌에 감동했다는 것이 더 옳을 듯 하다.

 에우로파를 움직이는 계획은 이 미지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류를 위해 무고한 이 생태계의 생물들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 정당한지 묻는다. 에우로파 대신 다른 행성을 이용해 지구의 위성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기각되고 결국 에우로파를 지구의 위성으로 삼을 계획에 착수하면서 1권은 끝이 난다. 새로운 생명의 동반자로써 안전하게 지구의 궤도로 옮겨놓고 싶다고 말하는 주디트. 과연 그녀의 소원은 무사히 이루어 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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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抱天) 3막
유승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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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 3권의 시작은 을사사화와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한다. 동호직필(동호의 곧은 붓이란 말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을 바르게 기록한다는 뜻)의 안명세가 명종 때 이기, 정순붕이 을사사화를 일으킨 사실을 상세히 시정기에 적어 사형당한 일이다.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사실만을 기록한 그의 모습에 문인으로서의 참다운 자세가 느껴져 감상에 빠졌었다. 자신이 만약 저런 상황이었더라면 안명세처럼 행동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의 대단함은 더욱 더 빛났다. 
 

 이어서 이야기는 토정 이지함을 찾아가 머물게 되고, 언제나 그렇듯 점판을 벌린다. 그리고 그 점판에서 떡 할머니의 아들 한호를 만나게 되는데 그가 유명한 석봉이었다. 알고 보니 그 떡써는 할머니는 익히 유명한 그 일화 속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점판이 유명해지자 부탁해온 유생들의 점을 보아주면서, 남북 북단, 빈국이 따로 없는 북한의 김씨왕조의 이야기, 물을 사먹는 현대의 태평성대를 예언을 통해 풍자한다.

 함순명을 만나 점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치게 된 이시경은 미래 영의정에 오를 사람을 세명이나 만나게 된다. 이후 정가의 수족인 최양선이 이시경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찾아오지만 이시경은 이를 거절한다.

 화담선생, 서경덕의 기일도 잊어먹고 지나가려 했던 이시경은 그때서야 자기가 정가를 도와 하려고 했던 일의 부끄러움을 깨닫고, 토정 이지함을 비롯해 스승님의 기일에 모인 사람들에게 최양선이 흘린 기습정보를 흘린다. 그리고 이를 듣고 있던 김복손 포교에게 이시경은 잡히게 되고, 이번에는 김복손 포교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길을 떠난다.

 하지만 그런 그의 뒤를 쫓는 자가 또 있었으니, 그는 바로 일전에 나온 고도리. 이 자가 온 몸에 화상을 입고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또 이렇게 나타나 이시경의 뒤를 끈질기게 쫒는다. 안나오길 바랐건만.

 어쨌든 이시경은 이이제이(오랑캐로 오랑캐를 무찌른다는 뜻으로, 한 세력을 이용하여 다른 세력을 제어함을 이르는 말.)라 불리는 방법을 적절히 이용하는데, 적인 최양선을 이용해 자신을 추적하는 포교 김복손을 방해한다. 김복손의 추적에 혼란을 주기 위해 둘로 갈라선 이시경과 초희는 음성에서 보기로 하였는데, 그 중간에 또 의적을 명분과 실리라는 말로 꾀어낸다. 두번째 이이제이인 것이다.

 1,2권에서도 그랬지만, 주요 인물에 대해선 따로 사전식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 이야기의 사실성을 더하고 미처 다루지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주는 점이 좋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사실성으로 인해 이 만화가 픽션인지 아닌지 더 헷깔리게 할 정도다. 이런 재기 넘치는 점쟁이가 정말 있었던 것은 아닐까?  

 포천 4막. 또 언제 만나 볼 수 있을까. 이시경과 초희는 무사히 추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스승 전우치를 만나 정도령의 거사를 어떻게 막을까? 4권 역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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