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길의 아폴론 3
코다마 유키 글.그림,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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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부치의 생일이기도 한 크리스마스. 니시마 카오루는 리츠코에게 메리크리스마스라는 말과 함께 가벼운 입맞춤을 한다. 하지만 리츠코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 아닌가! 거기다가 자신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숙모와 그의 딸로 인해 니시마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집이 있어도 머물 곳이 없는 사람도 있거든?!" (p28)

괜히 카와부치에게 화를 내고 이런 얘기를 하는 자신을 니시마는 알 수 없었다. "이 녀석한테 질투를 느끼고 있는 걸까? 내가 아무리 바라고 바라도 닿을 수 없는 것이 이 녀석 손 안에 있으니까.(p29)

자신과 다르게 행복한 가족과 리츠코의 마음도 가지고 있는 카와부치를 니시마는 질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자신이 알고 있던 카와부치는 진짜 카와부치가 아니었다는 것. 카와부치는 니시마를 성당으로 데려가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보여준다. 마치 천사와 같은 카와부치. 그는 사실 혼혈이었던 것이다. "도련님. 나도 집에서 머물 곳이 없는 인간인기라. 아주 오래전부터-" (p40)

"지금 언뜻 떠들썩한 게 즐거워 보여도 가끔씩 생각하는 기다. 내가 정말 여기에 있어도 되나 하고 말이데이-" (p66)

카와부치의 이야기를 듣고 니시마는 눈물을 보인다. "부끄럽다 내가. 이 녀석은 전부 다 갖고 있다고 멋대로 생각하고는 조금 전같이 큰소리나 내고-"(p68)

제일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니시마가 카와부치를 "센타로"라고 이름으로 부르는 장면이였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센타로 역시 "카오루"라고 이름으로 대답하는데, 가슴이 찡하던!

하지만 종이컵 전화기로 리츠코에게 차인 니시마는 합주를 하러 방학 내내 오지 않는다. 리츠코는 자신때문에 오지 않자 슬퍼하고 센타로는 어떻게든 카오루를 합주로 데려오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그를 데려오기 위해 집으로 찾아갔다가 우연히 그의 가정사를 듣게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했고, 어머니는 도쿄에 일하고 계시다는 말을.

봄방학을 맞아 니시마는 어머니를 만나러 도쿄로 가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센타로가 같이 가게 되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일하는 장소로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둘은 준이 형을 만나러 가지만, 이게 어찌된 일인지 준이 형도 한달 째 행방불명이라 한다. 거기다가 준이형 앞으로 유카리라는 이름의 편지를 카오루는 발견하게 되는데, 센타로가 좋아하는 그 여성인지 의심스러워한다. 어찌되었든 둘은 그 하숙집에서 어찌어찌 하루를 잘 보내는데, "연애랑은 다르게 우정은 평생 가는 거거든."(p171) 라는 말을 듣게 된 두 사람. 아. 청춘이로구나. 하지만 둘이 가끔 미묘한 컷을 보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망상이 피어나서 곤란하다. 이러면 안 돼! 둘은 우정이라고?!
여하튼, 술이 떡이 된 니시마가 자면서 리츠코의 이름을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그걸 센타로는 어떻게 해석했을까. 눈치 챈걸까? 하지만 리츠코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인줄은 꿈에도 모르겠지. 이 둔감한 녀석!

여러모로 이번 권은 가슴아픈 가정사가 많았다. 지금까지의 카와부치 행동이 이해되고, 카오루의 경우 일대의 변화를 불러일으킬만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어머니는 어떨까? 엄청난 미인일 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일하시는 곳도 그렇고. 카오루의 얼굴만 봐도 어머니가 미인이지 않고서야..) 다음권에는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까. 4권도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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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서유요원전 대당편 4 만화 서유요원전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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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세민의 암살에 실패한 홍해아. 그리고 말을 이용해 홍해아를 구하고 궁을 한바탕 뒤엎어 놓은 오공은 끈질긴 이적의 추격에도 일단 무사히 달아난다. 물론 황비공의 메뚜기떼 도움도 당연히 도움이 되었다. 도성 한복판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 그 장면에서 어찌나 통쾌하고 속도감 넘치던지! 이것이 그 유명한 현무문의 변이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3권에서 활약한 바 있는 자용부인이 알려준 비밀통로를 통해 도망갈 속셈이었으나 이것을 다 눈치 챈 이세민이 그쪽으로 군사를 보낸다. 게다가 앞에는 자용부인과 나타태자가 버티고 있으니, 다친 홍해아를 이고 탈출하기엔 오공에게 버거워보인다. 하지만 자용부인이 비밀통로를 무너뜨리고 이세민을 유혹하여 암살하려고 하자, 이를 본 나타태자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의 어미를 죽인다. 위징과 싸우던 오공은 황포의 등장으로 더 궁지에 몰리고, 자용부인은 죽기전 비밀통로와 삼라전을 완전히 무너뜨리나 오공은 홍해아를 엎고 무사히 탈출한다. 한편 나타태자 역시 어머니와 함께 죽을 생각이었으나 요물, 음도녀가 그를 밖으로 구출해낸다. 하지만 탈출한 나타태자는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이 모두 오공 탓이라며 그를 추격하나 결국 죽게 된다.

이렇게 위기가 넘어가는 듯 싶더니, 이번엔 관군에 의해 포위당한 오공은 죽을 위기에 처하나 돌궐의 대군의 공격이 있어 군이 철수하고 오공은 살아남게 된다.이 얼마나 놀라운 우연인가! 하여튼 오공은 정말이지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는 것이다.

한편 홍해아는 자신의 암살이 실패한 것이 현장이 밀고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는 이후 홍해아가 삼장을 죽이려는 이유가 되면서 오공과 반복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볼 수 있다. 게다가 삼장은 묘한 꿈을 꾸는데, 이것이 과연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지, 지켜봐야 될 듯 하다.

이리하여 오행산의 장이 끝나고 반사령의 장이 시작된다.

양사도의 편에 서서 싸우던 오공은 그것이 농민들을 더 힘들게 할 뿐이며 양사도에게는 당을 뒤엎을 힘이 없음을 알고 떠난다.

역술가는 천축으로 떠나는 현장에게 출발할 땐 현장 혼자지만 도착할땐 4명일 거라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익히 하는 오공과 팔계, 오정이 등장하여 다 함께 천축에 도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럼 오정과 팔계는 언제쯤 등장할까. 또 천축이란 곳은 도대체 어디일까.

여하튼 오공은 돌궐에게 쫒기던 이랑을 구하게 되고 같이 반사령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벌레부리는 요녀들과 엮기게 된다. 그리고 백안도인의 계략으로 반사령에는 피바람이 불고, 남장여자였던 이랑의 정체가 백안도인이 이끄는 황화촌 사람들이 쳐들어옴과 동시에 밝혀지면서 오해를 받게 된다. 하지만 황화촌 사람들도 메뚜기떼가 요녀들에 의한 것이라는 백안도인의 말에 요녀들을 죽이려한 것으로 오해일 뿐이었다. 과연 이후 일은 어떻게 될 것인가. 5권에서 이야기는 계속 된다.

여기서 잠깐 오능이 등장하는데, 정말.... 미네쿠라 카즈야님의 최유기와는 딴판인 돼지상에 호색한 화상(중)이 등장한다. 현장도 같은 화상인데 어찌나 이리 다른지 경악할 지경. 여튼 이 푼수같은 오능의 활약도 은근 기대된다. 그치만 그 돼지상은 도저히 익숙해질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그럼 5권에서 반사령의 장을 마저 봐야겠다. 어떻게 결말이 날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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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의 아폴론 1
코다마 유키 글.그림,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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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여름. 큐슈의 한 학교로 전학 온 예쁘장한 도련님(안경벗으면 '이쁘다'소리까지 나오는 미소년이다.) 니시마 카오루는 같은 반 문제아인 카와부치 센타로와 그리고 같은 반 학급 위원인 무카에 리츠코와 친해진다. 리츠코의 아버님이 운영하는 레코드 가게의 숨겨진 방에서 카와부치가 드럼 치는 것을 듣고 온 몸이 흥겨울 정도로 반한 카오루는, 자기가 클래식 피아노 밖에 못 친다고 무시한 카와부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리츠코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재즈 피아노 연습을 틈틈이 한다. 틈틈이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숙모네 얹혀 살고 있기 때문. 바다를 나간 아버지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카오루의 모습과 밉상스런 숙모나 그 딸의 모습에 울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가정사를 잊게 만들만큼 카와부치와 리츠코와 보내는 날이 즐거워진다. 그리고 얼떨결에 참가하게 된 합주. 엉만진창에 마음대로 쳤지만 연주하면서 카오루는 이렇게 느낀다.

"아무렇게나 맞춘 화음. 아무렇게나 치는 멜로디.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한 음 한 음이 그대로 몸에 와 닿는게 즐겁다. 처음이야 이런 감각은-"(p137)

이마에 반창고 하나 떡하니 붙이고 즐겁게 웃으며 피아노 치는 카오루의 모습을 보니, 내가 다 즐거워짐과 함께 어쩐지 마음이 찡해지는 것이 감동이 일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그 때마다 피아노가 카오루에게 얼마나 많음 힘이 되어 주었을까. 그런데 이렇게 다른 사람과 합주하면서 그 즐거움이 배가 되다니. 이 부분에서 감동하지 않을이가 누가 있을까. 게다가 재즈를 연주하는 그 즐거움은 활자로도 느껴져서 재즈란 과연 어떤 것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책과 함께 음악 씨디도 들어 있어서 같이 들어볼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그렇게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카오루는 리츠코와 도서관 데이트를 위해 나서지만 리츠코와 같이 온 카와부치와 함께 셋이서 도서관이 아닌 바다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배를 타며 놀다가 이상한 곳에 배를 정착시키게 되고 거기서 카와부치는 불량배로부터 위협을 받던 미모의 한 여인을 구하게 되는데, 카와부치의 표정을 보니 이미 반한 듯 하다. 하지만 리츠코는 카와부치를 좋아하는 듯 하고, 카오루는 리츠로를 좋아하는데...

재즈와 함께 엇갈리는 청춘의 마음을 여름 특유의 향기가 짙게 감각적으로 표현한 언덕길의 아폴론 1권. 도대체 마지막에 등장한 그 미모의 여인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서 2권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아직까지 표제인 <언덕길의 아폴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여러번의 전학으로 싫었던 학교가 언덕에 위치해서 더 싫어진 카오루. 그가 카와부치와 리츠코 그리고 '재즈'를 만나면서 좋아지려는 걸까. 학교 자체가 좋아지기 보다는 삶 자체가 즐거워질 것 같아서 기대된다.

이전에 읽은 <모베러 블루스>도 그렇고, 재즈는 그렇게나 매력적인 걸까. 사실 재즈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어서, 거의 문외한에 가까운데 막상 책에서 나오는 것보다 즐겁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도 있어서 쉽사리 찾아 듣기도 꺼려진다. (찾아듣는게 전혀 귀찮지 않다면 그것도 거짓말이겠다만서도.) 하지만 확실한 건, 재즈도 책에 옮겨놓은 재즈도 분명 즐겁고 재밌다는 것. 열정으로 넘친다는 것 정도는 알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슴 설레게 한다. 청춘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는데, 거기다가 재즈라니! 하지만 청춘은 단순히 어린 나이대를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청춘이란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무언가를, '재즈'를 열정을 가지고 하는 그 모습 자체가 '청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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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드롭스 8
우니타 유미 지음, 양수현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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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이지 이번권은 압권이다! 사실 7권부터 설마, 하면서 나도 의심해왔는데, 정말 린이 다이키치를 좋아하는 것이었다! 특히 이번 8권에서 그 마음을 확실히 하게 되었다. 린에게 감정이입에서 푹 빠져서 읽었더니, 어느 새 나도 다이키치!, 를 외치고 있었다. 아니, 린에게 감정이입 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다이키치를 왜치고 있었을지도. 왜냐면 코우키랑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 린을 보면서, '차라리 다이키치랑 잘 되면 안 되나'라는 말을 중얼거렸던 것이다.

여하튼 이번 8권에서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이야기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카가 린의 친 엄마인 만화과 요시이 마사코를 만나러 간 7권의 끝부분에 이어서 계속 되는데, 솔직히 나는 이 마사코라는 사람의 심정을 도저히 모르겠다. 그야말로 밉상이랄까. 자기가 책임질 수 없다면, 그렇게 아이를 제외한 자기 일이 중요하다면, 왜 린을 낳은 건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행히도 다이키치랑 린이 살게 되면서, 린이 바르고 이쁘게 커서 괜찮지만, 이건 너무 결과론적이잖아. 게다가 자기가 버린 딸 앞에서 다른 딸 아이를 안는 장면을 보여주는 건, 아니 그전에 배가 불러왔는데도 만나는 건, 너무 아니잖아, 라고 나 역시 다이키치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런 감정도 없는 린을 보며, 마사코는 린에게 정말 아무런 영향도 지니지 못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인데도, 꽤 슬픈 이야기. 그렇지만 마사코씨가 불쌍하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사실 자기 일을 하고 싶어하는 마사코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신중했어야하는게 아닐까. 아이의 일이 자기 일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엄마로써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모습을 본 린은 마사코가 자신의 엄마임을 실감하고 마사코는 눈물을 흘린다. 과거에 자신에게도 똑같은 노래를 불러주었던 마사코, 아니 엄마. 어쩐지 코끝이 찡해졌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린이 엄마를 만나서 더 좋았던 점은 "신기하게도 마음속에 강하고 깊게 와 닿은 것은 처.음.으.로. 만.난. 엄.마. 보다 지금까지 쭉 키워준 다이키치의 존재였다.(p17-18)"라는 부분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낀건 나뿐일까. 정말 마음 속 깊이 린에게 와닿는 사람은 혈육인 엄마보다도 옆에서 쭉 자신을 지켜준 다이키치였던 것이다.

한편, 우리 미인 어머니인 코우키의 어머님이 재혼을 하려고 한다. 그러자 코우키는 '여자인 엄마'를 똑바로 볼 수 없었다며 집을 뛰쳐나오고 고민에 빠진다. 더불어 재혼 소식에 다이키치까지 풀이 죽는데 이 모습이 린은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다이키치와 자신의 촌수를 계산해보며, 자신과 다이키치가 안 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그야 이모와 조카 사이니까. 하지만 다이키치에게 이불을 덮어주면서 다이키치의 냄새를 맡아보고는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알게 된다. 침대 위에 엎드린 린의 뒷모습을 보니 린의 복잡한 감정과 마음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그리고 자신이외의 사람이 다이키치의 노후(노후라는 표현 정말 싫다ㅠㅠ)를 돌봐 줄 생각을 하니 싫을 것 같고, 다이키치랑 함께 있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느꼈던 과거 일을 떠올리면서, 코우키의 엄마한테도 질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히 딸 같은 입장에서 다이키치를 생각해왔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학교 남자애들을 봐도, 다른 애들이 멋있다는 애들을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 건 다이키치 때문인지, 연애에 흥미 없었는데 왜 이렇게 되어버린건지, 린은 알 수 없었다. '아버지'로서 자신을 아껴주는 다이키치를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과는 모순된 생각에 린은 싫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매일 다이키치의 식사를 차려서 같이 먹고 빨래도 하고. 내가 이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만큼 즐거운 생활도 없겠지. 바.라.면. 전부 없어질 테지만..."(p76-77) 바라면 전부 없어진다니. 하아. 정말 절망스럽고 우울해진다. 그러나! 여기서 린은 쳐지지 않는다. 학교에서 마련한 자리를 통해, 보육교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되도록이면 다이키치 가까이에서 다이키치의 노후를 돌봐주고 싶다는 말을 코우키에게 하면서. (여기서 또 노후..!) 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살짝 부끄러운 듯 예쁘게 웃는 린의 모습에,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건 코우키뿐만이 아니겠지. 아, 다이키치가 이걸 언제쯤 눈치채련가! 아니, 눈치채도 곤란한가.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알게 된 린은 코우키를 만나러 온 아카리 선배에게 자신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며 얼떨결에 단언하게 되고 코우키는 누구냐며 묻는다. 하지만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그냥 둘러댄 거라며 말을 바꾸지만 같은 반의 야스하라가 같이 영화를 보러갔다가 그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또 다시 말하게 된다. 이것을 우연히 듣게 된 코우키는 정말 누구냐며 또 다시 묻고, 여러가지 질문을 하며 추궁한다. 결혼 안 한 어른이냐며 추궁하는 순간 등장한 다이키치를 보고 린이 고개를 숙이며 얼굴이 빨개지자, 코우키는 눈치챈다. '잘 되기 힘들 것 같다.', '어른', '결혼 안 했다.', '보육원이나 유치원에서 일하고 싶어.'라는 지금까지의 린의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설마,를 외치며 집으로 향하는데...... 미안, 코우키. 네가 린을 좋아하는 건 알지만, 이미 린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단다. 그러게, 널 향한 린의 마음이 식기 전에 잡았어야지!,랄까. 코우키는 솔직히 너무 애같다. 물론 귀엽지만, 이미 린은 다이키치의 매력에 퐁당.

9권을 어찌기다린다.... 얼른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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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와 선배의 이야기 : 두 번째 이야기 나와 그녀와 시리즈 2
토지츠키 하지메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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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와 선생의 이야기>에 이어 <나와 그녀 시리즈> 2탄인 <나와 그녀와 선배의 이야기>.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주술 이야기는 여기서도 계속 된다.

여기서 '나'는 <나와 그녀와 선생의 이야기>에 나왔던 '스즈키 카즈오'다. 그리고 '그녀'는 무녀인 '코바야시 메이사'. 그리고 '선배'는 '나카무라 칸'. 그러니까 이번 이야기는 스즈키의 과거 이야기가 된다.

인간 액받이로 자신의 누이가 죽게 될 것임을 알게 된 스즈키는 그녀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기 위해 방법을 찾던 중 나카무라와 만난다. 그는 스즈키에게 스즈키의 누이가 받을 액받이를 자신이 절반 받겠다고 제안하면서 나와 선배, 그리고 선배의 친구인 그녀가 얽히게 된다.

선배는 살아생전 영험한 힘을 지닌 스님의 시체가 조각조각 잘려져 여러 곳에 묻혀 있다는 것을 알고 찾고 있었다. 그 시체를 가지고 있으면 주술을 쓸 수 있는데, 왼손만 가지고 있던 선배는 그 주술의 힘을 완성시키기 위해 스님의 시체 전부를 찾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선배는 스즈키에게 말하곤 한다. 만약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너의 누이에게도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이 집과 요이치로(여우)를 네게 주겠다고.

1권에 나왔던 <나와 그녀의 선생의 이야기>에 나온 집에 스즈키가 어떻게 살게 되었는지는 여기서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그가 주술의 힘을 믿고 자신의 누이를 되살려고 노력했는지도. 하지만 여전히 미스터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누이는 죽었지만 선배는 죽지 않았다. 그건 어떻게 된 일일까? 그리고 살아있다면 지금 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왜 그는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 시체를 전부다 찾았으면 그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는 그가 아니게 되는 걸까?

게다가 나는 2권을 읽었는데도 아직 스즈키와 왜 그렇게 누나를 되살리고 싶어했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모르겠다. 물론 가족이란 되살리고 싶을 정도로 소중한 존재지만, 그렇게 소중한 존재라면 스즈키의 어릴 적 과거를 좀 더 보여줘도 괜찮지 않을까. 이 부분 역시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걸까,라고 생각하면 또 납득이 가기도.

매 권마다 읽고 나서 느끼는 건 '나와 그녀와 누군가의 이야기'지만, '나'보다도, '그녀'보다도,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의 의미라기보다는 이야기의 상당부분이 누군가를 중심으로 흘러간다면 그건 '선생'이나 '선배'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기를 통해 이야기 하는 것보다 더 객관적이어서, 어쩐지 더 냉철하고 담담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 그 독특한 토치츠키님만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있는 게 아닐까. 관찰하는 대상과 관찰당하는 대상이 서로 바뀌고 또 바뀌지만 그 거리감이 늘 존재한다. 이 부분이 너무나 좋다. 그리고 그 서스펜스와 호러스러운 분위기도 정말 딱 내 취향이라서, 이미 이 시리즈는 한 질 가지고 있지만 한 질 더 사고 싶다. 그리고 주변에도 사서 한 세트씩 선물하고 싶을 정도(!)

이 시리즈는 계속 이어지는 걸까. 정말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이런 이야기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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