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길의 아폴론 4
코다마 유키 글.그림,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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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초반엔 그저 그랬는데 갈수록 더 재밌어진다. 이 미칠 듯이 5권이 기다려지는 이 기분이란!!

(침착해! 침착해!)

이번 4권에서의 핵은 역시 우리 카오루와 센타로 이야기다.(늘 그랬던 것 같은데..) 처음 이야기는 4권의 마지막에 이어서 카오루의 어머니가 등장하신다. 카오루를 버리고 갈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과 눈치껏 자리를 피할 줄 아는 센타로의 모습에 흐뭇한 편이었다. 카오루도 마음의 짐을 던 것 같고, 더불어 다시 리츠코와도 마주하게 되고 합주실도 나올 수 있게 되었으니까.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난 후 이제는 또 다른 새로운 인물과 함께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되었다. 이번 메인 표지를 장식하신 후카호리 유리카 양을 흠모하는 센타로에게 테이트 후 기대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곱게 자란 아가씨하고 너처럼 막돼먹은 놈하고 어떻게 봐도 잘 될리가 없잖아."라고 일침을 가하는 카오루. 하지만 일침을 가한 후 더 마음을 졸이는 건 카오루다. 그렇게 심하게 말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리고 때마침 비틀즈를 좋아하고 록 밴드를 만들고 싶어하는 센타로와 같은 반인 마츠오카라는 새 인물이 등장한다. 무섭기로 소문난 센타로와 즐겁게 이야기하는 마츠오카를 보는 카오루의 등은 참 쓸쓸해보였다. (그리고 다른 의미로 내 망상을 부풀렸다. 이거 우정 맞지? 응?)

여하튼 진정한 친구인 센타로를 빼앗긴 건만 같은 카오루. 그를 잃을까봐 두려워한다. 그런 와중에 성지와 같은 재즈 합주실에 마음대로 들어온 마츠오카에게 센타로가 유행에 휩쓸려서 록 같은 걸 할리가 없다고 강하게 카오루는 밀어부친다. 그러자 마츠오카는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하고 때마침 들어온 센타로는 "물을 것도 없어. 나에 대해서는 그 녀석(카오루를 말한다)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마츠오카에게 재즈를 얕보는 사람 및 외부인은 출입금지라면서 꺼지라고 한다. 아아. 이 녀석. 진짜 순진하고 귀엽다가도 이렇게 할 때는 확실하다. 그러니까 리츠코가 그렇게 좋아하는 거겠지.

하지만 마츠오카도 록 밴드를 만들고 싶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센타로의 집안 환경과 닮았다. 수많은 동생들. 센타로는 그 점 때문에 마츠오카가 준 비틀즈 LP를 들어보게 되고 록 밴드를 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츠오카에 자체도 껄끄러운데, 센타로가 같이 록 밴드까지 하겠다고 하자, 아무것도 모르는 카오루는 그대로 조개를 캐다 말고 집으로 돌아가버린다. 그리고 친구가 없었던, 센타로를 만나기 전의 과거를 떠올리며 "애초에 난 사람들 사이에 잘 섞이는 인간이 아닌데 이곳에 온 뒤부터 그걸 잊고 있었다. 처음으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녀석이었기에 그 녀석이 멀어져 가는 게 어떡하면 좋을지 모를 만큼 두려워서 나도 모르게 내가 먼저 내던져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걸로 그 녀석은 새로운 친구와 음악을 손에 넣었다. 그래 잘된 일이다. 난 그저 원래 있던 세상으로 돌아가면 그 뿐. 아무런 문제도 없다." 버스 배경과 함께 흘러가는 카오루의 독백에 나는 울컥하고 말았다. 이 녀석.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잖아! 그리고 센타로도 왜 록 밴드를 하기로 마음 먹었는지 카오루한테 얘기해줄만도 하지 않았어?! 카오루도 센타로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 정도 이해할지도 모르고 같이 록 밴드를 하겠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인데.

하아. 여하튼 마지막은 또 다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예고하고는 끝이 났다. 이번엔 또 어떤 인물이 등장하려나. 준이 형은 아니겠지?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건 마음을 울리는 유리카의 대사다. 물론 앞서 센타로가 나에게 대해서 가장 잘 하는 녀석은 카오루라고 말한 대사도 인상 깊었지만, 또 다른 의미로 와 닿았던 건 유리카가 공모전에 낼 그림(센타로가 모델이었다.)을 그리면서 카오루와 나눈 대화의 일부였다. "네가 예술에 무지하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걸. 음악도 예술이잖아. 특히나 그림과 재즈는 의외로 닮은 점이 많지 않을까? 그림은 캔버스라는 공간 속에 재즈는 연주라고 하는 시간 속에 그 장소, 그 시간을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새겨 넣는 게 아닐까 싶어." 뭐랄까, 이런 대사를 던지니까 유리카가 표지 인물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대사였다. 언덕길의 아폴론은 청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재즈' 속에 청춘을 녹여내는 거니까, 같이 쿵짝거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다음권은 언제 나올까. 정말이지 갈수록 기다리기 힘들어지게 재밌어지는 언덕길의 아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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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 2012-08-2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지나가다가^^;; 이거 애니메이션 보면 정말 더 근사해지는 작품입니다.. 꼭 애니도 보세요!라고 추천하고 싶어지네요.

2012-08-27 15:31   좋아요 0 | URL
애니메이션이 있었군요! 지금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ㅋ.ㅋ 책도 애니도 다 재밌는 작품인가봐요ㅎㅎ
 
죽도 사무라이 6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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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타이요의 죽도 사무라이 6권은 자신을 관아에 밀고한 시나노 무사들에게 키쿠치가 보복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정작 세간에는 키쿠치는 결핵이 도져 옥사했다고 할 뿐이다. 그런 소식을 들은 미코시 다이자부로는 소이치로를 만나, 키쿠치가 요즘 무사만 노리는 무차별한 살인의 배후가 키쿠치 일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오니는 끊임없이 피를 갈구합니다." 다이자부로는 소이치로의 말을 떠올리며 멋진 대사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겐지에게 키쿠치를 찾아내라고 명한다. 겐지는 갖은 수모를 겪으며 하타모토 댁이 애물단지 삼남인 다이자부로와 가난뱅이 행상의 아들인 자신을 견주면서, 고향으로 돌아갈까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키쿠치의 행방을 쫓고 마침내 '빨강눈'이라 불리는 키쿠치의 연락책을 만난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이 덜떨어진 사내는 다이자부로와 겐지를 키쿠치 앞에 데려가고, 다이자부로는 자신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키쿠치에게 한다. 무려 백냥의 돈을 내고서. 정말 찡했던 장면은 갑옷을 다 갖춰입고 키쿠치를 만나러 가는 다이자부로의 뒤를 걸으며 겐지가 우는 장면 이었다. "어쩐지 갑자기 슬퍼졌다. 도저히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이 눈물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읽으면서 나도 울컥했다. 하타모토의 삼남인 애물단지 다이자부로의 인생이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면서, 정말 시대를 잘못 타고난 사나이라고 생각하게 되어리는 것이다. '무사', '사무라이'란 도대체 뭘까. 웃으며 키쿠치를 만나러 가는 다이자부로의 옆모습이 어쩐지 아련하게 느껴진건 나뿐일까.

결말은 안 봐도 뻔하지 않은가. 이야기의 흐름상 여기서 다이자부로가 죽어주지 않으면 세노 소이치로는 키쿠치와 마주하지 않게 된다. 그러니까 다이자부로는 세노가 키쿠치를 베기로 결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웃는 얼굴로 죽은 다이자부로. 실제로 저런 것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베였다. 겐지는 세노를 찾아가 키쿠치와 다이자부로의 일을 얘기한다. 그리고 이게 또 다른 파란의 시작이었다. 겐지는 다이자부로가 소이치로에게 전하라고 했던 '쿠니후사'를 소이치로에게 준다. 이로써 키쿠치를 베기 위한 '모든 것'이 갖추어졌다.

그리고 하나 더 인상 깊은, 흘려 넘겨선 안 될 대사는 '마치 영주님이라도 된 것처럼' 소이치로가 사무라이들을 끌고 다닌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그는 '영주', 그 이상의 존재가 아니었던가.

키쿠치와 소이치로의 접전을 예상하도록 만드는 죽도 사무랑의 6권 끝 장면. 이 두 사람의 충돌이 과연 어떤 파란을 불러 일으킬까. 세노의 출생에 관한 비밀은 언제쯤 드러날까. 아직 갈길이 멀다. 7권에서 계속 기다리오..기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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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주지 마! 2
하나코 마츠야마 지음, 김재인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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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1권보다 더 재밌다. 왜냐하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마다 붙인 포스트 잇이 2권이 더 많으니까. :)

2권에서 여전히 '친절욕', '상냥욕'을 가진 이하라 유이치와 그의 직장 동료 사이에서 그 본능과 같은 욕구에 희생되고 두들겨 맞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특히 2권에서는 '산죠 부장'과 '히구레'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은데, 산죠 부장은 재색을 겸비한 커리우머으로 아이돌과 분홍색을 좋아하는 의외로 소녀스러운 취향이지만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유이치 뿐이라 여러가지 문제가 일어난다. 히구레의 경우 대낮에도 주변이 어둡게 느껴질 정도로 회사에서 가장 존재감이 없지만 유이치가 늘 신경써준(?) 덕택에 최근에는 존재감을 발하고 있는데, 도대체 그게 신경써주는 건가 싶을 정도로 너무하다. 친절을 가장한 디스는 여전한 것이다.

한 번은 노래를 부르는 상사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 유이치는 언제 들어가야하나 타이밍을 제다가 후렴구가 나오는 부분에 맞춰서 후렴구를 부르며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상사는 그 부분이 제일 재밌는 부분인데 왜 네가 부르냐면서 성을 낸다. 진짜 나는 화를 내는 이 상사도 웃겼지만 더 웃겼던 건 '후렴구를 부르면서 타이밍에 맞춰 들어가는' 유이치의 행동에 웃어버렸다. 왜 후렴구를 부르면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웃음)

좋아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았다면서 더 이상 살아갈 기력이 없다고 이대로 죽어버릴까,라는 식의 문자가 동료에게서 오자 유이치는 친절하게 답한다. "문자 보낼 기력이 있으면 아직은 괜찮을 거야!!"라고. 푸핫. 그거 힘내라고 한 말 맞지? 근데 왜 할 말이 없게 만드냐고. (웃음)

이렇게 직장 동료와의 에피소드 외에도 가족과의 에피소드 등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주로 의사와의 에피소드인듯), 그 중에 빵 터진 것이 있다. '커다란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이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수의사가 "수컷은 중성화 수술을 하면 비교적 온순해 집니다. 영영 다툼도 덜하고 온순해져서 오래 살기도 합니다."라고 한 다음 "포유류는 다 그런가요?"라는 유이치의 말에 "수컷은 보통 그렇잖아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독백. "유이치는 전 세계가 영원히 평화로워질 수 있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해결책을 찾았지만 전 세계의 남성들에게 얻어터졌다." 하하하하. 진짜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전 세계 남성의 중성화 수술을 통해 세계 평화를 꾀하는 친철남 유이치. 이 남자 어쩌면 좋아. (웃음)

또 한번은 커튼을 닫으려고 하는데 창문 너머로 우체국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자 친절남 유이치는 면전에서 커튼을 치면 기분이 나쁠 거라고 생각해서 커튼을 활짝 열어놓고 우체부 아저씨가 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당황한 우체부 아저씨. 진짜 유이치의 친절은 뭔가 '남다른' 구석이 있다.

재밌었던 에피소드들을 모두 소개하고 싶으나, 그것은 책을 볼 독자들의 유희를 위해 줄여야겠다. 이건 정말 '글'로 보는 것보다 직접 '만화'로 보는게 백배 더 재밌다. 완전 추천! (웃음) 3권도 나온다니 정말 기대된다. 어서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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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주지 마! 1
하나코 마츠야마 지음, 김재인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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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의 사랑>작가 큐슈 단지님의 또 다른 이름은 '마츠야마 하나코'. 그런 그녀가 이번엔 비엘 책 대신 노말한 4컷 개그만화인 <잘해주지마>로 돌아왔다.

솔직히 처음엔 비엘이 아니라 별 기대 안 하고 봤는데(비엘 작가들 중에 노말로 전향해서 별로인 분들도 더러 있다.), 이게 웬걸?! 엄청나게 재밌다. 세상에. 4컷 만화, 그것도 개그 만화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데, 이것만큼은 예외! 4컷 개그 만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비엘 작가라 그런지 중간중간 터지는 '비엘 드립'에 빵빵 터지는 독자! (나만 터지는 건가. 헙)

여하튼 전체적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누구에게나 잘해주고 싶은(이게 말이 되는가!) 남자인 이하라 유이치는 인간에게 식욕이나 성욕 같은 본능적인 욕구가 존재하는 것처럼 그에게는 '친절욕', '상냥욕'이 존재한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그는 늘 친절하려고 하지만, 어딘가 늘 핀트가 안 맞는다. 예를들면 요전번에 (프로젝트 따우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장님이 그만두신다는 동료 이주인의 말에, 유이치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달려 가 이렇게 말한다. "부장님! 부장님 혼자 그만두신다니 말도 안 돼요!! 부장님 혼자서 회사를 움직여 왔다고 생각 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라고 말을 건넨다. 이거, 참 미묘하지 않은가? 분명 자기 나름대로의 '친절 스킬'을 발동해서 부장님이 그만두는 것을 막으려고 말했을 뿐인데 말이다. 하하하.

그리고 유이치는 가끔 말을 엉뚱하게 하기도 한다. 회식자리에서 산죠 부장이 "남자들 사이에서 버티며 살다보니 얼굴도 성격도 억세져서 이제는 여자로 보이지 않을 지도 몰라.."라고 말하자 유이치는 "그렇지 않아요! 산죠 부장님은 멋지고, 미인이고 능력도 있으니까- 만약 제가 여자라며 안기고 싶을 겁니다!! 아, 아니구나.. 만약 남자라면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진짜 웃지 않을 수 없다. 왜 여자라면, 남자라면, 이라는 가정이 붙는 거야? (웃음)

하여튼 유이치는 자기 입으로 의사에게 말했듯이 "제 생각에는 남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작은 배려(친절)가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는 게 스트레스 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유이치를 보면 정말 '친절한게 무엇인가'라고 진지하게 묻고 싶어진다.

마지막으로 '유이치의 역효과 일기-고등학교 편'에서 여성 혐오자이자 안 해도 되는 소리만 골라서 하는 성격인 탓에 친구가 없는 동료 이쥬인과의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이 에피소드가 참 비엘 냄새가 나는게 그도 그럴게, "2학기 초에 이쥬인이라는 학생이 큐슈에서 전학을 왔다. 학급위원이었던 나(유이치)는 전학생인 이쥬인에게 학교를 안내해주었다. 그것을 순수한 호의로 받아들인 이쥬인은 남들에게 나를 친구라고 말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얼마 후 가을 축제 준비를 하더 어느 날, 우리 학년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미카미가 나와 함께 축제 준비를 하고 싶다고 제의해 왔다. 하지만 내가 없으면 이쥬인은 혼자가 될 거라는 생각에 나는 '미안, 그 녀석을 배신할 수는 없어..'라고 말한다. 미카미는 '역시 그런 거였어'라며 납득했지만, 나중에야 미카미의 권유가 포크댄스 파트너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졸업 때까지 나와 이쥬인은 학교의 공식 커플이 되었다." 하하하하하하.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같은 회사의 직장 동료가 되어서도 '숨은 커플'로 여성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들도 깨알같이 나온다.

진짜 이렇게 책 한 권을 가득 채울정도로 유머 감각을 지닌 작가는 생전 처음 보는 것 같다. 2권도 있으니 얼른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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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라이프 3 어쿠스틱 라이프 3
난다 글 그림 / 애니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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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어쿠스틱라이프가 3권이 나왔다. 이제는 볼 사람은 꼭 챙겨볼 수 밖에 없는 이 놈의 생활 만화의 중독성. 읽지 않는 자, 절대로 이 중독성에 대해서 알 수 없으리다.

여하튼 이번에도 무릎을 땋땋 치게 만들고 입가에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들이 뽱뽱 했지만,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또는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들을 몇 가지 추려보겠다. (사실 다 재밌어서 말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하잖아!!)

일단 2화인 '스트레스'. 난다의 갖은 참견이랄까, 애정어린 관심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핳. 결혼도 하지 않은 내가 여기서 공감을 하다니.... 역시 혼자사는 게 진리다.

3화인 '싸움'을 보고는 역시 아무리 사이좋은(?) 커플이라도 싸움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나 같은 경우 난다님처럼 상대방이 화났다는 것을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신경함'을 탑재하고 있어서(상대방이 삐지거나 화내도 달래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냥 내버려두고 만다.) 곤란하다. 뭐, 한군처럼 귀엽고 애교스럽게 먼저 다가와준다면 누군들 화풀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게다가 그, 그, 닭살스러운 대사란.. "나는...나는..다른 사람때문에 너한테 화 안 내! 왜냐면 넌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여자니까!!" (이건 무려 실제 대사다. 헙). 게다가 자존심 버리고 버스에 탄 난다님들 쫓아오는 한군의 애정! 아아. 이런 남자라면 결혼하고 싶을지도.

8화인 '그말만은'은 진짜 대박이다. 여기서 그 말이란 역시 '아줌마'라는 단어. 하아. 결혼하면 어째서 다 아줌마가 되어버리는 걸까. 진짜 슬픈 현실. 특히 제일 빵 터졌지만 슬펐던 부분은 아줌마의 사전적 의미였다. "아줌마란 결혼한 여성을 허물없이 호칭, 지칭 하는 말. 이 말에는 염치는 물론 예의도 별로 없고, 촌스럽고 교양도 없다는 부정적 의미가..." 하지만 그럼에도 '아줌마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난다님이 모습에 웃음. 아줌마라고 다 '그런 건' 아니잖는가. 아줌마는 아줌마 나름의 어드벤테지가 있다고?! 특히 아줌마들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찾는 난다님을 보면서 아줌마가 되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긍정적인 모습을 엿보았다. (아. 교훈도 있는 어쿠스틱 라이프.)

10화인 '100미터 인생'은 공감해버렸다. 완전히 공감. 정말 씻고 화장하고 옷까지 다 입고 나가기 싫은 그 마음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하아. 그러니까 나도 집안 인생. 잉여 인생. 100미터 인생이다. (푸핫)

그리고 마지막 16화 우리동네 패셔니스타! 대충입고 나가는 난다를 보고 한군이 한마디하자 자신의 패션에 대해서 진지하게 토하는 난다님의 모습에 격하게 공감했다. (진짜 진지하게 끄덕이면서) "이 안 씻은 몰골과 이틀입은 티셔츠에, 스키니진과 구두를 매치하면 어떻게 돼. 바지와 구두 때문에 갖춰 입은것처럼 보여서 티셔츠와 머리가 거슬리게 된단 말이다! 허접함의 균형을 잃게 된다!" 끄덕끄덕. 진짜 끄덕임. 일하러 갈 때 운동화 신고 그에 맞춰 후리하게 입었더니, 잠옷 입고 왔냐는 동료의 드립에 상처. 그치만 난 나 나름대로 허접함의 균형을 맞춘거였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하.

그 외에도 너무나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은데, (마음 같아선 전부 다 하나 하나 세심하게 다루고 싶지만) 꿈에서 돌을 낳았는데 거기서 손오공이 나오는 등의 기묘한 꿈 에피소드부터 자신이 병풍 인생임을 논하는 난다님의 에피소드, 왕 중에서도 제일 왕은 역시 병자왕인 에피소드까지. 자신들의 집을 데이트 장소로 삼는 커플들을 추격하는 에피소드도 참 재밌었다. 그 사람들은 도대체 남에 집에서 뭐하는 건지. 말하기 전에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거기가 공원이냐고! 광고보고 트집잡는 한군 에피소드도 참 재밌었다. 무엇보다도 그 트집잡는 버릇을 닮아가는 난다님. 부부는 닮는다더니. :D

게다가 이번엔 초판한정으로 특별부록에 포도알 스티커와 그것을 붙이는 '참! 잘했어요~"라는 칭찬스티커판이 들어있었다. 히히. 이걸 발견하고 어디다 쓸까 고민하다가, 나는 엄마 곁으로 쪼르르 달려가 싱글싱글 웃으며 엄마에게 말을 건넸다. "엄마, 내가 집(본가)에 내려오는게 좋지? 그치?" "당연하지." "그럼 집에 내려올 때마다 스티커 붙여주면 안 돼?" 당황한 엄마. "네가 초딩이냐." 나는 굴하지 않고 포도알 스티커와 종이를 살며시 펼치며 씨익 웃었다. "이거 포도 완성되면 나 책 사줘. 5만원치만." 엄마는 포도알을 보더니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는.."근데 포도알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포도알을 세어본다. 그리고는 올해 안에도 포도알이 20개 다 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지. "엄마 10만원치 사줘. 올해 안에 못해 절대로." "그래그래." 엄마는 웃었다. 내일 일어나시면 서명과 사인을 받아야지. 히히.

여하튼 이렇게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어쿠스틱라이프. 책도 책이지만, 다음권에는 또 어떤 특별부록이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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