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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주지 마! 2
하나코 마츠야마 지음, 김재인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2권은 1권보다 더 재밌다. 왜냐하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마다 붙인 포스트 잇이 2권이 더 많으니까. :)
2권에서 여전히 '친절욕', '상냥욕'을 가진 이하라 유이치와 그의 직장 동료 사이에서 그 본능과 같은 욕구에 희생되고 두들겨 맞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특히 2권에서는 '산죠 부장'과 '히구레'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은데, 산죠 부장은 재색을 겸비한 커리우머으로 아이돌과 분홍색을 좋아하는 의외로 소녀스러운 취향이지만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유이치 뿐이라 여러가지 문제가 일어난다. 히구레의 경우 대낮에도 주변이 어둡게 느껴질 정도로 회사에서 가장 존재감이 없지만 유이치가 늘 신경써준(?) 덕택에 최근에는 존재감을 발하고 있는데, 도대체 그게 신경써주는 건가 싶을 정도로 너무하다. 친절을 가장한 디스는 여전한 것이다.
한 번은 노래를 부르는 상사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 유이치는 언제 들어가야하나 타이밍을 제다가 후렴구가 나오는 부분에 맞춰서 후렴구를 부르며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상사는 그 부분이 제일 재밌는 부분인데 왜 네가 부르냐면서 성을 낸다. 진짜 나는 화를 내는 이 상사도 웃겼지만 더 웃겼던 건 '후렴구를 부르면서 타이밍에 맞춰 들어가는' 유이치의 행동에 웃어버렸다. 왜 후렴구를 부르면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웃음)
좋아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았다면서 더 이상 살아갈 기력이 없다고 이대로 죽어버릴까,라는 식의 문자가 동료에게서 오자 유이치는 친절하게 답한다. "문자 보낼 기력이 있으면 아직은 괜찮을 거야!!"라고. 푸핫. 그거 힘내라고 한 말 맞지? 근데 왜 할 말이 없게 만드냐고. (웃음)
이렇게 직장 동료와의 에피소드 외에도 가족과의 에피소드 등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주로 의사와의 에피소드인듯), 그 중에 빵 터진 것이 있다. '커다란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이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수의사가 "수컷은 중성화 수술을 하면 비교적 온순해 집니다. 영영 다툼도 덜하고 온순해져서 오래 살기도 합니다."라고 한 다음 "포유류는 다 그런가요?"라는 유이치의 말에 "수컷은 보통 그렇잖아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독백. "유이치는 전 세계가 영원히 평화로워질 수 있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해결책을 찾았지만 전 세계의 남성들에게 얻어터졌다." 하하하하. 진짜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전 세계 남성의 중성화 수술을 통해 세계 평화를 꾀하는 친철남 유이치. 이 남자 어쩌면 좋아. (웃음)
또 한번은 커튼을 닫으려고 하는데 창문 너머로 우체국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자 친절남 유이치는 면전에서 커튼을 치면 기분이 나쁠 거라고 생각해서 커튼을 활짝 열어놓고 우체부 아저씨가 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당황한 우체부 아저씨. 진짜 유이치의 친절은 뭔가 '남다른' 구석이 있다.
재밌었던 에피소드들을 모두 소개하고 싶으나, 그것은 책을 볼 독자들의 유희를 위해 줄여야겠다. 이건 정말 '글'로 보는 것보다 직접 '만화'로 보는게 백배 더 재밌다. 완전 추천! (웃음) 3권도 나온다니 정말 기대된다. 어서 나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