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과 당신 친구를 따라다니는 스토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어떠한 계기로 당신과 당신 친구.둘 모두 바다 여행을 간 기억이단 한순간도 없다는 사실을.자신들의 가족이 바다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와, 갑작스럽게 스토커가 따라다니게 된 이유가같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어떻게 할 것인가.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의주인공들이 정확히 그런 상황이었다.소소리라 불리는 한적한 동네.그 동네 사람들이 사랑하던 한 소년. 수빈이라는 사람이 죽었다.바다에 빠진 주인공들을구한 것이 원인이었다. 허나 사고 자체가 충격적이어서였을까.사고를 겪었을 때의 나이가 어린 탓이었을까. 주인공들은 자신이 바다에 빠진 적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죽은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로부터12년이 지난 시간대에갑작스럽게 나타난 스토커 때문에,'왜 우리를 쫓아다니는 사람이 있는지'알아내기 위해 조사를 하던 중해당 사실을 기억해내기 직전까지는 말이다.동네 사람들은 '내가 오늘 어떤 아이들을 묘지까지 태워다줬다'는 택시기사의 한마디가 있기 전까지는 주인공들을 알아보지 못했는데,스토커는 어떻게 한번에 알아본 것일까. 스토커는 어떤 목적으로 주인공들을 쫓아다녔던 것일까.만일 어떠한 원한 때문에 쫓아다녔던 거고,그 원한을 풀 수 있는 수단도 손에 쥐고 있는 상태라면.결과에 상관 없이 그 수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려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보면 더욱 더 재미있을 책이었다.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당신은 변화를 바라고 있었다. 자신의 성격에. 변하지 않는 주변 환경에반쯤 질려 있었기 때문에. 헌데 당신이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일시적으로나마-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하게 된다면. 특정한 수단을 통해 그 상황을 영구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오렌지와 빵칼] 속 주인공이 정확히 이런 상황이었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도 극심한 폭력성을 내비치는 학생에게.언제나 자신이 행하는 것들만이정의라 부르짖으며 자신이 하는 것들을 따라하라 강요하는 친구에게.배려를 최고의 가치라 생각하는애인에게 점차 지쳐가고 있던 주인공. 주인공은 우연한 계기로 '본래의 나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시술을 받게 된다. 무료인 대신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만 효과가 지속되는 시술이었다. 시술을 받은 주인공은 어떻게 변화할까.시술 그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을까.효과가 끝난 뒤,주인공은 어떤 행동을 할까.그걸 생각해보고 예측하는 재미가 있었다.
만일 갑작스럽게 변기가 고장났다면.헌데 고장난 원인이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 때문이었기에해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당신은 당장 갈 곳이 없기에-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그 곳에서 계속 살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면어떻게 할 것인가.이 이야기는 [그 변기의 역학] 속 주인공에게 일어난 일이었다.시도 때도 없이 집에 들이닥치는 가족이 꼴도 보기 싫었던 주인공.그 주인공이 최대 10년이라는 기간 동안그들의 방문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거주지가 생긴 것에 기뻐하기도 잠시. '동거인 금지'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이미 고지했음에도거짓말까지 해가며 막무가내로 들어온 어머니.자꾸 변기가 막히게 만드는 윗집 남자. 귀신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는,주인공에게 '내 아들과 만나보라' 자꾸만 권하는 그 남자의 어머니 때문에일상이 또다시 어그러지기 시작한다.윗집 남자가변기를 막히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인가. 남자의 어머니는 어째서 주인공과 윗집 남자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 인식되지 않는 것일까.주인공의 어머니와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의 남은 가족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그런 것들을 생각하는 맛이 있는 책이었다.
군중 속의 고독이 무엇인지실감하고 있던 당신. 당신이 만일 어떠한 연유로다른 세상과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일종의 '통로'를 제대로 발견하게 된다면.헌데 어떠한 이유로그 통로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면.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재뉴어리의 푸른 문]속 주인공이 정확히 이런 상황이었다.하나 남은 가족인 아비는 집에 거의 붙어 있지 않았고, 후견인인 아저씨와 후견인 주변에 모인 자들은 거의 다주인공을 길들이기 힘든 애완동물처럼다루고 있었기에 그 누구에게도 정을 붙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아비가 죽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그 소식과 함께 전달된 명령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병원에 강제로 갇히게 된 것도 잠시. 자신을 온전한 인간으로 대해준몇 안되는 사람들이'아비는 실종되었을 뿐이다.아직 죽지 않았을 거다'는 말과 함께몰래 전달한 선물과후견인과 친분이 있던 누군가의갑작스러운 방문 때문에자신이 어릴 적 보았던 것이정신에 문제가 있어 보게 된환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후견인과 후견인이 이끌고 있던 모임의 회원들이인간이 아닐 수도 있음을 짐작한 주인공이'일만개의 문'이라 일컬어지는 통로를 이용해'여기라면 안전할 것이다' 그리 여겨지는 곳으로 도망친다.주인공은 과연자신이 온전히 머물 수 있는 곳과 아비를 찾을 수 있을까.'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이를 생각해보며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