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칵 마음이 쏟아지는 날 - 아무 일 없듯 오늘을 살아내는 나에게
가와이 하야오 지음, 전경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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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맑은 날씨의, 별다른 일 없던 초여름의 어느 날인데 갑자기 슬픔이 밀려온다거나

항상 있어왔던 학교생활 도중 갑작스럽게 화가 나기 시작한다거나

할 일 없는 휴일, 별 것 없는 산책길에서 갑작스럽게 공포감에 사로잡히는 등

너무나도 평범해, 어디에 끼워 넣어도 이상하지 않은 날인데도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감정 변화에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감정에 의해 좌우되는 인간이다.

이성은 교육이나 경험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이나

감정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소한 말실수로 인해 살짝 꼬여버린 타인과의 관계,

내 마음대로 되질 않는 결과물들,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온갖 할 일 등 지나가보면 별 것 아닌 것에서조차

쉽게 동요해 버리는 것이리라.


[왈칵 마음이 쏟아지는 날]에서는,

이렇게 여러 사소한 일들로 인해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말해주듯이)위로가 되는 말들을 건네주고 있다.

여성성이 많은 남자라서 / 남성성이 강한 여자라서 호된 소리를 많이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표출되는 정도가 다를 뿐 누구나 마음속에는 실제 성과는 반대되는 성향이 숨어있다고,

그러니 이를 없애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과 조화를 시키는 법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거나

자기는 유년기 시절의 어느 한 지점에만 머물러 있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에게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자라지 않는 어린 아이가 있는데,

여러 이유로 그 아이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사람들이 나중에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고,

그 아이와 제대로 어울려 놀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 주는 식으로 말이다.


사람들은 사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무런 보람도 의미도 없이,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

사회에서 매장될까 봐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그저 살아나갈 뿐이다‘

는 생각으로 살아가다 현실에 한없이 떠밀려 스스로의 마음조차 제대로 돌보지

하게 된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사람들에게 [왈칵 마음이 쏟아지는 날]은 ‘아무것도 없어도 잘 살고 있다는 것,

아무렇지 않은 날이 아닌데도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라며 위로를 건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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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 후암동 골목 그 집 이야기
권희라.김종대 지음 / 리더스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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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년 전에 대학생이 되었고,

대학 합격 이후 거리상의 이유로 본가를 떠나게 되어

처음 2년간은 기숙사에, 지금은 자취방에 머물게 되며 든 생각이 있다.


‘나도 평생 함께 할, 나만의 집을 가져보고 싶다.’ 는 생각이었다.


기숙사의 경우 대다수의 학교가 2인실이나 4인실의 구성으로 만든 상태였고

(본인이 다니게 된 학교의 경우 아파트형 기숙사라고 해서 거실 & 베란다 & 방 3개짜리 조합으로 된,

최소 6명 최대 10명까지 수용 가능한 기숙사를 만들어놓은 상태였다)

자취방의 경우 실질 면적 12 - 15평 정도의, 씽크대 외의 모든 가구가

갖춰져 있지 않은 투 룸이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증금 800에 월세 85만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는데


가구 문제는 둘째 치고서라도,

한 번 거주에 보증금이라거나 월세금 등 엄청난 돈을 들임에도

2년 후에도 재계약이 될까, 불안에 떨어야 하는 월세 살이 신세나

3개월마다 강제로 퇴거해야만 하는 기숙사 살이 신세보다는

(옥탑방 신세더라도)자가 명의로 된 집에 사는 것이 더 나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에서는,

여러 이유로 자기만의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여러 노하우들을 전해주고 있다.


처음에 집을 구할 때 생각해야 하는 구매목적

(Ex. 거주‘만’ 할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냐, 다용도의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냐),

계약할 때 주의해서 봐야만 하는 점,

공사를 맡아주는 곳과 계약 시 중요시해야 하는 점,

집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난관들

(Ex. 건물의 사용 허가를 위한 감사, 이전에 거주하던 집의 처리 문제 등),

공사 지휘권을 개인이 가졌을 때 있을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자신들이 처음 집을 지었을 때 나왔던 온갖 자료들과 함께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집을 가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해야 자신만의 집을 가질 수 있는지 몰라서,

‘내가 나만의 집을 가지게 된다면, 지금 사는 곳보다 좁은 집만이 가능한 거 아닐까'는

걱정 등으로 인해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은, 여러 걱정으로 인해 자신만의 집짓기를 망설이거나,

주변에서 집을 지어 살겠다는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어야 하는지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지침서와 같은 책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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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탄생 - 아는 만큼 더 맛있는 우리 밥상 탐방기
박정배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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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이걸 먹을(or 만들)생각을 처음으로 한 사람은,

얼마나 실험정신이 강한 사람이었을까’ 라고 생각하게 하는 음식들이 있다.

번데기라거나, 삭힌 홍어라거나, 산낙지 같은 것들 말이다.


추어탕은 찌개류가 먹고는 싶은데 생선 가시를 발라내기는 귀찮았던 누군가가

생선 몇 마리를 통째로 맷돌에 간 상태로 끓여본 것에서,

만두는 적은 고기를 최대한 많은 사람이랑 같이 먹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던 도중에,

수정과는 쓴 맛만 나는 식재료들을 조금이라도 더 참고 먹을 수 있는 맛으로

만들고 싶던 누군가가 여러 방법으로 조리해 보던 중에,

막국수나 수제비는 적은 양의 쌀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위해 연구하던 중에,

장아찌나 젓갈들은 특정 계절이 아니면 먹지 못하는 것들을 계절에 상관없이

먹고 싶던 누군가가 여러 방법을 시도하던 중 나온 것이라고 생각할 여지라도 있었지만

위에서 나열한 아이들은 어떤 이유도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식의 탄생]에서는

내가 위에서 말했던 음식들을 포함한 대표적인 한식들
혹은 본디 외국의 음식이었으나 한국으로 넘어와 그 모습이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된 음식들-짜장면, 빙수, 치킨 같은-의

탄생 원인 등을 그림과 함께 친절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예상외의 사실들로 인해 놀랄 일들이 많았다.

지금은 금값이다, 뭐다 난리인 삼겹살이 1970년대에 들어

가난한 노동자들을 위한 외식용 고기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잡고기 취급 받았다는 사실이나

설렁탕이 생긴 이유는, 성균관에 드나들던 유생들에게 소의 살점을 판 후

남은 부위를 한 데 끓여 백정들끼리 나누어 먹던 것에서 유래한 사실이라거나

부대찌개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미군 부대에서 나온 쓰레기들 중에

그나마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모아 끓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미군 부대 내에서 일하던 개인들이 몰래 반출한 음식들을

근처 가게에서 조리해 달라고 한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사실 같은 것들 말이다.


생생정보통, 테이스티 로드, vj 특공대 등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것이 있다.

음식에 대한 맛 같은 것들은 자세하게 묘사하는 반면,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 무엇과 함께 해야 더 맛있는지 등의 정보들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고 싶었던, 혹은 음식 프로그램을 보면서 비슷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이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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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자는 누구인가 - 유배탐정 김만중과 열 개의 사건
임종욱 지음 / 어문학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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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밀실 안에서 사람이 죽었다.

자살로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 사람은 왜, 어떻게 죽은 것일까.


기방에 왔던 사람들 중 한명이 칼에 찔려 죽었는데,

현장에는 피로 된 유서가 시 형태로 남겨져 있었다. 이 사람은 누가 죽인 것일까.


이미 죽은 두 여인이, 산을 건너던 한 사람을 홀렸다.

죽음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이 여인들은 누가, 왜 죽인 것일까.


무당의 속임수를 폭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돌려받으려던 자가 죽었고,

무당에게는 굿을 하고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있었다. 남자는 어떻게 죽은 것일까.


처음에 [죽는 자는 누구인가]의 소개를 보았을 때, 살짝 당황했었다.

[기찰비록]과 [조선 추리활극 정약용]이라는, 역사와 추리를 접목한 드라마에서 나온

주인공들 역시 문관 출신이었다지만 이 사람들의 경우 스승의 영향으로

(혹은 본인 스스로가 관심이 있어)사건 해결을 위해 특정 직책에 임명되기 전에 이미

어느 정도의 과학 지식을 습득한 경우였기에 가능한 거였지

김만중이라는 사람은 전형적인 문관 출신 이미지로,

과학기술은 둘째 치고 몸을 움직이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기에

어떤 식으로 사건 해결을 해 나아갈지가 전혀 예상이 가질 않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황스러움은,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없어져버렸다.

김만중은 [구운몽], [사씨남정기]등의 소설을 써 가면서 습득한 관찰력과

박포교라는, 감시자 겸 그 지방의 관리인 사람의 말에서 얻은 힌트들

-예를 들면 의뢰인의 손가락을 보고 마지막으로 악기 연주를 한 지

오래되었음을 안다거나, 용의자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통해 거짓말을 판단한다거나 하는-을

통해 왜, 어떻게 그 사건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아쉬움은 있다.

신분에 따른 행동의 제약 및 상하관계, 과학 기술의 한계 등에 의해

사용 가능한 트릭이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할 수 있었으나, 소설의 흐름이 지나치게 빨라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 나오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같이

독자들에게도 추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코난 도일의 소설에 나오는 셜록같이 추리를 해 볼만, 하면

이미 모든 추리가 끝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참을 수만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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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욱 2017-01-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을 쓴 작가 임종욱입니다. 저도 이런 유의 추리소설은 처음 써봐서 의욕만큼 좋은 작품이 나오지 못한 것 같아 민망합니다. 추리소설이 즐겨 쓰는 트릭들을 적용해보려는 욕심 때문에 읽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요^^ 선생님의 지적을 명심해서 앞으로는 더욱 공을 들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꾸 쓰다보면 나아지겠지, 하고 저 스스로 위안합니다.^^ 올해도 좋은 일 많으시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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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세상에 태어남에 있어 천지의 모습을 본받고 부모로부터 형체를 품부 받았으니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이가 없지만, 수를 다하지 못하고 불행히 비명횡사한 사람에게는

초검과 복검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산 자와 망자 모두에게 원통함이 없게 하라.’

이는 조선시대 당시 부검의들의 교과서로 널리 이용되던 저서 [무원록]시리즈에 있던 글귀로, 수사관 및 부검의들은 이 책을 통해 죽은 자가 자살로 위장된 살인을 당하였는지,

시신의 몸에 있는 상처가 구타당한 흔적인지의 여부 등을 판단하였다.

[시체를 읽는 남자]의 주인공 송자는

[무원록]의 모체인 [세원집록]을 집필, 유교적 관습과 여러 가지 미신으로 인해

해부는 물론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예를 들면 벼내기 도중 낫을 잘못 놀린 탓에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자상을 입은 상태라거나, 마차에 깔려 다리뼈가 조각난 상태 같은-에도 몸에 칼을 대기를 극도로 꺼리던 사회에 체계적인 과학적 수사 방법과 부검 기법을 전파한 사람에 대한 소설이다.

그러나 그가 존경받는 지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고난이 있었는데,

어릴 때에는 무통증으로 인해 손과 등에 화상을 입었고,

청년기에는 형에 의해 하루가 멀다 하고 구타를 당했다.

참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형이 잡혀가 약혼은 파기되었으며,

자신은 졸지에 가족을 고발한 사람이자 살인자의 가족이 되어버려 마을에서 백안시당한다.

그 와중에 부모님은 산사태로 돌아가시고,

자신은 정당한 방법으로 땅을 팔았음에도 동네 판관의 계략에 의해 사기꾼으로 몰려

도망자 신세가 되었으며,

제 2의 아버지라 믿고 따르던 사람은 (알고 보니)가장 악랄한 사기꾼이었다.

[시체를 읽는 남자]를 보면서, 의학계의 막장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었다.

파리를 통해 범인의 낫을 찾는 장면이라거나, 단장한 시체의 목에 있던 멍을 통해 그 시신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임을 밝혀내는 장면 등에서는 긴장감이 나타났었으나,

유교로 인해 위계질서가 꽉 잡혀 있던 시대이자 자백을 위해 용의자들에게 (죽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어떤 고문을 해도 허용되는 시대임을 감안해도 자에게 가해지는 온갖 시련들

-조사 보고서를 도난 맞았는데도 범인이 선배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항변을 못한다거나,

이웃주민들에게 동정을 받을 정도로 형에게 구타를 받으며 온갖 잡일을 다 도맡아 했음에도

그 공로를 형에게 가로채지거나 하는-이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몰아치기 때문이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다음에 다시 읽을 때는 옆에 속을 달랠만한 음료수라도 한 캔 가져다 놓은 상태로 읽기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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