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시음학 - 마주앙을 개발한 소믈리에 김준철의
김준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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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있으나 할아버지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교육

-알고 보니 와인의 향과 혀에 감도는 촉감을 익히게 하는, 일종의 와인 영재교육-

에 질러 두 번 다시는 와인 근처에도 가지 않고자

맥주회사에 입사한 직원이 할아버지의 유언과 회사에서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반쯤 강제적으로 와인의 색과 맛, 향에 부여되는 다양한 표현들을 습득하다

점차 와인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만화 [신의 물방울]이

발행된 이후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친숙한 이미지가 부여됨과 동시에

이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저가 와인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쉽게 와인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와인 자체의 너무나도 다양한 특성들

-백포도주이냐 적포도주이냐, 탄산기가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당도가 얼마나 높은가 등-과

샐러드랑 먹었을 땐 쓰기만 하더니 고추장 삼겹살과 먹었을 땐 맛있었다거나

분명히 초콜릿이나 타르트 등 달콤한 디저트랑 먹었을 때는 맛있던 것이

스파게티랑 먹을 때는 이렇게 떫을 수 없었던 것과 같이

분명히 같은 와인인데 요리에 따라 달라지는 맛으로 인해

 

비싸고 유명한 것이면 무조건 맛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구매하였다가 생각과 다른 맛에 실망하기도 하고,

포도라 하면은 단 맛의 대표 과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단 맛을 자랑하는 아인데

왜 이렇게 떫고 신 맛만 나냐며 따지기도 하며,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싼 맛에 산 것이니

아무렇게나 대충 마시고 버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마셨다가

의외로 자신과 맞는 것임을 알게 되기도 하는 등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정보의 부족함과 주문 시 이루어지는 복잡한 선택 같은 여러 요인들이

사람들이 와인을 제대로 즐길 수 없게 하고 있다.


실제로도 일반적인 와인 관련 서적에서는 와인은 어떤 국가에서 많이 나오고,

원료의 특성에 따라 -한 명칭이 붙으며, 특성에 따라 따라야 하는 잔이 무엇인지 등

이론적인 면에 치중하여 일반인들이 제대로 와인을 이해할 수 없게 제작된 반면

[와인 시음학]에서는 우리의 감각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와인 시음 시

이 감각을 어떻게 이용해야 와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지, 발효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맛의 변화와

제대로 발효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 발효는 제대로 되었으나 보관 과정 등에서 실수가 일어나

변질이 일어난 와인에서는 어떠한 맛이 나는지 등을 먼저 얘기함으로 인해 일반인들도

두려워하지 않고 와인의 여러 맛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소에 와인에 대해 궁금증은 있었으나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선물로 들어온 것들 외에는

따로 구매, 시음한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씩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구매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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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기담
시부사와 다쓰히코 지음, 임명수 옮김 / 어문학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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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담.

초자연, 초현실적이거나 인간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실제로 체험할 가능성이 있을법한 경험 중에서 비일상적이며 그 원인을 용이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들로, 듣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칭하는 단어이다.


지진, 해일, 갑작스레 퍼져나가는 전염병, 소빙하기로 인해 6월에 눈이 오고 겨울에 죽순이 자라는 현상과 같이

당시 과학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현상들이나

정신분열증이나 강박증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해 이상행동을 반복하거나

포르피린증이나 프로메테우스 증후군, 다모증 등의 질환을 가져 남들과는 다른 외모를 지닌 사람들,

단안기형을 지녔거나 미처 분리되지 못한 쌍둥이 형제를 몸에 붙이고 태어난 동물들 등

당시 시대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어떠한 상태나 환경들은 기담을 탄생시켰고,

이러한 기담들은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살이 붙여지면서 전설이나 신화로 재탄생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그리고 현대의 기담들은 보통 이누카이 터널, 영덕폐가, 늘봄가든과 같은 특정 공간이나

고등학교 야자시간이나 심야 아르바이트 등 특정 시간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속에서 특정 행동을 하였더니 이상한 캐릭터가 튀어나왔다거나

누가 -를 하면 신기한 체험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 행동을 실행했더니 -한 사건이 일어났다와 같은 특정 행동으로 인한 결과물,

혹은 애니메이션 제작 인턴이었는데 내가 포함되어 있던 팀에서 만든 신작 애니메이션 내용이 엄청나게 기괴했었다, 라거나

심심해서 구글에 -를 쳤더니 링크가 떠서 들어갔는데 -가 나왔다, 와 같이

여러 매체를 통한 기이한 체험 등에서 주로 탄생하고 있다.


과학이 발전했고 시대상도 많이 변했다지만 새 차를 사거나

새로 영업을 시작할 때면 돼지머리 올린 제사상을 그 앞에 둔 채 앞으로 사고 나지 말라고

절하는 것과 같이 아직 기담들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동서기담에서는 생 제르만 백작과 같이 특정 나이 이상으로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사람들과 엑소시스트에서처럼 갑자기 물건이 떠다니는 현상들, 도플갱어라고 해

자기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또 다른 사람의 목격담 등 동서양의 여러 기담 50여 가지를

담아놓고 있다.


그동안 쉽게 볼 수 없던 이야기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었기에 기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울 수 있겠으나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 일본의 것에 치중되어

있고, 서양의 이야기들은 -에서는 이랬다더라, 식으로 동양의 이야기들(정확히는 일본에 있는 이야기들)에 있던 사실들을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주로 행함으로 인해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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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 도그 - 천만 애견인을 위한 컬러링북
길문섭 지음 / 일상이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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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정원이라는 컬러링북을 시작으로 글을 써가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 캘리그라피라거나 빗소리나 종이 넘기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 등을 들으면서 긴장을 푸는 ASMR 등 성인을 위한 힐링 테라피, 라는 테마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것들에 비해 준비해야 할 것도 적고, 준비 비용도 적으며 조심해야 할 것조차 없어

'성인들의 쌓여있던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풀어주는 용도로 제작된' 테라피 시리즈들 중 특히 그 유명세가 컸던

컬러링북은 정원 시리즈 외에도 요리, 도시, 만화 일러스트 등 컬러링 북의 종류는 다양해져만 갔으며

서점에 갈 때면 그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 칸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베스트셀러에 장기 집권중인 컬러링 북을 그동안은 단 한번도 사본 적은 없었다.

팀플과 시험에 치여 시간도 없었고, 하던 아르바이트는 일하던 매장이 불황을 이유로 문을 닫으면서 사라져버려

돈도 넉넉치 않았으며 중고등학교 미술시간, 그림을 그리는 수행평가가 있으면 최하점은 항상 내 차지일 정도로

그림과 색칠솜씨가 없어 내가 색칠을 하게 된다면 책 속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과 그 그림을 그린 그림작가들에 대한

모독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도중에 천만 애견인을 위한 컬러링 북이라는 모토로 나온 러블리 도그를 받았다.

책 속의 아이들은 귀여웠고, 실제 일상에서의 행동들과 일상에서 행하지는 않았지만

여건만 된다면 반려동물과 하고자 하는 행동들을 담아내 그림들은 생동감이 있었다.

그리고 개들은 대체로 색이 한두 가지로 제한되어 있었기에 미술에 소질이

전혀 없다시피 한 나조차도 별 생각 없이 아이들을 칠해나갈 수 있었다.

거기다 개들의 모습에서 생동감이 넘치기 때문에 가족 중 누군가가

털 알레르기가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개를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취업, 주택, 대학 입시, 대출 상환 등 여러 이유로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은 많아져만 가는 시대.

모두 비슷한 상황임을 알아 마땅히 부를 사람도 없고, 가족에게 의지하기에는 부담되고

그렇다고 반려동물을 키우기에는 제한 조건들이 여의치 않으며 다른 수단을 찾기에는

이미 심신이 모두 지쳐있을 때 이 책을 딱 펴고 아무 생각 없이 색연필을 놀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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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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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사소한 거짓말]에서의 이야기는

예비 초등학교 입학식 날 벌어진 불미스러운 폭력사건의 피해자 아동이 증언한,

주인공 아들이 자신의 목을 졸랐다는 아주 작은 거짓말에서 시작한다.

이 거짓말은 구성원들의 비밀들과 얽혀 더 큰 갈등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대대적인 행사였던 [퀴즈의 날]이 이루어지던 밤 엄청난 살인사건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된다.

 

이 소설을 읽는 순간 떠오른 것은 “우리학교 아이들은 모두 착해요.”라는,

초등학교 - 중학교 8년 동안 우리학교를 지탱하던 사소한 거짓말이었다.

 

우리학교에는 나처럼 단 한 번도 같은 반인 적이 없었거나,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속된 말로)자발적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던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행하는 괴롭힘의 방식은 은밀했고, 다양했다.

그리고 이는 괴롭힘을 주도하는 아이들에게 있어 아주 자랑스러운 행위들이었다.

괴롭힘에 참여하지 않았던 소수의 아이들에게조차 괴롭힘의 내용이 들려올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그 아이가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담당함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이 폭력사건에 휘말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는 곧 그 학교 내의 모든 아이가 착하다, 라는 표면적 모습을 제공해 주었다.

 

선생님들도 외면했다.

그 아이만 희생양으로 삼으면 “우리 학교 아이들은 모두 착하다.”라는 말은

사실이 되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괴롭힘의 현장을 외면할수록 괴롭힘은 더 심해져갔다.

그리고 이 사소한 거짓말은 결국 3학년 1학기, 그 아이가

(특히 괴롭힘이 심했던)자기 반 아이들을 모두 고소하는 사건을 발생시켰다.

 

학교와 가정은 모두 폐쇄된 공간이기에 공권력이 가장 침범하기 어렵고,

어떠한 소문이 발생하기 쉬우며, 이로 인해 어떠한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도 호소할 방법이 적다는 특징을 제공한다.

 

이 책을 보면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내제된)폭력들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와

아무것도 모르는 제 삼자가 가벼운 마음에 던진 추측과 자신을 숨기기 위해, 혹은 자기 스스로 그것이 진실이라 생각하여 내던진 사소한 거짓말들이 사람의 입을 거치고 거쳐 얼마나 큰 파급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로 인한 사건들이 서로에게 어떠한 무언의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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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온톨로지 - 사랑에 관한 차가운 탐구
조중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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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랑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판단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랑’이란 주제는

고대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 이야기로 희극을 만들어 연극을 하고

노래를 만들어 노래 속 주인공들을 찬양하였으며

 

현대에 와서는

김윤아의 야상곡이나 F.T Island의 사랑했잖아와 같은 대중가요나

트와일라잇,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소설

비긴 어게인이나 500일의 썸머, 번지점프를 하다와 같은 영화는 물론

하이힐을 신은 소녀나 꽃보다 남자, 너에게 닿기를 같은 만화책까지

여러 곳에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현재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들의 경우 ‘사랑이라는 요소가

없으면 이야기가 진행이 안 될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어떤 작품의 제목이었던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나 마찬가지인 사회인 것이다.

 

그런데 사랑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모두 다 다른 이야기를 내놓을 것이다.

누구는 서로가 서로의 정신적 만족감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누구는 서로 몸을 마주 댈 때의 궁합이 잘 맞는 사람들끼리의 만족감이라 할 것이고

누군가는 갓난아이와 부모가 서로 느끼는 그러한 감정이라고 하는 등 말이다.

 

작가는 사랑이란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으며 그렇기에

어떤 개념이라고 명확히 대답할 수 없는 그 무언가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사랑이라 생각했던 것들은 사랑에 대한 진정한 정의가 아니라

언어와 이성에 의해 왜곡, 축소되어진 정의라고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랑이라 이야기 해왔던 것은 사랑이 아니었고,

사랑이란 것은 바람이나 전자기파와는 달리 다른 어떤 것으로도 그것이 존재함을

명확히 밝혀낼 수 없으므로 어떤 행위나 심적 태도에 의거하여 이루어지는 사랑에 대한 탐구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해보아야만 한다고.

하지만 사랑은 실증적인 것이 아니기에 자신이 경험했던 가장 고귀하고도 삶의 의의에 영향을 줄 만큼 강렬한 느낌에 충실하면 된다고.


사랑이란 것은 두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 때문이다, 신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천국의

체험판이 사랑이다 같이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여러 말들을 떠들어댄다.

하지만 주변에서 사랑에 대해 뭐라고 떠들던 간에 실제로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마냥 행복하다.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실제로 사랑에 빠져있는 커플들처럼

사랑 그 자체를 즐기다 가면 그만이다.

“우리는 아마도 이 사랑에 대한 추구 가운데 죽을 것이다. 무엇도 좋다.

그러나 사랑을 구하는 나, 사랑의 노력 가운데 죽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라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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