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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평점 :
[아주 사소한 거짓말]에서의 이야기는
예비 초등학교 입학식 날 벌어진 불미스러운 폭력사건의 피해자 아동이 증언한,
주인공 아들이 자신의 목을 졸랐다는 아주 작은 거짓말에서 시작한다.
이 거짓말은 구성원들의 비밀들과 얽혀 더 큰 갈등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대대적인 행사였던 [퀴즈의 날]이 이루어지던 밤 엄청난 살인사건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된다.
이 소설을 읽는 순간 떠오른 것은 “우리학교 아이들은 모두 착해요.”라는,
초등학교 - 중학교 8년 동안 우리학교를 지탱하던 사소한 거짓말이었다.
우리학교에는 나처럼 단 한 번도 같은 반인 적이 없었거나,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속된 말로)자발적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던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행하는 괴롭힘의 방식은 은밀했고, 다양했다.
그리고 이는 괴롭힘을 주도하는 아이들에게 있어 아주 자랑스러운 행위들이었다.
괴롭힘에 참여하지 않았던 소수의 아이들에게조차 괴롭힘의 내용이 들려올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그 아이가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담당함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이 폭력사건에 휘말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는 곧 그 학교 내의 모든 아이가 착하다, 라는 표면적 모습을 제공해 주었다.
선생님들도 외면했다.
그 아이만 희생양으로 삼으면 “우리 학교 아이들은 모두 착하다.”라는 말은
사실이 되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괴롭힘의 현장을 외면할수록 괴롭힘은 더 심해져갔다.
그리고 이 사소한 거짓말은 결국 3학년 1학기, 그 아이가
(특히 괴롭힘이 심했던)자기 반 아이들을 모두 고소하는 사건을 발생시켰다.
학교와 가정은 모두 폐쇄된 공간이기에 공권력이 가장 침범하기 어렵고,
어떠한 소문이 발생하기 쉬우며, 이로 인해 어떠한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도 호소할 방법이 적다는 특징을 제공한다.
이 책을 보면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내제된)폭력들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와
아무것도 모르는 제 삼자가 가벼운 마음에 던진 추측과 자신을 숨기기 위해, 혹은 자기 스스로 그것이 진실이라 생각하여 내던진 사소한 거짓말들이 사람의 입을 거치고 거쳐 얼마나 큰 파급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로 인한 사건들이 서로에게 어떠한 무언의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