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도그 - 천만 애견인을 위한 컬러링북
길문섭 지음 / 일상이상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비밀정원이라는 컬러링북을 시작으로 글을 써가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 캘리그라피라거나 빗소리나 종이 넘기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 등을 들으면서 긴장을 푸는 ASMR 등 성인을 위한 힐링 테라피, 라는 테마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것들에 비해 준비해야 할 것도 적고, 준비 비용도 적으며 조심해야 할 것조차 없어

'성인들의 쌓여있던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풀어주는 용도로 제작된' 테라피 시리즈들 중 특히 그 유명세가 컸던

컬러링북은 정원 시리즈 외에도 요리, 도시, 만화 일러스트 등 컬러링 북의 종류는 다양해져만 갔으며

서점에 갈 때면 그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 칸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베스트셀러에 장기 집권중인 컬러링 북을 그동안은 단 한번도 사본 적은 없었다.

팀플과 시험에 치여 시간도 없었고, 하던 아르바이트는 일하던 매장이 불황을 이유로 문을 닫으면서 사라져버려

돈도 넉넉치 않았으며 중고등학교 미술시간, 그림을 그리는 수행평가가 있으면 최하점은 항상 내 차지일 정도로

그림과 색칠솜씨가 없어 내가 색칠을 하게 된다면 책 속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과 그 그림을 그린 그림작가들에 대한

모독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도중에 천만 애견인을 위한 컬러링 북이라는 모토로 나온 러블리 도그를 받았다.

책 속의 아이들은 귀여웠고, 실제 일상에서의 행동들과 일상에서 행하지는 않았지만

여건만 된다면 반려동물과 하고자 하는 행동들을 담아내 그림들은 생동감이 있었다.

그리고 개들은 대체로 색이 한두 가지로 제한되어 있었기에 미술에 소질이

전혀 없다시피 한 나조차도 별 생각 없이 아이들을 칠해나갈 수 있었다.

거기다 개들의 모습에서 생동감이 넘치기 때문에 가족 중 누군가가

털 알레르기가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개를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취업, 주택, 대학 입시, 대출 상환 등 여러 이유로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은 많아져만 가는 시대.

모두 비슷한 상황임을 알아 마땅히 부를 사람도 없고, 가족에게 의지하기에는 부담되고

그렇다고 반려동물을 키우기에는 제한 조건들이 여의치 않으며 다른 수단을 찾기에는

이미 심신이 모두 지쳐있을 때 이 책을 딱 펴고 아무 생각 없이 색연필을 놀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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