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끌림의 과학 - 아름다움은 44 사이즈에만 존재하는가
바이런 스와미 & 애드리언 펀햄 지음, 김재홍 옮김 / 알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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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목소리.. 따뜻한 미소.. 사려깊은 태도.. 속 깊은 마음.. 그리고 안정적인 직장..   그런데 키가 160의 단신에..  이마가 좁고.. 코는 낮으며.. 얼굴빛은 거무스름하고.. 입술은 두툼하게 튀어나와 있는 못생긴 남자라면.. 과연 여자들은 그를 좋아할 것인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탁월한 외모로 이성에게 인기 있는 사람과.. 외모로 인해 갖게 된 컴플렉스에 의해 고통스러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질시와 갈등.. 음모와 같은 것들은 늘 문학, 예술, 신화의 주 소재로 다루어져 왔다.. 그것은 외모라는 것이.. 인간의 삶에서 절대로 배제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이성간에 호감을 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 외모를 가꾸는 방법.. 나 자신을 포장하는 방법 등의 내용이 담겨 있을거라는 나의  기대를 무참히 깨트리고 .. 통계와 그래프까지 등장하는 인문과학서적이었다.. 이 글을 쓴 작가는 자신이 쓴 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고문헌을 책 내용의 1/3만큼이나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좀 어려운 데다가 산만하기 까지 해서 읽는데.. 아주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 않아도 내용을 읽으며 아름다움을.. 그것도 육체적 아름다움을 무시하는 당신.. 떠나라!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게 얼마나 중요하냐면 말야..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좋은 남자 만나 결혼을 하려해도.. 심지어.. 내가 낳은 자식들의 학교에서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해서도.. 아름다워야 하는거야.. 뚱뚱하고 못생겨봐..  아이들은  창피하다며 엄마가 학교에 오지 못하게 할거고.. 결혼은 할 수 있을까.. 능력이 있어도 뽑아줘야 들어가지.. 당신이 아무리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음에 있는거야.. 착한 사람은 결국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게 되어 있어라고 말해 봐야.. 소용없어.. 봐봐.. 이렇게 철학자.. 시인.. 예술가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까지도 모든 육체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잖아.. 라고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외모가 그닥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외모도.. 첫인상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임이나.. 외출시 언제나 준비에 공을 들인다.

나도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씁쓸한 진실을 마주 하니.. 정말 맥풀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결혼전 55나.. 44를 입었던 나는 이제 66이 잠기는 것에 쾌재를 부르는 아줌마가 되었다.. 집에서 아이들과 씨름을 하다보면 세수는 물론 양치를 안 한채.. 퇴근한 남편을 맞는 일이 다반사..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과연 남편에게 매력적인.. 이끌림의 대상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아.. 좌절감.. 이 책의 작가가 의도하는 바와는 다르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매력 찾기에 골몰했고.. 그리고 좌절했다.. 거울을 통해 느끼는 좌절감과 애통함도 모자라 이제는 책을 읽으며 이런 감정에 휩싸이게 되다니..  작가의 글이 훌륭해서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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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 바보 엄마 윤정희의 사랑 이야기
윤정희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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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운다는건.. 나 자신을 늘 시험에 들게 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 아이의 엄마인 나는 하루 중에도 기분에 따라 목소리가 수백번은 더 변한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소리를 지르고 있고.. 손을 올려 매를 때리고 있다.

아이를 키울때.. 부모는 자신 안의 분노를 잘 조절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아이에게 덜 화를 내고.. 공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식을 키운다는건..  인내를 요하는 일이다.. 내 자식을 키울때에도 이러하거늘.. 다른 사람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정말 힘든 일이 아닐까..

그런데 이 글을 쓴 바보 엄마 윤정희씨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 여섯을.. 키우며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다..

집이 떠나가라 소리가 시끌시끌하다고 하지만.. 아이들 얼굴에 담긴 행복한 웃음과.. 천진함은 그 분의 사랑이 그려 놓은 아름다운 그림이 아닐까..  세상에 태어나 제일 잘한 일이 남편 김상훈 목사님과 결혼한 일이란다.. 그리고 다음번으로 잘한 일이 아이들을 입양한 일이다.. 그렇게 말씀하신다.. 물질적으로 풍족함을 줄 수는 없지만.. 사랑만큼은.. 넘칠만큼.. 주고 있다고..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은 아이들이 자라 동생들을 데려오자하고.. 새로운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사랑자리를 양보해 준다.. 이미 그 분들은 세상에 진 빚을.. 다 갚으시고.. 새로운 희망을 쌓고 계신다.. 읽는 내내.. 아아.. 나는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늘 고민하고.. 갈등하고.. 후회하고.. 아쉬워 하는데.. 이 분은 어떻게 이렇게 당당하게.. 확고하게.. 바른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서서.. 아이들을 키우고 계실까.. 싶다..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바보 엄마 윤정희씨와 김상훈 목사님께서는 이제 새로운 보금자리로 가기 위해 준비하고 계신단다..

시골 작은 교회에서.. 나이들고 외로우신 분들의 삶에 빛을 찾아 주시기 위해.. 그 분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드리기 위해... 안정된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신단다..  그 분들이 가시는 그곳은 아마.. 따스한 볕이 드는.. 평화로운 사랑이 가득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즐겁고.. 기쁘고.. 눈물이 가득한 책.. 참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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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행복
장혜민 지음 / 산호와진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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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시절..  대학을 다니는 언니들이 있었던 나는 그 시절에 유행했던.. 책들을 꽤 많이 읽을 수가 있었다..

그 중에서.. 범우사에서 나온.. 아주 작은 문고판 책.. "무소유"가 있었다..

그 책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짧은 수필들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었다는 것과.. 난을 키우며 어디에 멀리 외출하지도 못하시고 전전긍긍하시던 스님이.. 이런 자신의 모습에서.. 소유의 괴로움을 깨달았다는 정도..   나에게는 그 무소유의 정신이 정말 큰 깨달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인 스님이.. 일반인들을 호통치며 가르치려하고..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 이해해야 한다.. 양보해야 한다.. 참아야 한다.. 믿어야 한다.. 라는 말의 끊임없는 반복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서 느끼는 갈등.. 괴로움.. 기쁨.. 슬픔.. 미움.. 분노의 감정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그것을 마음 속에서 몰아내려 노력한다고 고백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법정스님의.. 팬이 됐다고 해야 하나.. 스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이 됐다고 해야 하나.. 그뒤 대학에 올라간 후 법정스님의 오래전 책들부터.. 신간까지.. 대부분을 구입한 것 같다..  그렇게 스님을.. 사랑했다..

길상사에서 스님의 법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정말.. 스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듣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던 것이 이렇게 영영 기회를 놓치게 될 줄은 몰랐다.. 가끔.. 길상사에 가서.. 그 절의 내력을 들으며 역시 스님이야.. 하고 내심 뿌듯해 하기도 했었다.. 아직 어리석은 인간이기에.. 내 마음에는 그런 허영이 있다.. 이 절이 말이야 얼마나 비싼 땅인 줄 알아.. 그걸 우리 스님께서 받으신거야.. 하면서..

 

스님께서 어린시절 조실부모하고 할머니 손에 자라신 이야기..

어렵게 공부하시면서도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는 이야기..

불가에 귀의하기 위해 집을 나서시고도 사흘 정도 집에 두고 온 책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는 이야기..

민주지사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정권에 맞서던 이야기..

그리고.. 홀로 수행을 위해 강원도 산간으로 들어가신 이야기..

그리고 이제 떠나신 이야기까지..

이 책에서는 스님의 지난날을 한번 주욱 되짚어주고 있다..

스님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위인전이나.. 자서전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작가의 따스하고.. 스님을 생각하는 지극한 마음이 잘 드러난 글이라.. 읽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님의 글을 모은 책인가 하고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좀 실망스럽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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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61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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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시작되어 뜨겁게 타오르다가 서서히 식어 서로에게 무덤덤한 상태로.. 가족이 되어 가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과학적이고.. 물리적이고.. 인간의 호르몬 작용에 의해서 말이다.. 그런데.. 19살.. 남자 아이가 이제 가슴 속에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사랑을 놓쳤다.  그것도 죽음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방식으로 말이다.. 이별이 너무나 아름다울 때..  그 이별의 한 끝에 남아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은.. 그 이별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행복을 찾는 것이 정말 어렵다..  이 책은 사랑하는 이의 추도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이 난다는 것을 알고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남자 주인공의 아픔을 예상하고 걱정하며 안절부절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그 사랑의 묘사가 아름다울수록..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애틋할 수록 그 걱정은 더해만 갔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가슴을 애태우던게..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사랑이.. 나에게는 그 동안 잊고 있던.. 몰입을 주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제간의 사랑.. 더더군다나 육체적인 사랑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담긴 이 책은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나부터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자극적인 소재로 상술이 가득 담긴 책이지 않을까.. 하는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았고.. 그들의 사랑이 육체적으로 그려지는 것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작가는 이 책을 사제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19세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이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통과의례가 필요하다.. 성적인 성장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고통과 절망의 시간을 이겨낸 정신적 성숙..  육체와 정신이 동시에 넘어서야 하는 통과의례..  그리고 그렇게 어른이 된 주인공은 삶을.. 살아간다..

 

한줌의 재가 된 선생님을 바다에 뿌리며 소년은 생각한다.. 선생님이.. 재가 된 선생님이.. 아무런 흔적도 증거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고.. 소리없이 소멸한다고.. 그것이 이별의 문법인가보다고..  그리고 사람들이 던지는 꽃들이 흘러흘러 자신들의 사랑이 오롯이 남은 그 곳으로.. 물새섬으로 흘러가리라는 것을 깨달으며 그 꽃들이 자신의 젊음의 영원한 비극으로 기억되는 동시에,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크나큰 위안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 꽃을 건져 둘만의 비밀이 숨쉬는 그곳에 가져다 두고.. 영원히 머물겠다고.. 한다..  그렇게 이 소설은 끝이 난다.. 그래서 더 걱정이 되었다. .

소년은 그곳에서 나와야 한다.. 그곳에서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삶을 계속 살아나가야 한다.. 그래야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안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소설이.. 그렇게 끝이 나 버렸다.. 아쉽고..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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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없는 세상
필립 클로델 지음, 정혜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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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어른들이 읽는 그림동화가 유행을 했던 때가 있다.  샤를 페로가 쓴 그림동화는 원래 아이들을 읽히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원작은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구제적인 성묘사 때문에 아이들에게 읽히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  그렇다면 씌어진 의도에 맞게 원작을 어른들이 읽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연구를 바탕으로 자극적인 내용을 주로 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었다.. 이 책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이들 없는 세상"은 그런 류의 책들과는 성격이 달랐다..
  이 책에는  우리가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들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패러디한 동화 19편이 담겨 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 작가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이 읽는 동화는 이미 어른이 된 작가들이 아이들에게 교육적 가르침을 주기 위해.. 또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쓴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마음에 동조하여 아이들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의 주인공들이 까칠한 아이들이 된다.. 천사들이 찾아와 소원을 이룰어 준다고 해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귀찮아 하며 어서 가주기를 바라는 아이.. 어른들의 일방적인 강요가 부당하다며 어른들에게 자신들의 존재의미를 각인 시키기 위해 잠시 부재를 선택하는 아이들.. 

이 책에서 아이들은 주어진 상황에 끌려 다니며 누군가 나타나 구해주거나.. 소원을 들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런 의존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는 더 이상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다..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천사의 도움을 거절할 줄 알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결코 아이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도니다.. 라고 작가는 말하려는 듯하다..

이 작가의 다른 글을 읽어 본 적이 없어.. 그 의도를 명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이 책이 단순히 기존의 책을 비틀어 본 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았다..

주도적이고.. 독립적인 요즘의 아이들에게.. 우리가 전래나 명작동화로 선악에 대한 관념.. 사회제도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을 심어주려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를 작가는 알고 있는 듯하다..  책은 즐겁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어른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또 하나의 감정은 반항하는 아이들의 태도를 읽으며 느껴지는 불편함.. 기분상함이었다.. 어쩔 수 없이 어른인 내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이미 내 안에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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