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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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주는 안락함 이면의 생활스트레스에 이미 완전히 공감을 했으면서도 마지막 부분에서 웃음이 나와버렸다.

집에 가기 싫어 여관에 간다.
집을 1백미터 앞두고 무슨 일인지 나는 발길을 돌려1백미터를 걸어내려와 여관에 든다.
집에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집에 없어 쓸쓸한 것도 아닌데 오늘도 난 여관 신세를 지기로 한다.
집이 주는 안락함은 두렵고, 생활의 냄새는 더 두렵다.
해야 할 일들이 오래 중단된 채 어질러진 책상과
며칠째 설거지를 하지 않아 접근하기조차 무서워진 부엌 주변과 이불이나 옷가지에서 내뿜는 익숙한 냄새 모두가 어느 한순간 역하다는 사실이 나를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중략)
[아줌마, 저 있던 방, 1박 더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서 밖으로 나가는 내게
어딜 나갔다 오겠냐고 묻는다.
[네, 집에 좀 다녀오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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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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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 한 마디에 시칠리아에 가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사실 그 섬에 간다고 해도 나는 그 섬이 새 모양인지는 확인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드론도 없고 헬리콥터를 탈만큼 돈이 많이 없으니까. 그런데도 이 섬이 새 모양이라는 것이 나에게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이유가 될 수 있는걸까?

술을 한 잔씩 시키고 나서, 재미있을 것 같아 난 또 물었어.
「안젤라, 네가 이 섬에 오게 된 이유 같은 게 있을 거 아냐?
남자 친구를 잊는다는 목적은 들어서 알겠고,
그렇다면 왜 그 많은 곳 중에 하필이면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이었어?」너의 대답에 내 가슴에 파문이 일더군.
시칠리아 섬이 하늘 위에서 보면 하늘을 날고 있는 새 모양을 닮았다고,
언젠가 다큐멘터리에서, 이 섬을 하늘에서 찍은 그림을 봤는데,
그게 꼭 새 같아서 기억에 남아 있다고 했어.
너도 새처럼 자유롭고 싶었던 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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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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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그런데 살면 살 수록 내가 나답게 사는 것, 내가 나를 찾는 것이 얼마나 많은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지 깨닫고 있다.

힌두교도의 말 중에는 ‘중요한 것은 우주를 한바퀴 도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중심을 한바퀴 도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쟝 그르니에의 <섬>에나오는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중심‘ 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겪고, 무엇을 이해하는지의핵심은 항상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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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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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것을 허락하고 낫게하는 곳을 만난다는 건 정말 멋진일인것 같다. 그런데 확률적으로 여행을 해야 그런 곳을 만날 수 있는데 나는 겁쟁이라 이렇게 여행 에세이로 그런 멋진 일을 간접경험하고 있다. 직접경험한다면 더 멋지겠지?

내 모든 것을 허락해 주었던 곳, 내 모든 것을 낫게 해 주었던 곳, 모란이피고 졌던 중국 류저우(柳州)의 어느 병원, 마음이 그윽해져서 돌아올 수있었던 내 최고의 여행지. 그곳을 지나치지 못하고 잠시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람도 쉬어가야 멀리로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하기 위해서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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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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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가치관으로 나만의 철학으로 살아 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마땅히 그래야할 것이지만 그저 부럽다.

그들은 세상의 ‘잣대‘나 ‘기준‘들이 가장 더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중략)
그러니 떠나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기갈 들린 사람처럼 천박해 보여도 좋다. 떠나서만큼은 닥치는 일들을 받아내기 위해 조금 무모해져도 좋다. 세 상은 눈을 맞추기만 해도 눈 속으로 번져들 설렘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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