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
가지 다쓰오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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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책📚

40여년 만에 다시 독자들 품으로 돌아온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 어떻게 이 책을 구매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저러한 사실 보다는 솔직하게 말해서 표지에 이미 홀렸던 것 같다.
마치 작은 용에게 목이 졸리는 듯하면서도 비밀을 품고 있는 듯 한 소년의 눈망울.
과연 그 소년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었을까.

이 책을 소개하자면, 1960년대 일본 대학의 건축학교 교수로 일하는 나카조 도모이치.
그런 그의 어머니가 죽음을 앞두고 동생 슈지는 살해 당한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임종에 든다. 결국 그의 죽음을 파헤쳐 보고자 자신의 큰 프로젝트도 뒤로하고 동생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결국 슈지의 죽음의 장소이자 비밀이 숨겨진 외딴 산골 마을 ‘야마쿠라’까지 방문하게 된다.

그 마을까지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산골 마을 유일한 의사 하니시마 덕분에 마을 유지였던 다에미가에 대해 잘 아는 듯한 간호사 나에바 교코를 소개받고, 무려 23년 전의 동생 슈지의 죽음의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 것 같은 기치 영감까지 찾게 된다. 하지만, 외지인에 대한 경계가 삼엄한지 기껏 찾아간 영감님껜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한다.

게다가 그는 비밀을 파헤치려다 밤에 범인의 습격을 받게 된다. 설상가상 자신을 도와주는 듯 했던 산골 마을 유일한 의사 ‘하니시마’마저 그가 이 마을 떠나는 것을 막게 되는데, 그러다가 발생한 한 차례의 기묘한 살인사건. 과연 도모이치는 동생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고 진정한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처음에 이 소설을 중후반까지만 읽게 된다면 아마도 탐정 역할을 도모이치를 짝사랑 하는 듯한 사가와 미오가 탐정이라고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도모이치는 그저 셜록의 조수인 왓슨 정도로 취급할지도. 하지만, 결말에 도달하는 그 순간부터 엄청나게 짜임새 있던 복선들이 엄청난 속도로 회수되기 시작한다. 마치 한 단어도 그리고 한 사건도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 그 역할이 있었다는 듯이.

이 책이 무려 40여년 전의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마도 요즘에는 잘 쓰이지 않는 1945년 시대의 단어들과(학동소개, 근로동원, 공습, 특고 등이 그러하다) 1968년대의 대학생의 대학교 점령 등의 특정 사건들이 언급되지 않았다면, 현 시대에 쓰여진 일본 소설이라고 할지라도 그대로 인정될 정도로 지금 시점에 읽더라도 하나도 촌스럽지 않다.
(물론, 거슬리는 부분은 14p에 다리가 신선하다는 표현이랄까..?)

처음에는 제목과 표지를 보고서 ‘용신’을 믿는 외딴 산골 마을의 제물로 받쳐진 것으로 의심했다. 그 아이가 선정된 이유는 그 집의 ‘자시키와라시’를 봐서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통수에 통수에 통수를 때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하고 싶은 말과 이 책의 복선 회수가 얼마나 대단하지에 대해서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떠들것이 많지만. 이 책은 꼭 단숨에 읽어 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이 책을 펼친 순간부터 다시 책을 덮을 때까지 계속해서 기억날 테니까. 마지막에 진실에 도달하기 전까지 결코 이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무려 40여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이 책을 재출간해준 블루홀식스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항상 생각건대 미스터리는 역시..!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단점이 있다면,
이제 이 정도의 책 수준의 복선 회수가 안되면 이제 시시하게 여겨질 것 같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후에 도모이치는 결코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점이다.

더구나 가장 큰 단점은... 이 엄청난 작가님의 한국어로 번역된 작품이 없다는 것이다.
부디 가지 다쓰오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국내에서도 꾸준히 재출간 되어주길.

#용신연못의작은시체
#가지다쓰오
#블루홀식스출판사
#복선의신 #미스터리대발굴
#정통미스터리 #일본소설 #미스터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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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전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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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히 일본의 문학이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11편의 단편이 겉으로 보기에는 단편집으로 묶일 요소가 '기이함' 밖에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일본 특유의 '음침함'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11개의 단편. 대다수가 하나같이 일상속에서 내재된 기이함을 표현하고 있는데 딱 한편.
<끝없는 세상의 끝>은 그 결이 조금 다릅니다. 약간 현대라기 보다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간 세상을 표현하고 있다는 듯한 느낌이 든달까요.

 <꿈 전달>, <수족>, <에어 플랜트>, <침하교를 건너자>, <사랑은 구분할 수 없다>, <난태생>,
<호족>, <보내는 순례자>, <끝없는 세상의 끝>, <보름달이 뜬 마을>, <어머니의 자화상>
이 11편의 단편들은 정말로 기이함의 그 집합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단편집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단편은 <사랑은 구분할 수 없다>와 <어머니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말에 다다를때까지, 호노카가 쇼마에게 말했던 "사랑은 구분할 수 없다."는 한 마디가 도대체 무슨 말일까 싶었는데,
'쓰쓰이 다에코'씨의 독백과도 같은 과거회상을 보면서 마지막에 삼켜진 한 단어가 붙으니 그 문장이 뇌리에 콱 박힌다는 말이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자화상>은 한 마디로 내가 과거에 한 선택과 하지 않은 선택이 교차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만일 '내가 ~했더라면...'의 또 다른 선택지를 택했을 때의
그 선택이 실존하는 듯한 '유토피아'의 모습이란... 정말 다마이가 마지막에 방파제를 따라 길을 걸으면서 끝내 길에서 다시 한 아이를 마주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처럼 11편의 단편은 일본인 특유의 기이함과 음침함과 괴이가 공존하는,
흔히 일상 속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들을 보여 줍니다. 물론, 처음에 소개되는 <꿈 전달> 같은 경우에는 이 글의 색채를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
좀 더 기이함에 편중되어 있는 듯한 전개가 펼쳐집니다.

 그 후에도 <수족>에서 화자가 마치 수족관 속에서 '벨루가'나 기타 생물인 것처럼 나타내는 듯한 전개나 아니면 하다못해 약혼녀가 홀로 살아남이 이별의 슬픔을 떠안은 듯한
전개가 펼쳐지는데,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 속에 도사린 살의 라고나 할까요. 정말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습니다.
 
 <에어 플랜트>는 기괴하죠. 물론, 기괴함을 나타내면 <난태생>도 결코 뒤쳐지지 않습니다.
해수어를 수조 안에서 번식하고 싶어하는 '데쓰로' 하지만, 치어의 먹이가 되는 동물성 플라크톤 때문에 그의 꿈은 번번히 좌절되다가
우연히 알을 밴 '검은등바다뱀'을 얻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랄까요. 과연 데쓰로는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데쓰로에게 접근한 '데시마'는 과연 선의로 한 것일지
그리고 바다뱀이 사라지고 나타난 '마야'는 과연 진짜로 검은등바다뱀의 화신이 맞을지. 정말로 끝까지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침하교를 건너자>는 얼핏 본다면 살인을 저지르고 고향마을로 도망친 '도망자'의 회고록 같겠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알고 싶어했던 자신의 아내가 죽어야 했던 이유와 그 '원죄'의 근원이 어디인지 알게 되는.
정말로 단편치고도 짜임새가 탄탄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다른 단편들도 너무나 재밌으면서도 기이함에 섬뜩하게 느껴지다가도 어딘가 모르게 '슬픔'이 느껴진달까요.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 "꿈은 위험해요. 꿈을 타고 뭔가가 찾아오니까요."_47p
📖 '원인은 돌고 돌아 결과를 낳았다. 이것은 세상의 이치요, 천명이었다.'_139p
📖 '지금껏 내가 살아온 이 세상야말로 선택받지 못한 또 하나의 세상 아닐까.'_400p
 
#꿈전달
#우사미마코토 #미스터리의여제
#블루홀식스출판사
#미스터리소설 #일본소설 #일본문학 #신간소설
#심리 #괴이 #일상 #괴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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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투스 ㅣ 그늘 중편선 1
주선미 지음 / 그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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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하경을 추악한 살인자로만 기억할 것이다. 그녀의 두 아들의 비극적인 죽음 또한 오히려 살인자의 싹이 사그러졌다고 좋아하겠지.
하지만 과연 그녀가 평온하던 주말 그것도 사람들이 붐비는 마트에서, 사랑하는 자식들 앞에서 칼부림을 일으켜 한 사람을 살해하기 까지
그녀를 몰아간 '사회'와 '환경'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겠지.

 과연 그녀가 '살인마'가 되어버린 것에는 누구의 책임이 있을까.

 하경은 누구보다 순종적인 사람으로 자라날 수 밖엔 없었다. 가부장적이고 유교적이며 보수적인 그녀의 집안환경.
남동생에게 치이고 부모님에게 치이고 그녀는 빨리 '결혼'을 해서 자신의 가정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한 그녀 앞에 나타난 겉으로 보기에는 하경이 갖지 못한 '완벽한' 가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전남편 '주완'.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던 것은 완벽한 결혼생활이 아니였다.
주완은 연애시절과 신혼 초에는 정말 완벽한 남자친구와 남편을 연기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숨길 수는 없었다.
점차 드러나는 그의 '알코올 중독'과 '여성편력'. 그리고 이혼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그 완벽했던 가족의 진실을 말이다.

 하경은 자신의 사랑하는 두 아들 서진과 서준을 지키기 위해서 주완과 이혼할 수 밖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일반적이지 않은 것에 너무나 가혹하다.
양육비는 커녕 재산분할할 재산마저 없는 전남편.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선 '워킹맘'이 될 수 밖엔 없다.
그러나 아이들이 아플때마다 유치원에서 전화가 올 때마다 그녀는 누구보다 '죄인'이 된다.

 아픈 아이의 곁에 온종일 있어 줄 수도 없고, 아플 때 병원에 들렀다 다시 유치원에 보낼 수 밖에 없는 현실.
퇴근 후에도 깨어있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잠든 아이들을 보는 삶.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그늘이 아이들을 덮칠까봐 두려워하고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 했다.

 이러한 순종적이면서 맹목적이었던 하경이 '살인자'가 되도록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일까.

 그녀가 칼부림을 일으키기 전에 멈출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녀의 아이들에게 문신남과 껌씹던 여자친구가 겉으로나마 '사과'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라도 하경이 분노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두 아들을 먼저 생각했다면.
넘어진 아이를 지나쳐 '칼'을 잡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책의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변호사로 선임되었던 '호준'은 어떻게 본다면 그녀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하경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과연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이기에 그 순간의 선택이 그들의 결말을 바뀌게 한 것일까.

 아마도 호준이 하경에게 끌렸던 것인 이성으로서의 호감 보다는 그녀가 그와 비슷한 존재.
즉. '동류'로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그녀의 '결말'과 그녀의 두 아이의 비극을 곁에서 지켜보았기에
마지막 순간에 분노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실낱같은 이성을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하경의 곁에는 그녀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으나 호준의 곁에는 그의 뒤에서 묵묵히 내조하는 아내가 존재한다는 차이도 있다.

 이 책이 과연 '하경'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본다면 현존하는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는 책이 아닐까.
사회는 자꾸만 저출산등의 이유로 출산을 장려하나 과연 아이들이 태어나서 자라기까지 정말로 안전한 사회인지는 많은 의문이 든다.
제도적인 부분이나 부족한 산부인과라든지 아이들을 대하는 사회의 분위기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큰 걸림돌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단순하게 출산 장려만 하면 다 해결되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많은 의문이 든다.


📖 '찰나였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정상에 오르는 것도 언제나 그 찰나가 만들어 낸다.'_9p
📖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배우는 것들이 있다.'_43p
📖 '사람의 마음은 그 당사자가 되어 보지 않는 한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_119p
📖 '분노는 이성을 제압하는 법이다.'_151p


#시스투스 #그늘 #그늘소설책
#그늘중편선 #한국소설
#주선미
#학대 #아동 #칼부림 #분노
#서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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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보낼 용기 - 딸을 잃은 자살 사별자 엄마의 기록
송지영 지음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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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일곱. 겨우 열 일곱이었다.
한 가족의 사랑스러운 막내딸이자 학교에서 친구들과 떠들며 웃기 바쁜 소녀가 세상을 등진 것은.
열 일곱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어리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을 때 딸을 잃은 자살 사별자 엄마의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단어들이 있다. 남편을 잃은 여자는 '과부', 아내를 잃은 남편은 '홀애비', 부모를 잃은 자식은 '고아'.
그러나 그 수없이 많은 단어들 속에도 자식을 잃은 부모를 나타내는 단어는 없다.
그러한 사실이 오히려 더 슬픔을 체감하게 만드는 것임을 알고 있을까.

 열 일곱은 나에게도 상실의 시기였다. 태어나 눈 뜨고, 사물을 인지할 때부터 나와 함께 있었던 나의 친할머니.
우리 친할머니는 흔히들 아는 할머니와는 좀 달랐다. 가부장적인 사람에다가 우리 아버지가 늦둥이라서 그런가 더욱 더 옛날 사람이였다.
그런 막내 아들의 첫 자식이 '딸'이라서 흔히 말하는 차별을 많이 당했던 것 같다. 거기다 아마 예민한 나의 성정도 할머니와의 관계가 평탄치 않은데
지금와서 생각하면 일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할머니는 맞벌이인 우리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는 날, 무서운 날 항상 집에 계셨기에 든든한 보호자 역할은 해줬던 것 같다.
물론, 중풍(뇌졸증)에 치매도 있으신데다 촌 사람이라서 성정이 곱지는 않으셨지만 말이다. 그래도 용돈을 모아 밤빵을 사간 날이나 좋아하는 감자떡을 드린 날
그리고 고사리 손으로 만든 엉터리 전을 다 드셔주실 만큼 당신도 손녀딸을 애정하긴 하셨을 것이다.

 그런 할머니가 열 일곱, 춘 3월 어느 날 나의 세상에서 사라졌다.
물론, 우리 할머니는 요즘말로 하면 '호상'이다. 무려 여든아홉까지 사셨기 때문이랄까.
막상 돌아가실 시기가 되니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장례식장에 간 그 날. 나는 내가 펑펑 울 줄 알았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다 울어도 나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장지까지 다 다녀오고 꽤 긴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아무것도 아닌 날. 할머니가 떠올라 울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떠올리면 여전히 이유는 잘 모르겠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유일한 상실은 할머니들이였기 때문에 가끔씩 보고 싶냐고 물음을 던진다면
매일매일이 그리운 것은 아닌데, 그래도 가끔 계절마다 생각이 난다. 무서운 것을 보거나 밤 늦게 깨있는 날이면 항상 집에 계셨던 친할머니가.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에 배추전을 먹다보면 보드라운 노란배추 부분만 구워서 주셨던 외할머니가.
그렇게 생각이 난다.

 하지만, 이 책과 다르다면 그 분들의 마지막은 '노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삶의 끝이였다는 것이 아닐까.
인생에 태어남이 있다면 당연하게도 죽음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슬픈 이유는 당연하게도 '서진'이와의 이별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솔직히 이 책을 보고서 이러한 서평 글을 쓰는 것 또한 '기만'에 가까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한 사람과 한 가족과 더 나아가 한 일가의 '상실'의 아픔을 글로 표현한 것이자
그 아이와의 '이별'을 준비하고자 하는 한 어머니의 처절한 생을 향한 몸부림이기 때문은 아닐까.

 책의 제목인 '널 보낼 용기'. 이 글을 쓰면서 글의 저자는 얼마나 무너지고 다시 일어났을까.
책을 읽을 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한 사람의 죽음과 그 후의 삶을 생각하면,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들끼리 유대하며,
그에 대한 기억을 나누며 기억하는 것은 죽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너무나 슬픈 이유는 겨우 열 일곱에 이별하게 된 이유도 있지만. 글을 써내려가는 엄마의 문체가 너무나도 담담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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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별자 #우울증 #양극성장애 #생명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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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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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책📚

이 책은 살인사건이 등장하지 않는다. 당연히 시체도, 범인도 그리고 범죄자를 뒤쫓는 형사도 재판을 기소할 검사도 그리고 실형을 선고할 판사도 존재하지 않는. 그저 ‘정답’을 찾고자 하는 ‘퀴즈 마니아’만이 있을 뿐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Q-1 그랑프리’. 상금은 무려 1천만엔. 그 결승전에 올라온 주인공 ‘미시마 레오’와 그의 상대인 ‘혼조 기즈나’. 7O3X로 진행되는 퀴즈형식에서 무려 6:6의 동점의 우승까지 딱 한 문제만을 앞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건 바로 혼조 기즈나가 문제를 듣지도 않고 답을 ‘맞춰’버린 것이다.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우승자는 혼조 기즈나로 확정되고 미시마 레오와 다른 참여자들은 ‘짬짜미(=제작진이 미리 답을 알려준 경우)’를 의심하는데, 설상가상 제작진의 성의 없는 사과문과는 별개로 혼조 기즈나는 우승 트로피와 상금을 포기한다는 말을 할 뿐 서로 그 상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실정이다.

이 책은 그런 상황 속에서 주인공 ‘미시마 레오’가 어떻게 문제를 듣지도 않고 맞출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글이다.

이제 더 언급을 하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반감될 뿐이기에 더욱 자세히 말을 할 수는 없으나, 단 하나 꼭 말해야 한다면, 미시마는 그저 퀴즈를 좋아하는 ‘마니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퀴즈’는 단순히 정답이 정해져 있는 ‘정보’가 아니다. 한 인간의 삶의 ‘이정표’라고 여기는 것이 옳다.

미시마의 삶 전반이 다 ‘퀴즈’로 가득 차있다. 그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 계기도, 이별을 하게 된 계기도 그리고 실연의 아픔을 딛게 된 계기도 모두 ‘퀴즈’니까. 그런 그에게 ‘퀴즈’란 곧 ‘삶’이요 삶의 ‘이정표’인 것이다.

과연,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이렇게 미시마처럼 한 가지에 끊임없이 몰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난 당당하게 말하자면 ‘책’을 좋아한다. 정확하게는 ‘활자’랄까. 순수문학도 일반문학도 장르소설도 시도 모두 가리지 않는다. 그저 읽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어떻게 본다면 활자 중독자라고도 볼 수 있다.

아마, 미시마와 공통점이 있다면 퀴즈를 좋아하는 미시마가 ‘퀴즈’로 돈을 못 번 것처럼 나도 같다. 미시마와는 달리 직업을 정하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다. ‘책’과는 연관점이 1도 없다. 그렇기에 더 순수하게 ‘책’을 좋아한다는 말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쓸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읽은 후에도 계속해서 독자로 하여금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미시마는 ‘퀴즈’였는데 너는. 너의 삶은, 너의 인생은 과연 뭐로 정의할 수 있어.라는 질문을. 그러나 솔직하게 이것은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앞으로도 미지수이자 미개척지이기에 정확하게 이거다.라고 확고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오늘은 미스터리 문학이 끌리더라도 내일은 역사소설이 모레는 갑자기 장르 소설에 꽂히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너의퀴즈
#오가와사토시
#블루홀식스출판사
#미스터리소설 #퀴즈소설
#퀴즈 #추리 #두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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