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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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의 사전적인 의미는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 또는 정하여진 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로 정의된다. 인간 뿐만 아니라 동물의 왕국에도 다양한 의례를 통해 놀이, 구애, 인사, 애도 등의 관계를 맺으며 사회적 연결 고리를 풍성하게 발전시킨다. 코끼리는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수컷의 입에 코를 갖다 대며 인사한다. 특별히 서열이 높은 수컷 코끼리에게는 코끼리들이 줄지어 인사할 때도 있는데 이것은 마치 사람이 종교 지도자나 마피아 두목의 반지에 입맞춤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수컷공작의 화려한 꼬리는 짝짓기에 성공하기 위한 몸부림인데 이로 인해 포식자에게 잡혀 먹을 확률도 높아진다. 하지만 수컷공작의 입장에서는 볼품없는 모양새로 포식자를 피하는 일보다 화려하게 치장해서 짝짓기에 성공하는 일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의례의 역사로 보자면 인간의 것 보다 자연에서 일찌기 탄생한 다양한 동물에 의해서 먼저 치뤄진 것이다. 인간의 의례가 사회적 동물의 기본적인 모형을 모방한 것이기에 의례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도 동물 세계의 일부이기에 인간도 의례를 행한다고 생각하면 아주 심플하다. 저자는 인간의 입장에서 동물들이 행하는 10가지 의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는데 동물원의 코끼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인간의 이기심을 책망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동물원 코끼리는 죽은 코끼리를 위해 몸에 흙을 뿌리거나 나뭇가지를 덮는 행위를 하지 않는데 이것은 그들이 한 번도 본적도 없고 의례를 행할 만한 기회를 원천 차단 당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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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소개서 - 45억 년을 살아온 행성의 뜨겁고 깊은 이야기 인싸이드 과학 4
니콜라 콜티스 외 지음, 도나티엔 마리 그림, 신용림 옮김 / 풀빛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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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세기 그리스의 천문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 둘레가 약 4km임을 단지 1%의 오차로 정확하게 추정했다. 그는 지구가 구형이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중세 암흑기 동안 이 사실은 묻혔고, 15세기가 되어서야 재발견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궁금했다. 폭발적인 연구가 시작된 시기는 2차 세계대전으로, 아이러니하게도 핵폭탄의 폭발로 지구를 진동시키게 되면서 지구 내부와 원소의 특징을 알수 있는 힌트를 얻었다. 45억년전 탄생했을 걸로 추정되는 지구는 크게 나누어서 핵 맨틀 지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렁물렁한 맨틀에 떠 있는 지각은 여러개의 퍼즐조각처럼 판으로 이루어져서 응축된 에너지로 인해 서로 부딪치고 간섭하며 오늘날의 지표와 바닷속의 풍경을 만들어 냈다. 화산 지진등의 활동은 지구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움직이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주에 대한 탐사는 지구를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외계행성에 관해 연구함으로써 지구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지구의 심장은 핵이라고 할 수 있다. 뜨거운 철로 이루어진 핵의 바깥 부분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렁물렁한 깊은 바다이다. 도체이기에 자기장을 띠는 핵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남극지방을 북극의 자성을 띠게도 만들고 중력의 발현지로서 만물을 끌어당겨 우리가 지표에 붙어서 살게 한다. 이책은 알록달록 귀여운 삽화와 알기쉬운 번역으로 교양과학서의 매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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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의사의 일기
아오키 신몬 지음, 조양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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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납관부 일기다. 납관부....하는 일을 직관적으로 묘사한 단어지만 정작 그들의 국어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은 말. 생계를 위해 우연히 뛰어든 관혼상제회사에서 시신을 염습하고 입관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온 아오키 신몬의 일기다. 납관부 일을 하면서 써왔던 단편적인 일기를 기초로 해서 소설적 구성을 취해 장의사 혹은 납관부의 경험을 솔직하게 썼다. 일본은 집에서 장사지내는 전통이 꽤 오랫동안 남아 있던 듯 하다. 의뢰받은 상가집에 출장을 나가 일처리 하는 과정에서 시신을 둘러 싼 유족, 문상객들과의 좌충우돌, 천태만상의 풍경을 자아내며 삶과 죽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시대에는 수시로 사를 입에 올리며, 때로는 사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오늘날과 같이 일상생활 중이나 사상 가운데 사가 눈에 띄지 않는 듯한 의 시대에는, 사를 패배이자 악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죽음이 늘 곁에 있던 시대에는 죽음을 얘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영원히 살 것처럼 우리는 죽음에 대한 터부를 곳곳에 숨겨두고 사람들의 입을 막고 있다. 작가는 죽음의 의미를 종교, 철학, 문학 등 인문학을 배경으로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특히 일본 불교의 지류중 하나인 정토진종에 대해서도 많은 장을 할애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납관부에서 시작해 전무와 감사의 별을 달고 삶과 죽음을 담담하게 고찰했던 작가는 작년에 폐암으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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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박철화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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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쪽 남짓한 분량은 중편으로 보기에는 구성과 사건이 비교적 단조로와서 개인적으로 단편소설로 읽혔다. 대화체 문장이라 술술 읽히는 속도감이 있어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공항 대합실에서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조만간 희곡이나 단편영화로 각색되어 배우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만나도 좋을 것 같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시종일관 등장인물간의 수다떠는 모습이 떠오른다. 소설은 현재의 사건과 과거의 고백이 층위의 서사로 진행이 되면서 서서히 독자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으로 몸이 달아 오르게 만든다.

 

"사람은 다 자신의 격에 맞는 범죄자를 갖고 있는 법입니다."

 

소설속 등장인물 텍셀의 말이다. 인간이 이중성을 가진 존재임을 표현한 말인데 이중적인 인간성은 대부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범죄성향을 누구나 갖고 있다는 작가의 말은 자못 충격적이다. 게다가 강간과 살인이라는 강력범죄도 자신의 한 부분에는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이 소설을 상상력의 극단으로 몰고 나간다. 독기와 그로테스크함이 담긴 작품을 보면 우리나라 소설가 편혜영 작가와 많이 겹친다.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중 희곡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작품은 희곡으로 각색해서 무대에서 보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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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 시작하는 하루 1분 기적의 스트레칭 - 노화는 늦추고 통증은 사라지는 매일 체간 운동 28
사와키 가즈타카 지음, 최말숙 옮김 / 카시오페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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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엄동설한으로 바깥 활동이 뜸할 수 밖에 없는 요즘, 어르신들을 위해서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에 대한 책이다. 저자가 밝히듯이 80세를 넘긴 노모를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일단 글자가 큼지막하고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쉽다. 처음에는 이런 것이 운동이 될까 하는 동작도 있다. 하지만 고령의 노인들은 절대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팔다리를 움직이고 머리들 돌리고 하는 모든 동작은 뼈와 관절에 연결된 근육의 기능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근육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빠진다. 생존에 필요한 걷기와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최소근력이 바닥 날 수 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체간'의 근력을 끌어 올리기를 요구하고 있다. 체간이란 쉽게 말해 몸통 근육이다. 배와 팔과 다리에 연결된 것으로서 몸을 지탱하기 위한 최소한 근육이라 할 수 있다. 이 체간을 서서히 활성화 시켜서 근육의 퇴화를 막고 건강한 운동성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일본의 초고령화 사회는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의 진입속도는 일본보다 더 빠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소한의 생존근력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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