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
김병종 지음 / 너와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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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을 평생 밥과 반찬으로 드셨던 분이 어딜 가면 그걸 현지식으로 해드시는 정말 부럽기 짝이 없는 분이다. 캘리포니아의 카멜 비치에서 위로는 히말라야의 사랑곳 까지, 폼나는 여행지 보다는 작가 자신의 사연과 상념을 가지고 자신만의 디아스포라를 남겨 두고 온것인데, 우리같이 재주없는 인생들은 기껏 핸드폰으로 사진 몇장 박아오는게 고작인데 작가님은 그걸 고퀄의 여행 증명으로 떡하니 펼쳐보이니 샘나지 않을 수 없다. 석좌교수에 개인 미술관을 갖고 계신 분이니 평소에 범접하기 어려우신 분이 맞다. 일단 책속에 삽화가 어려워 보이지 않아 좋다. 동양화 전공이라 그런지 선과 채색에 여유와 풍류가 있어 보이고 여행지의 대표적 랜드마크가 아닌 여행자의 감성이 더 살아 있는 것 같아 여행기록으로써도 충실하다. 코로나 이후 여행에 대한 욕구가 꿈틀거리고 있는 요즘에 먹방, 쇼핑으로 눈과 위장만 호사할 게 아니라 자신만의 글과 그림으로 흔적을 남겨도 좋을 것 같다. 잘 못쓰고 못 그리면 어떠한가? 책으로 낼 것도 아닌데.... 노트와 연필 한자루 만으로도 여행의 품격은 한껏 올라가지 싶다. 출발하기 전에 지도와 챙기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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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있는 멘탈 관리 - 집 나간 어처구니 찾아오는 신박한 멘탈 관리법
박준화 지음 / 쉼(도서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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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정신으로 살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티비에는 유명한 정신과의사, 심리학자들이 나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사례자의 각양각색의 심리 문제를 코치하고 있고 유튜브, 자기계발 서적에서도 멘탈, 심리, 마음 등의 주제로 전문가의 조언을 쏟아 내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복잡해지면서 거기에 개인이 못 따라 가는지 아니면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이 옛날보다 정신적으로 약해져서 그런지.... 여하튼 마음을 챙기는 일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19세기 말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꿈의 이론이 심리학을 당당한 학문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면서 그동안 인간의 정신과 심리에 대한 탐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책은 한 때 유행했던 유력한 심리학 이론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다양한 예시를 통해 우리가 겪었을 수도 있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준다. 정독후에도 나중에 비슷한 사례가 있으면 다시 펼쳐서 도움을 받을 수 도 있겠다. 개인 심리를 누군가가 가르쳐 주겠다고 아우성 치는 요즘에 길잡이가 될 만한 심리학 입문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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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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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고전소설중에서 완역본을 읽는 심정은 조금 복잡하다. 생명력이 긴 만큼 다양한 매체로 즐겼던 작품들이었던 "셜록 홈즈" "로빈슨 크루소우" "레미제라블" 그리고 "모비딕"등은 어릴적 해지는 줄도 모르고 학교 도서실에서 어린이명작문고로 나온 축약본이나 만화로 접했던 재미와 감동의 도가니였다. 그런데 성인이 된후 완역본이라는 존재를 접한 이후 예전 어린이문고로 접해왔던 작품과는 많은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어서와 원본은 처음이지? 그러니 제대로 읽어 보면서 옛날과 다른 감동과 재미를 느껴보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대중에게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나가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동서양에 모두 존재했을거라고 본다. 시장이나 광장에서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기둥 줄거리의 흥미만으로는 관중들을 몰입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물의 묘사나 배경, 사건의 풍부한 설명이 첨가되어야만 더욱 활기찬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고 모자안의 동전도 수북히 쌓여 갈것이다. 역시 모비딕도 대중을 어떻게 이야기의 바다에 태워서 흥미로운 항해를 펼칠 지 아는 소설인 것이다. 이렇다할 오락거리가 부족했던 근대소설은 공통적으로 만연체의 느릿느릿하지만 필요한 묘사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펼쳐보임으로써 독자들의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도와준다. 상상력의 재료를 주면서 강약을 조절하는 묘미가 모비딕에는 바다만큼이나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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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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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설집에 연차와 소재가 제법 거리감이 있는데도 술술 잘 읽히는 중단편이다. 분량도 아주 적거나 많거나 여하튼 글의 형식과 내용이 개성적이란 말이다. PC통신시대부터 아이폰이 생겨날 즈음까지 그동안 숨어 있던 소설들이 다시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니 어쩌면 서랍속에 감추어 뒀던 단편은 다 추려 내보낸 것 같다. "브로콜리평원의 혈투"는 장편소설 "제저벨"의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제저벨"을 읽어 뒀으니 이 단편으로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된 셈이다.

어릴 적 외화 "환상특급"은 넋놓고 들여다 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미스테리, 판타지, SF가 한 꼭지씩 나오는 옴니버스 특급이라고나 할까? 대부분 오리지널 극본으로 극화했지만 지금에서 보니 필립k딕이나 아서클라크의 소설에서도 본듯한 장면들이 있었던 것 같다. 장르소설의 역사가 긴 미국이니 겹쳐지는 소재도 많았을 것 같긴 하다. 여하튼 괴기하면서 이색적인 장면들이 아직도 생각나는 걸 보니 꽤 열심히 본 것 같다.

각광받는 스토리가 다양한 매체의 소재로 확장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요즘이지만 가끔은 나만의 기억으로 움켜지고 싶어지는 작품들이 있다. 듀나의 글은 머릿속 깨달음이나 즐거운 상상으로 남아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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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저벨
듀나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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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의 밀레니엄 팔콘이나 아니면 스타트렉의 디스커버리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제저벨이라는 개성 넘치는 우주선이 있다는 사실(우주쓰레기를 수거하는 승리호도 있지만). 제저벨 같은 든든한 모선이 있으면 일단 모험의 절반은 시도한 셈이다. 그 안에 등장하는 생물체들의 현란한 개인기가 있다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독자가 이야기에 빠져들기 쉽지 않다. 흥미로운 우주에서의 좌충우돌 활극인데 왜 신이 나지 않지? 등장생물(?)의 개성에 푹 빠질만 한데 감정이입이 왜 이리 더디지?

먼저 생소함과 익숙함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쓰여진 우주배경의 연작소설이 생소하고 미국태생의 SF에 우리는 또한 아주 익숙하다는 점이다. 묘사와 전개는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하고 떠올리는 이미지 재구성에는 평범한 독자로써 좀 힘들다. 개인취향의 사건과 묘사가 잘 차려져 있지만 우리가 접해봤던 음식이 없으니 군침이 덜 돈다. 아메리칸 스타일은 맞는데 너무 느끼한 남부스타일 같은....

제저벨은 항해를 계속 할 것이다. 다양한 모험과 사건으로 인해 좀 더 단단한 우주선이 될 수도 있다. 우리도 조만간 달착륙의 꿈을 현실화 시키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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