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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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던 박광수 작가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길래...

어떤 책인지 궁금하여 살짝 들여다 봤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많으며

한국 뿐 아니라 이나라 저나라 사진들도 보이며

박광수작가님의 내면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힘을 복돋아 주는 주문...... 앗싸라비아...

어쩜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주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 055..... 질문

난 계속해서 쉼없이 질문을 던져야해.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말이야.

가령 내가 '인생' 이라는 단어에 어떠한 텍스트를 갖다 붙이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서툰 자만심에 나는 다시는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질문하기를 멈추게 될거야.

그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 한 순간도

멈추지 말고 쉼없이 내가 스스로 알고 있다고 믿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질무늘 던져야해.

삶은 정답을 찾는 시간이 아니고,

질문을 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므로.

 

p. 109.....

이젠 다 잊었다고 했다.

이젠 다 지난 일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그때를 기억하면

참 즐거운 기억이라 했다.

나는

거짓말을 했다.

잊지도 못했으며,

그때를 기억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예전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당신은 나를 참 힘들게 한다.

당신, 참..........

 

p. 208.....

나는 내가 거북이었으면 해.

비록 느릿느릿한 걸음이지만 삶을 계속

전진해 나가며, 내게 비난이 쏟아질 땐

손발을 감추고 머리를 깊게 집어넣어서

그 비난들 모두 스쳐 지나갈 수 있게 말이야.

난 정말 거북이 너처럼

쉬이 상처받지 않는 딱딱하고

견고한 등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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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 인생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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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보자면 소설가인 남자 요셉과 그의 과거의 여자 류의 이야기이다.

요셉은 현재 자신의 일상생활을 이야기하고 류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류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그들의 이야기로 끝이난다.

중간중간 이안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요셉도 알고 류도 아는 이안과 요셉의 미묘한 오해와 갈등이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기도 한다.

은희경작가의 소설이 조금은 그렇듯....이야기를 읽어내는 동안 껄적지근한 느낌이 든다....ㅡㅡ;;

 

p. 76~77

류는 독을 삼키고 잠들고 싶었다. 비행기가 목적지에 착륙하고 죽음 같은 잠에서 깨어난다면 곧바로 낯선 나라의 극장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어두운 극장의 구석 자리에 앉아 스크린 위를 흘러가는 빛을 바라보며 시간을 빨리빨리 흘러보내고 싶었다. 인생이라는 필름은 조금도 심각하지 않답니다. 자, 다시 한번 돌려볼까요. 시간을 다시 설정할 필요 없이 그 나라의 극장에서는 그런 안내방송이 흘러나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극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더라도 그 낯선 나라에 류를 고독과 고통의 세계로 끌고 가기 위해 기다리는 태연한 인생 따위는 없을 것이다. 낯선 곳으로 가고 있다는 것만이 그 상황에서 류의 단 하나의 위안이었다. 류는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굉음을 내며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었고 류의 감은 눈이 더욱 찡그러졌다.

 

p. 171

어떤 분야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내리고 강자와 약자를 가르는 현상적 이분법, 그리고 결과만으로 인간을 재단하는 세속적 패턴은 요셉에게 차라리 익숙했다. 요셉이 역겨운 것은 발언권이 없는 죽은 자를 이분법적 틀에 집어넣어 부저로 만들어놓고 그를 동정함으로써 자신들이 공의의 편에 서 있다고 믿는 자들의 기만적 패턴이었다. 누군가를 약자로 만든 것은 강자가 아니라 바로 그처럼 강약을 나누는 틀이고 그리고 그 틀에 스스로 편입되는 자들이다.

 

p. 178

다시 시트에 등을 기댄 요셉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치 오래 참았던 말을 내뱉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알고 있는지,류. 나의 모든 것은 거짓이다. 내가 거짓된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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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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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내가 학생일 때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해...다시 한번 읽어보고자 구입한 책이다.

착한 가격에 영문판까지 같이 있어 더욱 샘이 났지만. . . .영문판은 언제쯤 읽을 수 있을지. . . ㅡㅡ;;

알고 있었던 내용인데도 다시 읽으니 내용 하나하나가 새롭다.

이 책의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은 84일동안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다가, 85일째 되는 날 만난 엄청난 크기의 청새치를 몇 날 며칠의 사투 끝에 잡는다. 그리고 곧바로 만난 상어떼의 습격에 물고기의 살점을 거의 다 빼앗기지만 노인은 녹초가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운다.

정신을 잃고 돌아온 노인과 뼈만 남은 엄청난 크기의 청새치..노인이 여러번 찾아 온 상어떼와 싸우는 장면은...왠지 물고기를 지켜내고자 하는 생각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쟁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 한가운데서 동행한 사람도 없이 혼자서 묵묵히 고기잡는 일. 때론 물고기가 대화상대이고 때로는 날아가는 새가 대화상대이고... 한없이 소년을 그리워하는 노인. 그가 너무 외롭고 애처러워 보여 다가가 소리없이 안아주고 싶다. 나도 외로우니깐...

 

p.118.....

이렇듯 엄청난 행운이 오래갈 리가 있나, 노인은 생각했다. 온 힘을 다 쏟아 부어 물고기를 낚은 일조차 꿈이었으면 좋겠다. 신문지를 깔고 침대에 누워 있는 편이 더 좋을텐데.

"인간은 패배하는 존재로 만들어진 게 아니야."

노인은 말했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하지는 않지."

 

p.121~122.....

노인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모든 동물들은 대부분 다른 동물들을 죽이며 살아가고 있어. 고기잡이는 내가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일이면서 나를 죽이기도 하지. 아니, 나를 살게 해 주는 건 그 아이야. 나 자신을 너무 속여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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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엄마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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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 속에서 뭔가 따스한게 울컥 하면서 눈가에 눈물이 핑그그르 돌게 된다.

어릴적 수학여행이나 수련회에서... .캠프파이어 시간에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엄마'이야기를 들으며 편지쓰는 시간....그 땐 항상 울면서 편지쓰고 집에 돌아가면 엄마말 잘듣는 딸이 되겠다고 다짐하건만....집에 오면 또 다시 못된 딸래미가 되고야 만...나...

그 땐 그랬는데....

지금..나의 딸아이를 보면 엄마가 생각나고 엄마가 나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하셨구나...생각하면서..또 다시 엄마 앞에 서면 나쁜 딸래미가 되고야 만다.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엄청난 눈물을 흘렸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또 다시 눈물을 쏟는다.

내 곁에 계셔도 그립고 그리운 사람.....엄마...사랑해요....

 

p.068.....

일자무식이었던 어머니는 고향 밖으로는 단 한 발짝도 내디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세상을 속일 겨를이 없었으나, 글줄이나 배웠다는 나는 고향을 떠난 직후부터 거짓투성이로 세상을 속이며 살아왔다.

 

p.074.....

화덕속에서 회오리치는 화염소리가 시멘트벽을 타고 내가 앉아 있는 곳까지 확연하게 전달되었다. 나는 연소실 벽에 등을 기댔다. 벽은 연소실의 회오리치는 화염의 파장 때문에 거칠게 떨리고 있었다. 그 벽으로 말미암아 떨림은 한층 고조되고 있었고, 그것이 나로 하여금 소멸되어가는 어머니를 절절하고 그립게 만들었다. 아우의 전화 통기를 받고 서울을 떠나온 이후 비로소 흐릿하고 아득하게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지금처럼 애간장을 태울 만큼 어머니를 그리워했던 적은 없었다. 나는 진동으로 떨리고 있는 연소실 벽에 등을 밀착시켰다. 흡사 그것이 어머니의 등인 것처럼.

 

p.197.....

어쩌다 안방에서 깜박 잠이 드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때면 나는 깊은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낭떠러지 위, 허공을 날아가는 꿈을 꾸었다. 새아버지가 잠에 곯아떨어진 나를 그대로 안아올려 썰렁한 건너방에다 옮겨 누일 때였다. 대부분 깊이 잠들어 있었지만, 언젠가 따뜻한 기척 때문에 눈을 뜬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안방을 몰래 빠져나온 어머니가 나 혼자 잠이 든 건너방으로 건너와 나를 가만히 껴안은 채 오열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흘린 눈물에 모로 누운 내 뒷덜미가 젖어들자, 나 역시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내게도 어머니가 존재한다는 것을 뼈저리도록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어머니의 가슴을 파고들며 소리내어 울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새아버지가 알아채기라도 하면 어머니와의 소중한 시간이 순식간에 깨어져버릴지도 몰랐다. 나는 어머니 가슴에 등을 맡긴 채 몰래 눈물을 삼킬 따름이었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눈을 뜨고 나면, 나는 여전히 방바닥에 코를 묻은 채 건너방에 혼자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지난 밤에 남기고 떠난 고약같이 멍울진 체온의 기억은 아침까지 내 가슴속에 남아 있었다. 어머니의 체온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신비함이 묻어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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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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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더운 날씨다.

점심 먹고 난 후의 이 나른함. 에어컨 빵빵한 어느 카페의 구석진 자리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생각으로 그치는 직장인답게...

사무실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읽을 수 있는 책..' 노서아 가비 '

노서아 가비....러시아 커피..란다..

우리나라 조선 시대에 고종이 러시아 커피를 즐겨 마셨다는데..

'따냐'라는 조선여인이 바리스타 였단다..

얼마전에 영화로도 나왔다....'가비'....김소연과 주진모 주연...

아직 영화는 못보았고....책도 나온지 꽤 되었지만...항상 망설이다가 이번에 구입했는데...

커피향 그득하며 사랑이야기가 절절하고 사기가 난동하는  그런 책이다...ㅋㅋ

나른한 오후 ..커피 한 잔 과 잘 어울리는 책 이라고 생각된다..

사랑보다 지독하다 - 노서아 가비

 

p. 014......

뻬쩨르부르그 사람들은 특별히 주장한다. 사상보다도 예술보다도 돈보다도 사랑보다도 더 지독한 액체, 그것이 바로 커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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