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질문의 기술 - 성공은 내가 던진 질문에서 시작된다
야마구치 다쿠로 지음, 김수경 옮김 / 레몬한스푼 / 2026년 5월
평점 :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요즘처럼 검색창에 몇 글자만 넣으면 답이 쏟아지는 시대에, ‘잘 묻는 일’이 따로 기술이 될 수 있을까. 솔직히 〈질문의 기술〉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는 그런 의심이 조금 있었어요. 답을 구하는 도구는 넘치도록 많아졌으니까요.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저자가 하려는 말은 정반대였습니다. 도구가 강력해질수록 결과를 가르는 건 결국 ‘무엇을 어떻게 묻느냐’더라고요.
저자 야마구치 다쿠로는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3,800건이 넘는 취재와 인터뷰를 해온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평생을 질문으로 먹고살아 온 셈인데, 그 오랜 현장에서 얻은 결론이 단순해서 더 기억에 남았어요.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은 예외 없이 질문을 잘한다는 것. 이 책은 그 관찰을 여덟 개의 장으로 풀어낸 안내서입니다.

문을 여는 건 뜻밖에도 뉴턴의 사과였습니다. 누구나 보는 평범한 장면, 사과가 떨어진다는 그 흔한 일 앞에서 단 한 사람만이 “왜 옆이나 위가 아니라 곧장 아래로 떨어질까”라고 물었고, 그 소박한 의문이 만유인력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죠. 저자가 강조하는 건 사과가 아니라 그 앞에서 끈질기게 “왜”라고 되묻는 태도입니다. 여기서 그는 한 줄로 못을 박아요. “세상을 바꾼 발견의 시작은 바로 ‘왜?’라는 하나의 질문이었다.” 거창한 지식이 아니라 묻는 자세가 먼저였다는 거예요.
여러 장을 지나오면서 제일 오래 붙들렸던 자리는 리더의 질문을 다룬 대목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찔릴 만한 이야기가 거기 있거든요.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어 오는 후배에게 곧장 “이렇게 처리해”라고 답을 주는 건 당장은 편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답만 받아 온 사람은 조금만 상황이 달라져도 또다시 같은 질문을 들고 달려온다는 거예요. 저자는 리더의 역할이 정답을 던져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도록 질문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일방적인 지시는 그 가능성의 싹을 잘라버리는 셈이 될 수 있다”는 문장 앞에서, 그동안 제가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생각할 기회를 가로챈 적은 없었나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자는 ‘해서는 안 될 질문’도 나란히 짚어 줍니다. 길고 산만해서 요점이 흐려지는 질문, 의도 없이 뜬구름만 잡는 질문, 추궁하듯 몰아세우는 압박 질문, 흐름을 무시한 채 불쑥 끼어드는 질문, 그리고 책임을 떠넘기는 질문까지요. 특히 마지막 대목이 오래 남았습니다. 팀원에게 과실이 있더라도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각오를 가지라는 부분이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만큼이나,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질문을 삼가는 절제가 사람을 이끄는 자리의 덕목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솔직히 이 장만큼은 일하는 내내 곁에 두고 가끔씩 다시 펴 보고 싶어졌습니다.
관계를 다루는 장으로 넘어가면 책의 온도가 한결 따뜻해집니다. 상대에게 갑자기 의견을 물으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니,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며 제 소감을 먼저 꺼내라는 조언이 그래요. 영화 한 편을 두고 내가 먼저 느낀 점을 털어놓은 뒤 상대의 생각을 물으면, 대화가 훨씬 편하게 깊어진다는 거죠. 다만 저자는 여기에도 단서를 답니다. 휘둘리기 쉽거나 위축되기 쉬운 상대에게는 먼저 의견을 내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요. 정답을 고집하기보다 상대가 편히 말할 수 있게 흐름을 조절하는 유연함, 그게 핵심이라는 마무리가 참 어른스럽게 다가왔습니다.
AI를 다루는 장은 비교적 가볍게 읽었지만 고개는 자주 끄덕였어요. 같은 도구를 쓰고도 결과가 갈리는 이유를 저자는 질문 설계에서 찾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법을 알려줘”처럼 막연히 물으면 그럴듯하지만 내 상황에 맞지 않는 답이 돌아오고, 대상과 목적, 원하는 형태와 어조를 또렷이 담아 물으면 결과물이 비로소 바로 쓸 수 있는 정보로 바뀐다는 거죠. 표지에 적힌 “질문력의 차이가 경쟁력의 차이를 만든다”는 한 줄이 가장 실감 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단순한 비즈니스 실용서에 그치지 않는다고 느낀 건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였습니다. 그동안 줄곧 ‘타인에게 어떻게 물을 것인가’를 이야기하던 저자가, 여기서 시선을 안으로 돌려 ‘나에게 어떻게 물을 것인가’를 묻거든요. 이직에 실패한 두 사람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한 사람은 “나는 정말 안 되는구나”라고 자신을 탓하다 결국 구직을 그만뒀고, 다른 한 사람은 “이번에는 인연이 아니었네, 다음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볼까”라고 물으며 다시 일어나 끝내 원하는 곳에 닿았다고 해요. 두 사람의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자기에게 던진 질문의 질에 있었다는 대목에서, 한동안 책장을 넘기던 손이 느려졌습니다.
저자는 질문을 인생이라는 자동차의 핸들에 빗댑니다. 어떤 질문을 쥐느냐에 따라 향하는 방향과 감정의 결이 달라진다고요. 낙담했을 때 “왜 나는 이 모양일까”라고 묻는 대신 “이 경험을 다음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질문이 가라앉은 감정을 정리하는 교통정리 역할을 한다는 비유가 좋았어요. 더 나아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감정 조절과 자기긍정감, 공감력과 낙천성, 회복하는 힘까지 길러 준다는 설명에 이르면, 질문이 단지 일을 잘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다독이고 일으켜 세우는 방식일 수도 있겠다 싶어집니다.

분량은 제법 묵직합니다. 한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치우기보다, 틈틈이 한 장씩 곱씹으며 가는 편이 어울리는 책이에요. 저도 서평단으로 받아 시간을 두고 나누어 읽었는데, 그렇게 천천히 간 게 오히려 잘 맞았습니다. 한 챕터를 덮고 나면 그날 제가 누군가에게 던진 질문, 혹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거든요.
업무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곧장 써먹을 실전 질문이 가득해 든든할 거예요. 동시에 요즘 들어 속이 자주 가라앉는다는 분이라면, 마지막 장의 ‘나에게 묻는 법’에서 뜻밖의 위로를 만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답을 찾느라 애써 온 사람일수록, 어쩌면 먼저 점검해야 할 건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을 수 있으니까요.
여름의 초입, 해가 길어지고 더위가 조금씩 짙어지는 계절입니다. 이런 때 심정이 어수선해지면 무언가를 더 하려 들기 쉬운데, 이 책은 오히려 한 박자 멈추고 스스로에게 묻는 일의 힘을 차분히 일러 줍니다. 답을 늘리기보다 질문을 가다듬는 여름이어도 좋겠다 싶어요.
결과도 관계도 삶의 방향도 결국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일터와 내면 양쪽에서 차분히 일깨워 주는 책.
#질문의기술 #야마구치다쿠로 #레몬한스푼 #질문의힘 #자기계발서추천 #직장인책추천 #리더십책 #커뮤니케이션 #대화의기술 #AI프롬프트 #생성형AI #서평단 #북유럽카페 #책추천 #틈틈이읽기좋은책 #비인지능력 #마음회복력 #질문하는습관 #자기긍정감 #일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