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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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표지)

분명, 내키지 않지만!

같은 집단의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나도 모르게 동의하게 된다.

특히, 그 집단에서 권력이 있는 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이라면

더더욱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동의한다.

왜?

그 주장이 옳지 않더라도 동의할 수 있다.

왜?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

'거짓 공감'이다.


('거짓 공감' 표지)

삶의 미묘함이 가려지면

우리는 세상의 풍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잃을 위험이 있다.

('거짓 공감' p18)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째 부분은 '자기 침묵' 현상에 대해서.

둘째 부분은 '자기 침묵'을 깰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서.

셋째 부분은 온 오프라인, 교육, 유머 등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시도들에 대해 소개한다.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자기 침묵'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지은이 : 제나라 네렌버그


('거짓 공감' 내용 일부)

저자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다양한 의견이 당연한 분위기였고 무리와 다른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나, 점점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다르게 '공적 공간과 온라인 대화'에서는 의견을 표현하는데 조심스러워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너무 두려워서 글로 쓰지 못하는 생각들,

친구에게 묻지 못하는 질문들'이

있었다.

('거짓 공감' p17)

저자는 자신과 같이 다양한 관점에 열려있고,

비판적 사고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진실에 더 가깝다고 여기는 사람들,

현실의 복잡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쓰기로 했다.


나는 왜 무리에서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할까?

- '자기 침묵' -


('거짓 공감' 차례)


무리와 다른 반대 의견을 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집단 사고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온라인에서는 바로 '댓글 확인'이 아닐까 한다.

안전하게 있고 싶다면 비슷한 댓글로 감정을 나누면 된다.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낸다면,

분명, 누군가의 거친 반대 댓글에 마음이 상할 것이다.

그러면, 다시는 나만의 의견을 드러내는 댓글을 달지 않는다.

즉,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쌓아 두는 '자기 침묵'이 발생"(p62) 한다.

그래서 온라인상에서는 더더욱 극단적이고 획일화된 의견들이 지배한다.

오프라인에서 주고받는 의견도 비슷하다.

이렇게 자기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쌓아두면 병 된다.

거절에 대한 민감성이 커지고 우울증이 심화된다.

우리나라 '화병'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특히 집단에 대한 동일성을 강조하는 종교 단체, 정치 단체, 가정 등에서 '자기 침묵'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또 개인적인 특성 중에는 '자아 정체성'이 약한 사람들 "강력한 규범과 질서와 전통을 갖춘, 반대 의견을 허용하지 않는 집단"(p75)에 더 끌린다고 한다.



('거짓 공감' 내용 일부)



집단 사고를 넘어서

- 어느 시대이건 소수 의견은 꼭 필요했다. -



집단이 성장하는데 소수 의견은 필수다.

소수 의견이 지금 사회의 이면을 볼 수 있게 한다.

그러니, 나와 다른 의견으로 갈등이 만들어지는 상황에 좀 더 의연해져야 한다.

'거짓 공감'을 읽으면서 갈등은 당연한 인간 사회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다양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그 의견의 수는 인간들 숫자와 비슷할 것이다.

세상에 경험이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테니까.

저자는

자아 정체감을 갖기 위해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알리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 자아를 상실하지 않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지침도 제시한다.

예를 들면, '맞춤형 게시'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혼란을 피하기 위한 것(p147)'이다.


('거짓 공감' 내용 일부)



진정한 연결과 치유, 소속감을 위해서

- 인간은 원래 복잡해 -



무리와 의견이 비슷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는 것이 원래 인간 사회다.

내가 나를 증명해야 한다면 그것은 좋은 관계가 아니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많이 경험하는 것이 무력감과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

진정성 있는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

제3부에서 저자는 그 다양한 방법과 마음가짐, 실례들을 정리했다.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 자신'으로 서는 법에 관한 것이다. "

('거짓 공감' p211)

('거짓 공감' 내용 일부)



진짜 나의 목소리 찾기!


"거짓 공감"은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한 번 읽어봐야 한다.

우리가 무리에 합류하고자 하는 마음은 생존 본능이다.

무리에서 다른 의견을 냈다고 비난한다면,

이 무리에서 내가 나로서 인정받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거짓 공감'을 읽으면서

무리와 섞이지 못할 때,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집단 사고 안에만 머무르게 되면 성장하지 못한다.

다른 의견을 가진다는 것은 보다 섬세한 마음을 가졌다는 뜻이다.

소수 의견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진정성과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이 관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거짓 공감'을 버리고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한 방법과

다양한 시도들을 책을 통해 배우면 좋겠다.

('거짓 공감' 표지)

*지식의 숲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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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기신뢰 - 세상이 요구하는 나가 아닌 진짜 나로 사는 법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필로소피랩 엮음 / 각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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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을 시간도 없는 바쁜 현대인에게 하루 5분 명상을 허락하는 책이다.
아무 데나 펼쳐도 좋고 제목을 보고 끌리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다.
대체로 한쪽에 글이 있고 여백이 많아 필사하기에도 좋다.
책에 있는 여백에 한두 문장 그대로 적어봐도 좋고 따로 필사 노트를 마련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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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기신뢰 - 세상이 요구하는 나가 아닌 진짜 나로 사는 법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필로소피랩 엮음 / 각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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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기신뢰' 표지)

<초역 자기신뢰>는 에머슨의 다양한 글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생 명언을 뽑아 엮은 책입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대표작인 "자기 신뢰(self - reliance)"를 중심으로

'보상', '원', '초월적 영혼', '영웅적 자질', '사랑', '예술', '길가의 고찰들' 등

그의 주요 에세이들에서 뽑았습니다.

('초역 자기신뢰 p12'를 정리함)

엮은이 필로소피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에머슨의 글을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인생철학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

('초역 자기신뢰' p12)


('초역 자기신뢰' 표지)

'초역 자기신뢰'는

성공을 위한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이다.

('초역 자기신뢰' p12)

지은이 ; 랄프 왈도 에머슨


에머슨은 1803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20년 전에 태어난 사람의 사상이 아직도 살아남았다는 게 대단하다.

에머슨은 그냥 목사직을 수행하면서 한평생을 보낼 수도 있었지만,

목사직을 그만두고, 유럽으로 건너가 당대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어나갔다. 이런 교류와 경험들이 에머슨의 핵심 사상인 '자기 신뢰'의 바탕이 되었다.

에머슨은 미국이 유럽에서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 사회, 사상에서도 독립을 이루기를 바랐다.

개인으로는 자신을 믿고 스스로 일어나기를 바라는 사상이 국가 단위로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주장을 내놓은 것이 아닐까 한다.

('초역 자기신뢰' 내용 일부)

< 엮은이 ; 필로소피랩 >

이 책은 에머슨 사상을 그대로 직역한 내용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에머슨 사상의 핵심인 '자기 신뢰'를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 사람의 사상을 정리한다는 것은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한다.

'필로소피랩'은 고전을 풀어내는 콘텐츠 연구소라고 한다. "초역 명상록"도 출간했었다.

우리 시대, 필요한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에머슨의 '초월주의'

- 자기 신뢰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



에머슨의 '초월주의'를 책에서 쉽고 명확하게 정리했다.

"초월주의"란 쉽게 말해 기존의 틀을 초월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생각입니다.

('초역 자기신뢰' 내용 일부 p5)

처음에 '초월주의'란 단어를 듣고는 '신'에 대한,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믿음 같은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에머슨이 말하는 초월주의는 오히려 중간자가 없고 우리 각자가 바로 자연과 우주를 느낄 수 있는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우주에서 꽃이 다른 꽃을 흉내 내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자기 본래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우주와 자연의 질서이다.

(여기에서 동양의 장자, 서양의 디오게네스가 떠오른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바탕이 바로, 자기 신뢰.

아래 그림에 나오는 '투명한 안구'(그림은 다른 이가 그렸지만)에 대한 표현은 바로 에머슨이 쓴 에세이에 있다. 자신을 '투명한 안구'가 되었다고 말한다.

에머슨의 사상은 '니체'와 '소로', 시인 '월트 휘트먼'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초역 자기신뢰' 내용 일부)



에머슨이 말하는 자기 신뢰란?



에머슨은 '이기주의'나 '나르시시스트' 같은 독선을 자기 신뢰라고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겸손함!

자신의 두려움, 편견, 이기심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

정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철학이다.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이 시대는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나르시시즘'이 찬양받는 시대이다

에머슨이 현대인들을 본다면,

스스로가 판 웅덩이로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꼴이라고 할 것 같다.



<초역 자기신뢰>를 읽는 방법 - 인생 명언들로 가득하다


('초역 자기신뢰' 내용 일부)

책 읽을 시간도 없는 바쁜 현대인에게 하루 5분 명상을 허락하는 책이다.

아무 데나 펼쳐도 좋고 제목을 보고 끌리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다.

대체로 한쪽에 글이 있고 여백이 많아 필사하기에도 좋다.

책에 있는 여백에 한두 문장 그대로 적어봐도 좋고 따로 필사 노트를 마련한다면

그 또한 나만의 '인생 명언'집을 따로 만드는 셈이니 좋다.

인생 명언들로 가득 찬,

필사하기 좋은 "초역 자기신뢰"


에머슨의 글이 출처와 함께 나와 있는데,

에머슨 글도 좋고 그 글을 해석한 글들도 좋다.


('초역 자기신뢰' 내용 일부)

의식 없이 따랐던 남들의 길을 미련 없이 끊어 내면,

오직 나만이 가야 할 방향을 깨닫게 됩니다.

('초역 자기신뢰' p48)

'단순하고 가난해도 내 것에 만족하는 삶' (p26)

'진정한 깨달음은 계획하지 않는 순간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산책을 하다가, 차를 마시다가

혹은 멍하니 하늘을 보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명확해지는 순간들,

그런 순간의 깨달음은 억지로, 성급하게 만들어 낸 결론보다

훨씬 생생하고 확실합니다. '(p46)

'직감은 때때로, 논리보다 먼저 진리를 꿰뚫어 봅니다.' (p51)

'관계를 맺더라도 너무 친밀해지려 하지 말라. 나는 한 인간의 '섬'이 침범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올림포스의 신들처럼, 각자의 봉우리에서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p68)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을 때 - 미숙함과 어리석음, 실수와 부끄러움의 시기를 혼자서 보낸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p72)

'결국 진짜 만족은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애쓰는 그 시간들,

때로는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그 경험들이

돌아보면 더 소중하게 남을 수도 있습니다' (p99)

'매일 솔직한 생각을 기록하라'(p102)


('초역 자기신뢰' 내용 일부)

현명한 사람은

무턱대고 더 많은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눈에 띄고 화려해 보이는 성공일수록,

그 안에 담긴 책임도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초역 자기신뢰' p112)

'세상에는 아름다운 필연성이 있다. 내게 닥칠 운명은 어차피 피할 수 없고, 내 운명이 아닌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진실을 믿으면 용감해질 수 있다.' (p132)

'흔들림 속에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느새 한 뼘 더 자란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p142)

'말이 서툰 사람은 오래 듣는 법을 배웁니다'(p162)

'천천히 살아도 괜찮다는 자연의 말'(p180)

'내 마음으로 물드는 세상'(p184)



오래 두고 보기 좋은 책,

선물하기 좋은 책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좋은 명언들로 꽉차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읽기 좋다.

또한 더불어 필사해서 선물하기에도 좋다.

특히, 캘리그라피 글씨를 쓰는 분들이라면 한 권 쯤 가지고 있으면 정말 활용할 만한 내용들이 많다.

"초역 자기 신뢰"에서 자기만의 인생 명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초역 자기신뢰' 표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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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고요한 것은 걷는사람 소설집 18
홍명진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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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고요한 것은"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이야기, 숨어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길을 가다가 또는 모임에서 한 번씩 마주쳤을 지도 모를 사람들.
화려하지 않은, 주류 문화에서 살짝 벗어나 묵묵히 주변부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작가는 그런 사람들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위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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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고요한 것은 걷는사람 소설집 18
홍명진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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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고요한 것은' 표지)

지금을 사는 우리들 이야기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왠지, 가슴이 먹먹하다. 잊고 있었던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드린 기분.

우리의 삶이란 이렇게 남루하고 보잘것없고 초라했던 건가.

그런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라서 인지, 모른척하고 싶었던 마음 한 조각이 드디어 드러났기 때문이지

마음에 무언가가 남았다. 무겁게 가라앉는 차분함, 우울, 슬픔.

뭔가 아련한 감정이 흐른다.

분명 우울한 우리 현실을 말하는 소설인데 오히려 마음은 맑아진다.

누추한 삶까지 인정하고 보듬는 일이 우리 삶을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밤이 고요한 것은' 표지)

지금 우리 삶은 어디에 있나?

우리의 진짜 인생은 20대부터이다. 대체로.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그전까지는 주로 짜인 생활을 했었다면, 20대부터는 '내'가 선택하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선택하는 인생이라고 하더라도 2030 사람들의 목표와 삶은 대체로 비슷하다. 직업을 얻고 결혼을 하는 등 생애 첫 독립이 이때 목표다.

그 뒤로 4050대부터 인생은 또 달라진다. 다양한 이유로.

결혼하고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 또 다른 직업이나 가정을 가진다. 혹을 잃거나.

이렇게 인생은 앞으로, 직선으로 나아가는 것인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제자리에서 계속 달리는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모습과 같은 것이었다.


8개의 단편, 8개의 삶


('밤이 고요한 것은' 내용 일부)


이 책에는 8개의 단편이 나온다.

각 8편에 담긴 각기 다른 삶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를 생각에 잠기게 한다.

삶의 한순간, 한 조각을 살짝 잘라내어 우리 앞에 펼쳐놓았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한 노부부의 모습이 나온다.

막내아들의 뜻밖의 죽음으로 상심하던 부인이 병을 얻었다.

부인을 돌보며 사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삶의 끝자락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분홍 여사는 소파와 함께 어디로 사라졌을까?

세 번째 이야기에서 소야는 왜 러시아 여행에서 트루퍼, 즉 군밤 모자 샀다고 했을까? 소야는 러시아 여행을 한 적이 없다.

네 번째 이야기, '미조' 잊을 수 없는 안타까운 그 이름.

밥 한번 해 먹이고 싶었던 은범에게 도리어 안타까운 식사 대접을 받게 된 다섯 번째 이야기.

솔의 얼굴에서 자신을 들여다본 연경. 삶이라는 무대를 생각하게 한 여섯 번째 이야기.

자정이 되어도 들어오지 않는 남편, 그러나 그 남편마저 사라진다면? 이것은 일곱 번째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는 '커피 이모 장귀자'를 찾아 그의 삶을 기록하는 내용이다.



('밤이 고요한 것은' 내용 일부)


'빈곤'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쓸 수도 있다니!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지 않고 죽을 만큼 빈곤한 삶을 살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모연은 다만, 모든 날이 고요하길 바랄 뿐이었다.

('밤이 고요한 것은' p74)

삶을 제대로 살지 않으면 남길 이야기도 없다.

삶이 빈곤하다는 것이 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여러 다양한 이유로 아무런 도전도 선택도 하지 않는다면, 아마 삶은 빈곤해지지 않을까?

결국, 갑작스럽게 죽거나, 실패하거나, 떠나거나, 이해받을 수 없거나, 인정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가 선택한 인생에서는 내가 이야기 주인공이다.

최소한 내 이야기가 남아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면 내가 남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 누군가는 내 이야기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 비극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우리의 모든 밤이 고요하길 바랄 뿐입니다'라는 저자의 사인처럼

지금 내가 고요한 밤들을 지내고 있다면

내 이야기를 고마워해야 한다.

(청춘 시절이) 세상이 운명을 시험하는 줄도 모르던 그때,

스스로 빛을 발하면서도 그 눈부심이 마냥 초라하게만 보였던

엽기적인 시절이었다.

('밤이 고요한 것은' p117)

('밤이 고요한 것은' 내용 일부)



인스타**을 비롯한 각종 SNS에서 잊힌 이야기



소비적이고 화려한 삶만 있는 줄 안다.

그러니 더 소외되고 우울한지도 모르겠다.

"밤이 고요한 것은"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체로 여성들이 많다. '죽음'도 많이 나온다.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이야기, 숨어 있는 이야기다.

길을 가다가 또는 모임에서 한 번씩 마주쳤을 지도 모를 사람들.

화려하지 않은, 주류 문화에서 살짝 벗어나 묵묵히 주변부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어쩌면 이런 사람들이, 여성들이 더 많을 텐데 그들의 삶은 어디에도 없다. 잘 눈에 안 띈다.

이번에 "밤이 고요한 것은"을 읽었을 때, 흥미롭게 읽혔던 이유가

나와 닮은 사람들 이야기라서 그런가 보다.

작가는 그런 사람들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지금 이 시대 각자 삶을 사는 방식 그대로 소중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라 믿는다.

위로를 받고 싶을 때는 소설책을 읽으라고 누군가 말한 것 같은데,

이 소설 "밤이 고요한 것은"은 진정 우리 삶에 큰 위로가 된다.

그때 내 옆에 내 앞일을 걱정해 주고 말 한마디 보태 주는 사람만 있었어도

다른 삶을 만나지 않았을까.

('밤이 고요한 것은' p273)



('밤이 고요한 것은' 내용 일부)


지금 나 말고 또 다른 나로 살아 보고 싶다면


소설을 읽을 것을 권한다.

나의 감정을 직면하게 되기도 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숨어있던 어떤 감정들이 해소되기도 한다.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있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먼저 생각하는 기회가 된다.

올 추석 연휴, "밤이 고요한 시간"은 어떨까

안타깝고 슬프지만 위로 받는 8개의 단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밤이 고요한 것은' 표지)

*걷는사람 출판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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