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주목하게 된 계기>
어느 날 정리하게 된 부모님의 흑백 사진들을 보며, '침묵'을 떠올렸다고 한다.
책의 처음은 그렇게 시작된다. 사진들이 '푼크툼'을 경험하게 했다.
<1. 없이>
진짜 흥미 있게 읽었던 장이다.
현대 사회는 소음의 시대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술가로 루솔로를 소개하고 있다. 정말 재미있는 음악가이다.
루솔로라는 아방가르드 음악가가 음악으로 이용한 소리는 '금속 긁는 소리, 울부짖는 소리, 천둥소리, 중얼거림....'이다. 이런 소리를 음악으로 분류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다양한 기계제품들과 문명의 이기들로 현대 사회는 엄청난 소음의 시대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소리가 안 들리는 공간을 찾기 쉽지 않다. 다양한 '백색 소음'에 둘러 싸여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다. 빠른 음악에 식사 시간도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드디어 기업가들은 '침묵을 상품화하는 방법(책 p74)'을 찾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침묵은 소수의 사람이나 누릴 수 있는 사치품이' (책 p74) 되었다.
디지털화, 개인 요구에 맞춘 앱, 등 소셜 미디어는 오히려 인류를 유아론적 사고에 갇히게 만든다. 왜? 모두 자기 말만 하고 듣지를 않으니까. 수많은 목소리들은 있지만 의사소통이 안되는 이런 소리들은 소음이고 결국 '역설적으로 '침묵의 소리'가 되고 만다'(책 84) 왜 그것이 침묵의 소리일까?
극작가 해롤드 핀터가 말했다. 끊임없이 말함으로써 말하지 않는 전략 중 하나이기에 오히려 침묵이라고. 일상에서 이런 경우 가끔씩 있다. 뭔가 숨기려고 일부러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말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다. 그 순간 진짜 해야 할 말은 '침묵'했던 것이다.
<'빛의 침묵을 듣는 방법' - 제임스 터렐> (책 p89)
이런 말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빛이 침묵한다니! 빛이 침묵하다면 ... 어둠?
'제임스 터렐'은 빛을 탐구하면서 '완전한 침묵과 완벽한 어둠을 결합하는 방법'(책 p90)을 찾아 나갔다.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인 제임스 터렐의 예술 작업들을 '빛의 침묵'으로 안내하는 과정들은 과학적이고 종교적이다.
<뉴먼, 라인하르트, 로스코>
미국 화가들이고 우리나라에는 색면 추상화가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세 사람 모두 '검정'이 가지는 정신적, 종교적 느낌을 표현했다. 책은 각 장을 따로 할애해서 세 사람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해석하고 있다.
<반복 강박>
"수전 손택은 현대 미술의 기본 원리 중 하나가 반복이라고 주장했다. "(책 p199)
프로이트가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엄마의 부재를 물건을 숨기고 찾기를 반복하는 손주를 바라보며 "욕망의 좌절이 주체의 개인화라는 결과"(책 p207)를 가져온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욕망을 욕망하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그것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반복 강박'이라는 것이다.
떠올린 생각이라면, 미술가나 음악가 문학가들이 힘들다고 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반복하는 이유는 바로 그 행위 자체가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침묵의 공간 ; 사막>
"하이드와 저드는 미국만의 고유한 예술을 창조하고 싶어 했고 그런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로
미국 서부의 사막"(책 p347)을 꼽았다.
이들 예술가가 사막을 예술의 공간으로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고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