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말했다 나처럼 살아보라고
림헹쉬 지음, 요조 (Yozoh)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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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catffirmation이다. 원래 있는 단어는 아니고, cat과 affirmation의 합성어로 보면 되겠다. 인간의 자기 긍정이나 자기 확신처럼 고양이를 대비시켜 고양이의 자기 긍정, 자기 확신에 대한 내적인 주문 같은 내용들로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자기에게 힘을 주거나 자신을 주는 주문같은 거라 보면 되겠다. 원제에 mindful mantras라고 나오는데, 만트라는 일종의 불교나 힌두교의 주문이라고 한다. 어떤 주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 여기에 나오는 단편적인 글들은 경구처럼, 우리에게 일종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주기 위해 쓰여진 거로 보면 되겠다. 인간이 아니라 고양이기준이지만... 하지만 내용은 그리 경구적인 내용으로 보기에는 애매하고, 그냥 편히 보면서 한두번 읊어보면 좋겠다. 혹시 모르지 않을까. 누군가는 주문처럼 그걸 되새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 그림을 그린 저자는 정말 고양이를 사랑하거나, 사랑하기로 마음먹었거나, 책을 내기 위해 오직 고양이만 생각하는 사람 같다. 모든 것을 고양이와 연결시키는 저자의 애착이 놀랍다. 생각지도 못한 것들,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을 보면서 거기에서 고양이를 찾고, 고양이와 연계시킨다. 그만큼 고양이를 항상 생각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이 아닐까 싶다. 그림은 일본 판화와 비슷하게 단순하고 강렬한 색이지만, 일본 판화보다는 명도나 채도가 조금 낮게 설정되어 구별을 둔다.

한 번 다 보는 데는 십 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 책은 한 번 보고 덮기 보다는 때때로 보면서, 그 글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림 때문에 자꾸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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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 그 높고 깊고 아득한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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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정도 모두 순례를 원한다. 종교가 있든,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든, 인생의 절반을 지나 이젠 뒤를 돌아다 봐야 할 때, 우리가 걷는 길은 순례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겠다. 모든 이들이 다 이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순례를 걷는 자는 어느 정도 삶을 성찰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자이다. 많은 이들은 무조건 걷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박범신 작가의 글은 예전에 은교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소설이 꽤 감각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전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소설은 아니다. 내게는 순수소설 (순수소설이 내 맘 속에 있다고 가정하고) 통속소설가로 기억되고 있다. 책을 보니 거의 매년 작품을 써 오셨나 보다. 아무튼 이번이 그 분의 두번째 글이자, 첫번째 산문이다.

순례라는 의미를 사용한 것은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 특히 글 마지막에 나오는 폐암 관련 글을 보면 이 순례에 본인의 여러 삶의 방편들이 묻어나는 듯하다. 우리는 모두는 이렇게 마지막의 순례를 준비할 때가 온다.

글은 쉽게 읽힌다. 어느 부분에서는 번뜩이는 글들이 보이고, 아름다운 부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이하게, 말 그대로 산문으로, 본인의 경험을 담담히 적고 있다.

이 글을 통해 내가 삶에 어떤 성찰을 더하기보다는 한 인간이, 소설가이자 인간이며, 삶의 노정의 마무리에 들어간, 한 인간의 삶에 대한 담담한 다큐를 보는 느낌이다.

누가 내 삶에 대해 평을 할까? 내 순례에 대해 누가 평을 할까? 그 평이 올바를 리가 있을까? 우리는 각자 내 삶을 돌아보는 순례를 걷게 될 것이고, 누군가는 걷고 있다. 이 순례는 오직 나만의 순례다. 누군가의 평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순례 를 통해 삶을 제대로 바라보며 삶을 잘 마무리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저자의 석양이 내리는 순례길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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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라이 라이온의 새빨간 거짓말 상담소 다정다감 생활책 1
권재원 지음, 김민화 감수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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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인간은 단연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때로는 거짓말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짓말은 말 그대로 내 뜻과 반대되는 말이다. 때로 남을 배려하기 위해 또는 상대방이 상처받을까봐 말을 우회적으로 하지만, 그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거짓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볼 때 거짓말은 때로는 할 수 밖에 없는 말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거짓말을 구별해서 그것을 피해야 하는 일이다. 이 책에 나오는 라이온은 거짓말을 너무 잘하는 사자다. 너무 거짓말을 많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그걸 경력으로 여러 아이들의 거짓말에 대한 상담을 해 주는 것인데,

내용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좋다.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 또한 일상생활에서 하는 거짓말에 대해 보편적인 답변을 제시해 주고 있다. 보편적이란 건 가장 일반적인 답을 제공해준다는 말이다. 오히려 아이보다는 어른에게도 참조로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이에겐 내용이 너무 깊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예를 들어 회식이나 상사와의 동참이 싫어 다른 거짓말로 그 자리를 회피하는 사례는 우리 직장인들에게 비일비재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경우, 거짓말로 둘러대지 말고 싫다고 말하라고 하지만, 회사생활을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만큼 거짓말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하는 보편적인 거짓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데 아이들에게는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편적으로 말하면 거짓말은 하면 안 된다.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무식하게 거짓말에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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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악보
윤동하 지음 / 윤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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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흥미롭다. 내게는 매우 흥미롭다. 내용이 나의 철학과 맞고 안 맞고와 상관없이 이런 독창적인 글들은, 비슷하게 출판되고 있는 많은 책들과 비교했을 때 독자에게 더 많은 의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저자의 사상에 동조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이런 다양한 글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철학자다. 철학자는 철학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삶 속에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자신의 믿음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자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철학자이고, 우리 모두는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전체적인 글의 흐름은 니체의 문체와 비슷하다. 니체의 문체가 읽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도 하고, 반감을 주기도 하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철학을 견고하고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저자의 철학은 나의 철학과는 많은 부분에서 어긋난다. 저자는 사랑을 말하지만, 저자의 타인에 대한 의견을 보면 타인을 그렇게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다. 글 속에서 유아독존이 강하다. 철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뭔지 묻는다면 나는 겸손이라 말하고 싶다. 니체의 사상이 위대했지만 니체는 결국 자기 삶이 부셔졌다. 세상의 주체는 ㅇ직 나 자신, 내가 무너진다면 세상은 아무런 존재가 없다.

후기에 저자가 이렇게 글을 쓴 이유에 대해 말하지만, 사실 독자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다. 저자의 깊은 의도를 이해해줄 수 있는 독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거의 극소수로 보면 된다. 그래서 자의적이 아니라해도 친절해야 한다. 다음 책은 독자의 수준에 맞춰 책을 내면 좋겠다. 결국 책을 내는 이유는 누군가 이 책을 읽어주기 원하고, 그럼으로 그 사람의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기 위함이다. 읽히지 않는 책은 그냥 일기로 쓰면 될 일이다.

**

독립출판사를 응원하고 앞으로도 자신이 쓰고 싶은 책을 마음껏 쓰길 바란다. 단, 그럴려면 인디자인은 배워야 한다. 어렵지 않으니 차근차근 배우셔서 다음에는 좀 더 세련된 책으로 만나기 바란다.

철학자로서, 그리고 독립출판사를 먼저 차린 사람으로서, 저자의 앞길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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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영민 외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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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교수가, 그것도 60이 넘으셔서 이순이라는 나이에 접어드신 분들이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인문적인 사상에 접근해 자기 스타일대로 글을 쓰셨다.

교수이든 아니든, 60이 넘으면 삶을 성찰하게 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이 생기는 법이다. 삶 속에서 그리고 삶의 느즈막한 시기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삶에 대한 성찰은, 비록 그것이 나와 맞지 않든, 나와 다르든지 간에, 귀기울여 들여봄직하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 책이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내용은 쉬운 것도 있고, 재미있는 것도 있고, 좀 산만한 것도 있다. 이는 각자의 인문적 역량에 따라 다르다. 여기에 대해서 논할 생각은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5분의 교수 모두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글을 썼다는 것. 결국 자기 삶의 카테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안에 이야기를 전개한다. 합종연횡을 통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메이저에서 바라보는 마이너 세계에 대한 성찰 등이 있었다면 좀 더 새로운 무언가가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모든 학문도 결국 관계이니까.

우리 모두는 삶을 돌아봐야 한다. 삶을 돌아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제 눈 앞에 성큼 다가온 죽음에 대한 준비이거니와, 내 삶을 정리하고, 마무리해야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밖으로 향하기보다는 내면으로 향하며 나 자신을 좀더 견고하게 하고, 마무리해가며 자신을 깍아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그런 여정에 중요한 지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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