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죽음에 관한 철학
나이토 리에코 지음, 오정화 옮김 / 이사빛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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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글쓰다

제목은 진중하다. 하지만 내용은 진중하지 못하다. 가볍다. 매우 가볍다.

책을 읽지만 읽어도 남는 게 없다. 신기한 경험이다. 보토 책을 읽으면 책의 완성도에 따라 기분이 좋아지거나 감정이 나빠진다. 하지만 이 책은 읽어도 아무런 생각이 없다. 신기하다. 그냥 시간만 삭제되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새롭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갖는 출판에 대한 관용성은 정말 놀라울 정도다. 이건 우리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책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번역하는 건 문제다. 왜 이런 책을 번역할까? 많은 출판사들이 일본 책을 번역하는데, 그 책의 수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이런 번역이 출판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정말 궁금하다.

이 정도의 글은 철학을 전공한 석사생들이라면 쓸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책을 번역해서 내보낼 필요가 있을까. 그냥 우리나라에서 쓰면 되는데 말이다. 석사나 박사 레벨 중에 이정도 글을 쓸 정도의 필력을 가진 사람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무언가 죽음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얻기에는 힘들다. 특히 중년 이상의 경우는 더 힘들다.

책에서 비유하는 도라에몽이나 스트리트파이터 등을 보면, 이 책의 수준이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하기 보단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듯해 보인다. 내용의 깊이도 깊이지만 글의 소재 또한 가볍다. 책의 원 제목도 입문이라는 단어가 있으니 내용은 가벼운 수준이다.

죽음은 가볍게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가벼운 소재로 담으려하니, 그 정도의 수준만 담기거나, 아예 담긴 척만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하고, 아무런 생각의 깊이도 갖게 해주지 못하고, 우리에게 명상을 하거나,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도 못한다. 그냥 죽음에 대해 언급했던 유명 철학자들의 단편적인 주장으로 이야기를 전개함에도, 그 내용에서 아무런 성찰을 발견할 수 없다. 엄밀히 말하면 죽음과 관련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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