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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 - 오늘도 마음이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지혜의 말들
우뤄취안 지음, 정주은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쓰다
이 책은 대만의 성엄스님이라는 스님의 말과 그와 관련되어 저자가 자신의 의견을 적은 글이다. 전체적으로 간단히 얘기하면, 책 내용이 책 제목만큼 좋지는 않다. 실망스럽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일단 저자의 불교에 대한 깊이나 삶에 대한 성찰이 깊지 못하다.
원 제목은 108가지 생각전환법이라는 책인데, 이 책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책 제목을 바꿨다. 그런데 이 108가지의 내용은 사실 하나하나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계속 연결되는 내용들을 나눈 것이다.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몇 개위 주제가 되지도 않는데 그걸 번호를 붙여가며, 책의 볼륨을 키웠다.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하면 책 볼륨이 늘어나지만, 동일한 내용을 이렇게 나눠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이게 독자를 위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 위주의 책엮음이다. 실망스러운 일이다.
성엄스님이 얼마나 위대한 선승인지는 유감스럽게도 이 책으로 알 수 없다. 일단 이 책의 저자가 스님의 가치를 담을 만한 그릇이 되지 못한다. 책 내용이 진부하고 전체적으로 세상 살이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이 있긴 하지만, 이를 불교와 연결시킬만한 불자로서의 깊이는 없다. 결국 이 책으로는 성엄스님이라는 분이 얼마나 훌룡한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서 본 성엄스님은 그저 그런 스님에 불과하다. 그만큼 저자의 불교에 대한 깊이와 불자의 삶에 대한 깊이가 불자가 아닌 나보다 더 얕아 보인다. 이건 어떻게 보면 성엄스님에 대한 가치절하일 수도 있겠다. 저자의 생각이 깊지 못하니, 언급되는 인물조차 같이 격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책을 누구나 읽기 쉽게 내는 것과 책의 깊이는 다르다. 쉽고 가볍게 읽으면서도 그 속에 깊이를 담글 수 있다는 말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수준의 책을 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불필요한 일이다. 보는 사람도 피곤해 진다. 저자는 100권이 넘는 책을 썼다고 한다. 20년 동안 책을 썼다면 일년에 5권, 대략 2개월에 한 권정도 썼다는 얘기다. 그러니 깊이가 있을 수 없다. 인문학서에서 책을 많이 냈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라 욕이다. 책을 몇 권 써본 나도, 이런 류의 책은 한 달이면 쓸 수 있다. 하지만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 쓰는 것일 뿐이다. 책을 많이 내는 게 뭐가 중요한가. 그 깊이가 낮다면 오히려 아니냄만 못하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바라본 성엄스님은 그저 그럼 스님에 불과하다. 내용이 불교의 깊이를 담지 못하니, 보는 내가 민밍하다. 결국 나에게는 이 책이 한 위대한 인물을 깍아내리는 책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결론. 이 책으로 인해 성엄스님은 나에게는 그저 그런 평범한 스님에 불과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