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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커피사 - 달콤쌉싸름하면서 새콤짭짤한 커피인문학
박영순 지음, 유사랑 그림 / 이글루 / 2024년 10월
평점 :
한국 사람이 일년에 마시는 커피 양은 상당하다. 나 또한 커피를 많이 마셨지만, 이제는 하루에 한잔도 채 마시지 못 한다. 나이가 들면서 카페인에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오전에는 약하게 한 잔 정도 마시는 건 괜찮지만, 오후에 아메리카노 한 잔이라도 마시게 되면, 잠 자는 데 많은 고생을 한다. 그러면서 왜 내가 커피를 마셨을까 자책을 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렇게 커피를 제대로 마시지 못하지만, 아니면 디카페인에 만족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항상 커피는 관심대상이다. 수많은 음료가 있지만, 커피가 주는 커피만의 매력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이 책은 재밌다. 한 마디로 말하면 재밌다. 저자가 써내려간 커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생각, 견해들은 재미있고 독창적이다. 나름 글을 쓰는 자기만의 특징이 있어서, 책 읽는 재미가 있다. 단순히 나열식이거나, 지식만을 전해주거나, 너무 주관적인 글들만으로 책을 썼다면 그렇고 그런 책들이 되겠지만, 그 사이의 교묘한 경계를 피해가면서, 커피에 대한, 전에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이나, 지금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커피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을 알 수 있고, 생각하지 못한 커피의 이면들에 대해, 그리고 생각해 보지 못했던 세심한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커피에 대한 다방면의 견해를 갖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 싶다. 너무 그림이나 사진이 많으면 내용이 없다. 이 책은 어느 정도 선을 지키며 삽화와 사진을 넣고 있다. 딱 보기 좋은 만큼이다. 이 책을 정독하면, 그리고 몇 번 더 읽으면 누구나 커피에 대한 깊은 식견을 갖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커피를 좋아해도 많이 마시지 못하는 나에게 대리 만족을 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