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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는 귀스타브 르 봉.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저자이고, 현대의 인물이 아니라, 1841년에 태어난 사람이다. 니체보다 3년 먼저 태어난 셈이다. 그는 이 책에서 군중심리에 대해 말하는데, 머리말의 몇 페이지만 읽어봐도 이 저자의 식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제 열페이지도 안 읽었지만, 벌써부터 저자의 명철한 분석에 놀라고 있다. 이런 책은 흔치 않다.
특히나 놀라운 점은,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현상들은 인간이 도저히 알아차릴 수 없는 해저 지진이 수면 위로 표출된 파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저자의 견해이다. 프로이트의 주장과 너무 흡사해서, 프로이트를 검색해 보니 꿈의 해석이라는 책이 이 책보다 1년 늦게 발간 됐다. 프로이트 이전에 이드에 대해 이미 누군가가 진지하게 성찰했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프로이트가 이 책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나오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분석은 저자가 얼마나 사회현상에 대한 깊이 성찰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오랜만에 깊이 있는 책을 만나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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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은 긍정적인 힘이다.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 군중이다. 하지만 군중은 이성적이지 않고 오히려 무의식적이다. 바다 아래 감춰진 거대한 빙하의 모습같다. 군중의 심리를 파악하고, 그들을 이용할 수 있었던 자가 권력자가 될 수 있다. 나폴레옹 또한 그런 자이다.
흔히들 군중심리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때가 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대세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려다니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이는 군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키워줬을 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군중은 긍정적인 힘을 갖고 있는 거대한 세력일 수 있다. 그리고 군중에 의해 세상은 변화한다. 이런 군중에 대해 좀 더 깊이 연구하고 성찰하는 쪽이 군중을 이용해 자기 세력으로 키울 수 있는 전략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 군주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