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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여름 햇살처럼 - 시대를 건너 우리에게 온 여성들의 입체적인 이야기들
백세희 엮고 옮김 / 저녁달 / 2024년 8월
평점 :
이 책은 편자가 여러 책을 읽으면서 감명깊게 읽은 부분들을 발췌해서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채은 작고 페이지수가 많지 않다. 한 자리에서 읽으면 정독해도 두 시간이면 모두 읽는 양이다. 발췌한 내용들은 대부분 여성과 관련된 글들이다. 저자들도 거의 여자들이다. 다 일수도 있겠다.
일단 책이라는 것은 읽는 이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양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누군가는 눈물을 읽으며 읽는 부분도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순간일 때도 있다. 책을 대하는 시간적, 공간적, 지성적, 환경적, 심리적 요인들이 다양한 책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말하는 정말 좋은 책들은 그런 분산의 수를 줄이고, 평균 이상의 평점을 갖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의 내용은 편자에게는 깊이 있는 부분일 수 있겠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는 있지만, 거기에서 무언가 더 깊은 것을 얻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다. 그리고 책이라는 것은 맥락이 중요해서, 그 발체한 부분이 어느 순간에서 묘사되는 부분인지가 매우 중요한데, 그런 것들을 알지 못하는 독자들(발췌한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그 감동이 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용할 때에는 대략적으로 어떤 사건 속에서 진행되는 내용인지 알려주었다면 더 쉽게 감정이입이 되었을 것이다.
책은 많은 책드을 소개해 주지 않는다. 열권 조금 넘는 책인 것 같다. 특히 그 중에서 제인에어의 책이 많다. 편자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아닐까 싶다. 제인에어를 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곧 구입해서 읽어보려고 한다. 이 책이 수많은 여성들의 삶에, 그리고 현재의 여권의 신장에도 많은 기여를 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또 한명, 김명순의 시가 근래 읽은 시중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 찾아보니, 현대인이 아니라 꽤 오래 전의 시인이라 놀랐다. 시선을 찾아보니 시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근래에 다시 조명되는 시인 같은데, 시에서 느껴지는 힘이 강하다. 그래서 여차여차해서 책을 하나 구입해서 배송 중이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책이지만, 전술한대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책일 것이다. 전에 몰랐던 두 여인을 알게 된 것. 이게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