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인생 수업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8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정영훈.김세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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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안은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유럽에서는 나름 유명한 인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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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한국에서 유명해진 이유는 쇼펜하우어의 극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400여년이나 지난 이 책이 요즘 들어 다시 번역되어 나오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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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책이 요즘 다시 읽을 만큼 가치있는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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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왜 쇼펜하우어는 이 책을 극찬했을까? 개인적으로는 볼 때 이 책은 쇼펜하우어나 니체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쇼펜하우어야 말년에 일반 할아버지들처럼 살았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니체가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의 내용은 그들의 철학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쇼펜하우어가 이 책을 독일어로 번역한 때를 알고 싶어했지만, 정보를 찾지 못했다. 아마도 말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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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대적인 한계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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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꽤 많이 존재한다. 너무나 상이하기에 독자들이 읽으면 바로 눈에 띌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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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 전이나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2000년 후나, 4000년 후나 인간이 사회에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모습은 별반 차이가 없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본질적 관계와 성품까지 바꿔 주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에 따라 약간씩 살아가는 모습이 달라지긴 할 것이다. 하지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원래 달라지는 게 맞다. 지금 돌도끼로 토끼를 사냥할 필요는 없으니까.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는 달라지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구 내에서 살아가는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진혜는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이다.

그럼, 이 그라시안의 말들이 얼마나 우리가 인생을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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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에도 근원적인 지혜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애 대해 더 많이 말하고 있다. 그래서 서두에 말하는 대로 세속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숲을 바라보는 지혜이지, 나무나 풀 하나를 바라보는 지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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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책의 효용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20대 특히 삶에 대해, 어떻게 현대를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이 책이 삶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성찰은 힘들다. 이 책은 효용면이나 한계면에서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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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점이 든 게 있다. 엮은이가 정영훈이고, 옮긴이가 김세나인데, 사실 이 책은 번역을 하고 그 번역을 여러 주제에 맞춰 정리한 것 뿐이다. 이렇게 말하긴 뭐하지만 사실 정리하는 건 하루면 된다. 결국 이 책의 대부분은 번역한 분이 저술한 게 맞다. 그럼에도 왜 정영훈이라는 엮은이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 책을 기획한 분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책 뒤에 책정보에 간단히 언급하면 될 문제다. 그리고 엮은이가 따로 있다면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읽기 쉽게 다듬었어야 했을 것 같다. 이 책이 쉽게 읽혀지진 않는데, 이는 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다. 스페인어 원본을 쇼펜하우어가 독일어로 번역하고, 그것을 현대에 맞춰 번역한다는 원역으로 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의역이 필요한데, 다른 책보다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는 건 의역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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