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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나는 게 뭐 어때서 - 27살, 결혼 8개월 차 나는 배낭을 메고 여행을 시작했다 ㅣ Collect 25
이소정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1월
평점 :
일상에 여행이 특별하다고 해서 삶이 무료한 건 아니다. 특별한 선택이 여행일뿐이다.
도피처가 필요했던 저자는 비싼 사치품의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일상은 무료했고 여행만이 배부른 날을 선물했다. 19세 어린 나이에 남들이 평생 직장이라 부르는 대기업에 취업하여 수동적으로 일하는 삶에 익숙해져 혼자 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려 방황하다, 혼자 하는 여행으로 외로움과의 직면에 나선다. 저자는 여행이라는 특별한 일상을 선택한 것이다.
27살, 결혼 8개월 차에 배낭 하나 메고 여행을 시작한 저자는 JTBC 톡파원 25시에 출연할 만큼 도전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여행기는 SNS에 올린 후 이렇게 책까지 출간하게 된다.
“첫 번째는 늘 새로운 선택을 할 것.
두 번째는 첫 번째 원칙을 따를 것.”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세 국가의 접경지역 샤모니의 극한 추위 때문에 새로운 여행지를 발견이라는 결과를 얻어 여행의 두 가지 원칙을 세운다. 계획이 틀어진 셈인데 무계획 속에 계획이 생겼다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찾기 어려울 땐 싫어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면 된다는 기준 아래 원하지 않은 다른 길을 삭제해 가며 새로운 여행지를 발견해 나갔다.
인생 여행지로 절대 공감할 수 없었던 ‘포르투’가 인생 여행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아름답다. 저자가 말한 ‘포르투의 밤은 아름답다’라는 단조로운 말이 포르투갈 여행기를 읽는 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둠이 내려왔지만, 샛노란 존재감을 뿜으며 존재하는 동 루이스 다리를 보고 있자니 포르투에 어둠이란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저자의 말대로 샛노란 존재감의 어둠이 깃든 사진이 책에 함께한다. 사진 속 사람들은 어둠에 가려 선명하지 않지만, 샛노란 하늘을 나는 새는 너무나도 선명하다. 저자의 감탄이 소름 돋을 정도로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첫 아프리칸 친구가 있는 탄자니아, 우정을 그린 아르헨티나, 발리의 우기 여행기 등 여러 나라의 여행기가 다양한 끌림과 함께 차례로 이어진다. 외로울수록 주변의 새로운 점을 더 많이 주시하고 더 깊게 흡수하여 더 선명한 세계에 접어들었다는 여행을 통해 서로를 환대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자연스러워 한국에서의 일상쯤이야 특별한 순간으로 만드는 건 쉬울 거라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