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담아내지 못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최대한 세밀하게 담아내려고 한 이 책은 JTBC에서 외교 안보 분야를 취재해 온 김민관 저자의 책이다. 2022년 3월과 7월, 두 차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여 25건의 기사를 썼지만 방송 보도 분량은 2분 남짓이라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기에 책을 통해 전쟁의 뒷면을 보고자 긴 호흡을 글로 써냈다.‘전쟁에선 그 누구도 관찰자가 될 수 없으며 모두가 참상의 일부일 뿐이다.’내가 서 있는 곳이 전쟁터가 되는 순간, 혼란을 뛰어넘는 고통과 두려움으로 인해 정신은 혼미해지고 눈앞에 일어나는 일들의 해석조차 불가능하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보다 벗어나야 한다는 조급함이 앞서는 현장에서 마비된 판단력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죽음이 그렇게까지 가까워지는 순간을 한 번 경험하고 나니, 그 이전의 내가 무척 멀고 낯선 존재처럼 느껴졌다. 잠깐 머물렀던 나조차 이렇다면 내가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과 내 주위를 지나가는 이 많은 피란민은 어떨까.”설령 이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이들이 전쟁 이전의 삶으로 말끔하게 돌아가기는 어려울 거란 생각에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았다며 취재의 뒷맛이 너무나 썼다고 저자는 말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 사라져 버린 터전, 참상의 잔재들로 인해 당연히 전쟁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전쟁을 하루빨리 끝나야 한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맴돌았다.“북한으로 인해 불안하지 않으냐”저자는 가끔 불안하긴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상태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저자는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불안하긴 하지만 그 불안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불안의 연속에 익숙해진 우리, 불안이 터져 전쟁할 수밖에 없는 그들. 지구상의 많은 나라 중 이들과 비슷해질 1순위에 놓인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익숙함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가슴 아프게 알게 되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