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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뮤직숍
THE MUSIC SHOP
레이첼 조이스
장편소설
조동섭 옮김
뮤직숍 책을 선택한 이유중 하나는 1988년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당시에 발 디딜틈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수많은 인파로 넘실댔던 서울 명동.
명동 지하철 역에서 올라와 조금 걷다보면 비교적 명동 초입에 위치한 레코드 가게, 음악사 가 있었다.
자주 들렀고 친구들과 만남의 장소였으며 생일선물로 엘피판 구입도 하고 음악사 매니저 언니에게 고민 상담도 했었던 추억이 생생하다. 가수 지망생, 가수 와 매니저가 새로 앨범 제작했다면서 엘피판에 가수 사인을 큼직하게 해서 음악사로 가져와 홍보를 부탁하던 시절이다. 엘피판에서 CD 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때라
카세트 테입까지 세가지를 들고 오기도 했다.
무더운 여름날 리 오스카의 음악에 볼륨을 높이면 빗소리에 놀라 사람들이 뛰어 가는 모습을
가끔씩 즐겼던...
<뮤직숍> 읽으면서 많은 부분이 흡사하고 그 때 만난 사람들이 하나 하나 떠오르면서 1988년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 뮤직숍> 은 유니티스트리트 상가에서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는 프랭크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어머니 페그는 30살에 프랭크를 출산했고, 프랭크가 스물다섯일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남긴 유산이라고는 음악관련 수집품이 전부였다 . 풍요롭거나 따뜻한 가정에서 성장하지 못했지만 음악만큼은 진심이었던 어머니 영향을 받아서 레코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고민과 취향 반영한 음악을
제대로 찾아주는 능력이 뛰어났다.
프랭크는 첫사랑과 이별을 겪은후 더 이상의 깊이 있는 연애는 힘들었는데, 어느날 그가 운영하는 레코드
가게에서 한 여인이 쓰러져 응급 상황이 발생한다 . 쓰러진 그녀는 녹색코트의 일사 브로우크만 .
조금은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지녔다. 그녀가 두고 간 bag을 보관중이니 찾으러 오라는 포스터를 붙이고
상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그 때에 일사는 프랭크의 레코드 가게를 찾아온다.
유니티스트리트 상가에는 문신가게, 종교 선물 가게, 장의사, 폴란드 빵집이 있었지만
새로운 대형 쇼핑몰이 멀지 않은 곳에 생겨남으로인해 상권이 이동하니 손님의 발길이 줄어들게 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새롭게 상가 개발 하겠다는 업체가 자꾸 들쑤시니 심란하고,
하나씩 둘씩 가게 문을 닫고 떠나는 이웃도 있으니 상가는 점점 을씨년스럽다 .
레코드 가게는 흐름과 시대 반영으로 CD 와 엘피판이 공존해야하지만 프랭크는 엘피판 만을 고집한다 .
주관과 의식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융통성 없고 시대를 못 읽는 것으로 보일 수 도 있겠다.
일사에게 일주일에 한 번 씩 만나 음악 이야기를 해 주기로 한 프랭크는 여태껏 다른이들의 사연, 고민, 감정을 듣고 읽고 받아들이는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옛이야기 , 사연, 감정을 쏟아낸다.
어머니로부터 들어온 음악 이야기와함께 !
프랭크의 레코드 가게를 잠시 봐주던 문신가게 주인 모드는 손님이 찾고자 하는 엘피판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데...
프랭크의 과거 와 1988년 당시의 이야기는 프랭크 위주로 전개되고
시간이 흘러 2009년에는 일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잊혀지지 않는 서로의 기억과 그리움이 주는 애잔함이 이토록 따뜻할 수 도 있다는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