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ㅣ 김보람 옮김
평화로운 들판 표지 디자인과 가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우러진다.
미대륙 여행시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6시간이상 달려도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밭이 잠시 생각났던..
456페이지 도톰 분량이다.
제목만으로 짐작했을땐 tv 프로그램 중 벌 을 따라 움직인다는 양봉업 종사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양봉은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인간관계를 설명해 주는
아주 중요한 보조 도구이자 인간사회와 비슷한 부분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더 정교한 꿀벌의 세계를 들여다 보고 예를 들어 풀어주니
보다 쉽게 이해하고 배우는 방법이라는것을 알게되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다섯번째 생일을 앞두고
메러디스 와 남동생 메슈 그리고 엄마는 외조부님댁으로 이동, 머물게 된다.
메러디스는 외할아버지를 따라 다니게 되는데...
외할아버지 프랭클린 과 외할머니 루스
두사람은 완전히 반대 성향을 가졌으나
프랭클린의 너른 이해심과 인내로 갈등은 오래가지 않는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남이 날 어떻게 봐주는지 가 중요한 엄마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자라는 동안 변함없이 철부지만도 못한 생각과 행동을 보인다.
과연 엄마가 맞는건지... 싶은 분노가 이는 장면도 여러차례.
루스가 엄마를 감싸는정도 역시 한심스럽고 절로 한숨이 ...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다섯살 아이가 갖는 아이다움이 너무 일찍 사라진 부분은 읽으면서도 마음이 안되었다..
사춘기가 되어도 크게 어긋나지 않고 비뚤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
아마도 마음 기댈 곳이 있어 그러하지 않을까...
아빠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수 있는 올드 스파이스 스킨 향기
헤어져 살게되면서 아빠 소식은 거의 듣지 못했던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된 메러디스.
허탈함과 억울함
분노와 절망감으로 쌓았다 무너지길 반복하면서 성장하는데,
유일하게 이해해주고 감싸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 프랭클린 & 꿀벌 덕분이다.
프랭클린으로부터 배운 꿀벌의 언어, 그들의 삶, 방식, 꿀벌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인간 세계 이해도가 높아졌다.
꿀벌의 세계가 단 한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그것은 바로 '가족' !
부모님이 가르쳐주지 않은, 배우지 못한 것들을 프랭클린으로 부터 배우게 되고
꿀벌로부터 알아간다.
벌의 언어를 이해 하려면 벌의 행동을 관찰하고
벌이 보내는 경고를 읽을 수 있어야하며 무서워하지 않아야한다.
벌도 사람처럼 가족들 품안에서 사랑받으며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벌에 쏘이지않고 벌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배우고
각종 다양한 벌의 역할이 존재하는것도 새롭다.
더운 여름이나 겨울,
어디에 위치해 있더라고 벌통 내부는 항상 35도를 유지한다고!
여왕벌은 자기만의 향기를 가지고 있단다
마치 엄마들마다 특유의 향기가 있듯이...
꿀벌은 모두 서로서로를 돌보며
각자 맏은 역할, 분업화 되어 저마다의 맡은 일을 한다고!
프랭클린이 관리하는 양봉장에 가는 모습 과 양봉장을 묘사한 부분은
깊은 숲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했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기에 광고 없이 벌꿀 완판!
부저병, 꿀벌이 병에 걸려 근심 걱정 한가득인 프랭클린
그 모습을 상상해보지도 못한 채 처음 본 메러디스
P291
벌통을 잃는다는 건 개인적인 손해 그 이상의 일이었다.
그건 생태계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야기였다.
~~ 대자연은 모든 계획을 촘촘하게 짜놓았기 때문에
한 가닥을 잡아당겨 풀었다가는 전체가 흐트러질 수 도 있었다.
P292
그동안 나는 할아버지와 내가 벌을 돌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벌들이 우리를 돌봐주고 있는 것이었다.
중학생이 된 메러디스는 친구 소피아와 함께 하는 날 이 많아지고
어린시절부터 프랭클린을 따라다니며 배운 생생한 꿀벌 이야기를
소피아와 도미니크 아주머니(소피아의 엄마)에게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프랭클린은 메러디스와 메슈에게 끊임없이 사고 할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한다.
꿀벌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사는 모습, 삶의 방식, 인간이 마땅히 지키며 살아가야하는 것들...
그리고 끊임없는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어린 베베에서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기까지
양봉가 할아버지의 돌봄과 보살핌으로
꿀벌과 함께 자란 메러디스.
벌들에게 슬픈소식을 전할땐 내 마음도...
한참을 머물게했던...
벌들은 죄가 없다.
인간이 편리를 위해 자연에 손을 대면서 일어난 악순환에 대해
반성하면서 조금씩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다음 세대에도 꿀벌의 세계가 번성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