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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냐도르의 전설 ㅣ 에냐도르 시리즈 1
미라 발렌틴 지음, 한윤진 옮김 / 글루온 / 2020년 4월
평점 :
#판타지 #에냐도르의전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며 드는 느낌은, '딱 무협지다!'였습니다.
책이 도착하자 마자 읽기 시작하여, 밤 꼴딱 새우고 말았답니다. 2권도 있던데, 언제 출간될 지 기다려집니다.ㅎㅎ
저는 판타지와 무협지를 참 좋아합니다. 대학교 때 김용의 무협지에 빠져 있던 때도 있었고, 묵향 등의 판타지도 꽤 읽었습니다. '라떼는' 세대라 웹툰까지는 진출하지 않았지요.^^ 어스시 이야기를 끝으로 하이 판타지와 이별한 지 꽤 오래 된 거 같네요. 제가 받은 책에는 특이하게도 목차가 없습니다. 다행히 줄거리가 줄줄 이어지는 소설이니 내용 이해에 문제되지는 않겠네요.


글루온에서 출간한 이 책, 페에퍼백인데도 상당히 묵직합니다. 중후한 색채의 표지와 두께로 보아 하드커버로 만들면 훨씬 고급스러웠겠어요. 500여 쪽이 넘어가는 긴 호흡의 소설, 딱 봐도 작가의 필력이 대단한 듯요.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문단에 데뷔한 후 이 책의 성공으로 판타지 작가로 자리잡게 된 듯 합니다. 아마존에 보니, 데뷔한 지 얼마 안 되었어도 벌써 여러 권의 작품을 썼네요. 미디어에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뿐 아니라, 내실있는 작가인가 봅니다.
역시 독일의 판타지 작가인 코넬리아 푼케도 드래곤이나 얼음 몬스터에 관한 소설을 썼는데, 푼케의 작품이 청소년용이라면 미라 발렌틴 작가의 것은 완연한 '성인물'입니다. 좀더 자극적이고 좀더 흡인력이 있다고 할까요..

이 책은 에냐도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에냐도르는 엘프족, 데몬족, 드래곤족, 인간의 네 종족이 서로 다투는 전장입니다. 인간은 엘프족의 노예이며 각 집안의 장자들을 엘프족 군대의 총알받이로 내보내야 합니다. 엘프족은 데몬 족을 죽일 수 있는 강력한 검, 데몬족은 강력한 눈빛과 드래곤의 화염에 대한 방어력, 드래곤은 강력한 화염으로 엘프와 인간을 죽일 수 있습니다.
책은 엘프가 인간 노예를 징집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고아 '트리스탄'은 적장자 '카이'대신 엘프족의 군인으로 징집되고, 여동생 '아그네스'는 마법사인 '카이'대신 끌려가게 됩니다. 갖혀있던 '카이'는 그날 밤, 두 남매를 구하려 홀로 집을 떠나게 됩니다.
트리스탄은 엘프에게 복종하지 않아 낙인을 찍히다가 엘프의 칼을 사용할 수 있는 강한 힘과 드래곤과의 교감을 얻게 되고, 아그네스는 엘프의 감옥에 갖혀 있다가 인간족 왕이자 대마법사인 엘리야와 엘프 왕자와 함께 탈옥하게 됩니다. 카이 또한 여정 중 아름다운 데몬 소년을 만나 교류하게 되지요.
엘프의 칼을 쓸 수 있는 트리스탄, 스스로 트리스탄을 라이더로 선택한 드래곤 스피라, 아그네스를 사랑하게 된 엘프 왕자 이스타리엘, 데몬들에게 금기시된 아름다움을 가진 데몬 툴..이들은 엘리야가 알고 있는 고대의 예언 속 인물, 각 종족의 '파수꾼'으로 각성하게 됩니다.
인간을 네 종족으로 나누어 서로 싸우게 만든 대마법사에 맞서기 위해, 엘리야는 이들을 모아 예언을 실행하려 합니다.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서로 모이며 2권을 기약하게 되네요.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신기했던 것이, 인물의 행동과 심리 묘사, 다른 인물의 행동이나 표정을 읽는 등의 내용만으로 500쪽 이상을 이어갔다는 것입니다. 배경이나 시대에 대한 묘사등이 정말 없어요. 탄탄하게 설계한 줄거리는 딱 그것만으로도 이렇게 재미가 있군요.
중국 무협지와, 드래곤이 등장하는 웅장한 판타지들과 사뭇 다르네요.또한 인물들의 감정선이 살짝 '아서왕 이야기'를 닮기도 해서 다음 권 전개가 궁금합니다.
재미로 읽는 책으로 추천하며, 특히 여러 종류의 판타지를 읽어보신 분들은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시리라 생각됩니다.
#판타지 #에냐도르의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