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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나만 따라와 - 십대와 반려동물 서로의 다정과 온기를 나누다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8
최영희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3월
평점 :
#청소년문학 #왜자꾸나만따라와
저는 종종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 시리즈를 읽습니다.
초등생인 저희 아이에게 권해주고픈 책을 미리 읽어보려는 의도도 있는데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묵직한 주제를 담아 내어 성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고 생각되어서요.
이번에 반려동물을 소재로한 단편집이 출간되어 반갑게 읽어보았습니다.


따뜻한 색채와 부드러운 일러스트가 흡사 에세이같은 느낌이 듭니다.
앞표지에 크게 그려진 고양이와, 기대어 누운 소녀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 두 존재의 평안한 관계에 관한 책인 듯 하네요. 뒷표지에는 '작가의 말'이 한 줄씩 적혀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들여다 보니, 깊은 울림이 있는 말들이네요.
글씨도, 자간도 적당해 가독성 좋습니다. 또한, 흡인력 있는 이야기들이라 쉬지않고 주욱 읽어내려갔습니다.

작가들 모두, 필력이 좋으신 분들이신데 아쉽게도 저는 익숙한 이름이 없습니다. 아직 어린이책 작가들만 눈에 발려 있어서 그런지..앞으로 읽고 싶은 이야기책들이 많네요.

첫 작품부터 끝 작품까지, 정말 재미나서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7편 모두, 저마다 다른 개성이 있어서 읽는 사람마다 참 다르게 느낄 거 같습니다.
저는 앞쪽에 실린 이야기들은 참 아름답고 마음이 따뜻해진 반면, 뒤쪽의 이야기들은 섬뜩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뒤쪽에 실린 이야기들도 사람의 욕심과 무책임으로 벌어진 일이기에 외면할 수 없네요.
제가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피라온'과 '스위치,On'입니다.
'피라온'은 아이 없는 가족에 입양되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복제인간 소년이 버려진 강아지를 기르게 되어, 다시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강아지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소년의 엄마의 마음과 행동이 너무 고맙고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스위치,On'은 미국에 이민가서 부당한 차별을 받는 아이스하키 선수인 소년이 앞발이 기형인 거북을 기르며 다시금 의지를 다지는 이야기입니다. 기형인 앞발때문에 바다로 돌아가기 어려운 거북이지만 언젠가는 바다에서 거뜬하게 헤엄치리라고 믿어주는 소년의 마음, 소년을 믿고 신뢰해주는 친구들이 어찌나 의젓하던지요!

누덕누덕 유니콘의 작가께서 쓰신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사람과 동물과의 거리'
예전에는 동물들이 그 쓸모에 따라 키우거나 말거나 정해졌지요. 소나 말, 돼지처럼 선명한 쓸모가 있으면 집도 지어주고 밥도 챙겼지만, 도둑을 지키거나 쥐를 잡는 등 경계가 모호한 일을 맡은 동물들은 마당이나 헛간 구석에서 자고 밥도 사람 먹고 남은 것 한 덩이씩 던져주었구요. 사람도 동물도 적당한 거리와 적당한 소임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전혀 아니지요. 집에서 사랑받을 때에는 가족 중에서도 상전이다가, 필요없어지면 너무 쉽게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이 책에서처럼 강력한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아이들인데 말이죠.
나이먹을대로 먹은 제가 읽으며도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감수성 예민한 우리 청소년들이 읽을 때는 얼마나 예리한 생각들을 하게 될까 고맙고도 기대되는 책입니다.
이 시리즈 책들 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