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의 생존법 ㅣ 문학동네 청소년 66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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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의생존법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로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황영미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에서 중학생들의 친구 관계와 왕따 문제를 생생하게 다뤄 중학교에 잠입해서 쓴 게 아니냐는 찬사를 이끌어 낸 작가가 이번에는 명문고에 입학한 고등학생들의 생존경쟁과 좌충우돌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두성고에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다른 아이들이 실수한 덕이라며 다음 시험을 걱정하는 준호,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한 준호의 베프 건우, 자신감 넘치고 똑부러지지만 대학엔 갈 생각이 없는 유빈, 코어 동아리 회장으로 완벽하게만 보이지만 집안의 높은 기대치에 압박감을 느끼는 보나, 전교 1등에 부자에 다 가진 것 같지만 내면은 성숙하지 못한 병서, 연습생 출신답게 빼어난 외모로 사람들의 시선을 몰고 다니지만 원치 않는 얼평, 몸평과 성희롱이 괴로운 하림.

저마다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고등학생들의 심리를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생동감 넘치게 담아냈다.

생각만큼 성적은 오르지 않고 미래도 걱정되지만 친구관계도 중요하고 연애도 하고 싶고 외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딱 이 시기의 고민이 날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목차에 제시된 생존 매뉴얼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1. 이름이 불려도 당황하지 않기 2. 강풍을 대비하기 3. 빌런의 등장에 흔들리지 않기 4. 떡볶이는 먹고 가기 5. 골고루 망쳤을 땐 일단 한숨 자기 6. 도저히 안 될 땐 과감히 투항하기 7. 패배에 대한 맷집을 기르기 8. 내 앞에 놓인 일들을 그냥 하기 9. 메뉴가 별로인 날은 건너뛰기 10. 기운 없는 친구에겐 죽을 건네기 11. 밖으로 끄집어내기 12. 드넓은 바다를 상상하기 13. 고양이인가 싶을 때 다시 보기

 

학생들의 고민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준호의 아빠와 삼촌처럼 압박하지 않고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 자식이 우수하다고 좋은 학교에 다닌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만 자신의 미래에 대해 가장 많이 걱정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야! 사람이 돈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잖아. 중국에 루쉰이라고 있잖아. 작가. 루쉰이 원래 의학도였다더라. 그런데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하는 동포를 낄낄거리며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대. 육체보다 정신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거지. 하여튼 문학, 역사학, 철학 꼭 필요해. 나는 너처럼 똑똑한 애들이 그런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 49

 

“너무 걱정하지 마. 살아 보니 학벌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 아빠가 학벌이 좋으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학벌보다 실력이 중요한 분야가 점점 많아질 거야. 그러니 너무 마음 쓰지 말고 가능하면 즐겁게 살아.” P. 112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황영미 #문학동네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 #소설추천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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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양장) ㅣ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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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이모와 단둘이 살고 있는 열일곱 살 유나인은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어느날 손톱 사이에서 자라난 새싹을 발견하고 식물들의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혼란스러운 나인 앞에 나타난 소년 승택을 통해 자신이 외계인 누브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나인은 식물들의 도움으로 2년 전 실종된 박원우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 
절친한 친구 미래와 현재는 나인을 전폭적으로 돕는다. 모든 비밀을 공유할 수 있고 언제든 내 편이 되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불안하고 위태로운 현실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각자 남에게는 털어놓기 힘든 결핍을 갖고 있는 나인, 미래, 현재의 우정이 눈부시다. 
“만약에 내가 인간이 아니고 식물이라면 어때? 그니까 인간이기는 한데 식물인 거야.”하고 나인이 자신의 정체를 미래에게 털어놓았을 때 “나무? 꽃? 아니면 꽃 피는 나무? 선인장?”하고 되묻는 미래의 반응이 인상적이다. 
천선란 작가의 상상력은 짐작을 허용하지 않는 기발함과 오싹함의 연속이다.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밥알처럼 긴 문장들을 주로 사용하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신경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 같다. 고요함과 스펙터클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영상화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학교 가는 길에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보았다. 여기에 붙여 봤자 아무도 안 본다고 했는데 아저씨는 기어코 붙였고, 나인은 그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세상 바깥에라도 그 이름을 붙여 두고 싶은 것이라고. 
파도에 휩쓸리지라도 모래에 이름을 적어 두는 것이라고. p. 178

진실에는 ‘취급주의’ 스티커가 필요했다.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게 해골 스티커도 덕지덕지 붙여 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쉽게 타인의 손에 분실되고, 망가지고, 퇴색되니까. 단서의 모든 조각을 다 모을 때까지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지하 방공호에 넣어 두고 싶었다. 그런 것 하나 준비되지 않은 세상에서 진실이란 위태롭기만 했다. p.184

#천선란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영어덜트 #소설추천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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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의 불시착
박소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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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의불시착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시리즈를 쓴 #박소연작가 의 #직장하이퍼리얼리즘 소설집.
그 중에서도 '막내가 사라졌다'라는 단편 한 편이 수록된 #가제본 을 읽었다.

유난히 평범한 어느날, 지각인가 싶던 막내 시준이 부서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퇴사를 통보한다.

'저는 오늘부로 퇴사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대리인이 참석해서 처리할 예정입니다.'

책상은 업무파일이 담겼을 USB 파일 하나만 남아 있을 뿐이고 휴대폰 번호도 변경했고 이사까지 한 상태다.
처음에는 막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걱정하던 부서원들은 단순한 무단퇴사가 아니라는 걸 깨닫자 누구할 것 없이 점점 초조해진다. 대수롭지 않게 했던 말이나 행동이라도 문제를 삼으려고 들면 얼마든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장면이나 사람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을 소설이다.

평소 시니컬하고 직설적이라는 옆부서 강과장의 뼈 때리는 말이 인상적이다.

"내일까지 두려움에 떨 사람들이 많아 보이네요. 그러게 회사 다닐 때나 상사고 선배지, 그만두면 아무 관계도 아닐 사람들끼리 진즉 기본 매너는 지키고 살면 좀 좋아요? 지금 여기에 다니고 있으니까 껌뻑 죽는 척 해주는 거지, 나가면 알게 뭐예요? 말도 제대로 안 섞어줄 동네 아저씨고 모르는 아줌마지."

나머지 소설도 너무 궁금하다. 정식출간본을 구입해야겠다.

@rhkorea_books #박소연 #재능의불시착 #막내가사라졌다 #가제본서평단 #직장인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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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여우 꼬리 1 - 으스스 미션 캠프 ㅣ 위풍당당 여우 꼬리 1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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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여우꼬리

<아몬드>를 쓴 손원평 작가의 첫 어린이책이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갖게 된 단미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성장동화.

초등학교 4학년, 공상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 단미에게 어느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한꺼번에 꽃이 활짝 피는 것 같았다.
우산을 촥 펼치는 것 같았다.
하늘을 향해 쏜 불꽃이 빵 터지는 것 같았다.
P.13

단미의 등 아래쪽에서 솟아난 그것은 꼬리였다. 더이상 평범하지 않게 된 단미는 고민에 빠지고 자신이 엄마의 피를 물려받은 구미호라는 걸 알게 된다.
원하지 않는 신체의 변화로 비밀이 생기는 순간은 당황스럽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성장과 독립의 관문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어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말이라도 터놓을 수 있는 어른이 있다면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조금은 수월해질 것이다. 꼬리를 마음대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더이상 감추고 싶은 어두운 비밀이 아니라 '위풍당당한' 나의 일부가 될 것이다.

손원평 작가님의 글은 밀도가 높다고 할까. 인물들의 감정과 갈등, 상황들이 모두 촘촘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것은 어린이책이라고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막 10대에 들어선 어린이부터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손원평 #어린이책 #성장동화
#으스스미션캠프
#가제본 #서평단 #책추천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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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양장) ㅣ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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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어느날, 타고 있던 버스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을 뿐인데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되었다. 죽은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 안에 육체로 돌아가지 못하면 선령을 따라 저승으로 가야 한다.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된 둘은 수리와 류, 열여덟 동갑이다. 육체로 돌아가고 싶지만 결계가 가로막아 답답하기만 한 수리와는 달리 류는 육체로 돌아갈 마음이 없어 보인다.
<아몬드>,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K-영어덜트 소설이라는 매력적인 카피와는 달리 시작은 다소 허무맹랑하게 보였다. 요즘 빙의를 소재로 한 소설이 유행이던데 반대로 영혼이 육체로부터 분리된다니.
그런데 읽다보니 완전히 설득된다. 어느순간 나는 수리이기도 하고 류이기도 하다. 고해성사하듯 나자신에게 잘못을 털어놓고 진심어린 사과를 건네고 싶어진다. 그간 좋아해주지 못해서, 이해해주지 못해서, 몰아붙이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깊고 진한 여운이 남는 힐링소설.

작가가 누구일까? 손원평? 구병모? 음, 신인작가는 아닐 것 같다. 이런 탄탄한 스토리를 이렇게 설득력 있고 유려한 문장으로 그려낸 사람이 진심으로 궁금하다.

"세상 모든 삶은 저마다 무게를 지니고 있어. 오래 살았다고 더 무겁고, 젊다고 가벼운 게 아니라고. 누구도 남의 다리로 땅을 디딜 수는 없어. 그 무게는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라는 뜻이지." p.36

#소설y #나나블라인드대본집 #가제본 #서평단 #소설추천 #책추천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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