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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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어느날, 타고 있던 버스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을 뿐인데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되었다. 죽은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 안에 육체로 돌아가지 못하면 선령을 따라 저승으로 가야 한다.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된 둘은 수리와 류, 열여덟 동갑이다. 육체로 돌아가고 싶지만 결계가 가로막아 답답하기만 한 수리와는 달리 류는 육체로 돌아갈 마음이 없어 보인다.
<아몬드>,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K-영어덜트 소설이라는 매력적인 카피와는 달리 시작은 다소 허무맹랑하게 보였다. 요즘 빙의를 소재로 한 소설이 유행이던데 반대로 영혼이 육체로부터 분리된다니.
그런데 읽다보니 완전히 설득된다. 어느순간 나는 수리이기도 하고 류이기도 하다. 고해성사하듯 나자신에게 잘못을 털어놓고 진심어린 사과를 건네고 싶어진다. 그간 좋아해주지 못해서, 이해해주지 못해서, 몰아붙이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깊고 진한 여운이 남는 힐링소설.

작가가 누구일까? 손원평? 구병모? 음, 신인작가는 아닐 것 같다. 이런 탄탄한 스토리를 이렇게 설득력 있고 유려한 문장으로 그려낸 사람이 진심으로 궁금하다.

"세상 모든 삶은 저마다 무게를 지니고 있어. 오래 살았다고 더 무겁고, 젊다고 가벼운 게 아니라고. 누구도 남의 다리로 땅을 디딜 수는 없어. 그 무게는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라는 뜻이지."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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