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영작문 수업 - 미국 대학생의 글쓰기를 지도한 한국인의, 토종 한국인을 위한 가장 체계적인 영작문 공부법 미국식 영작문 수업
최정숙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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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숙, 「미국식 영작문 수업」, 동양북스, 2020.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받았다. 서평단을 신청할 땐 한국어와 영어의 글의 구조나 흐름이 다르다는 말을 들어서 영어로 된 글이란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했다. 서평을 쓰는 지금은 그것보다는 다른 데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됐다.

이 책은 파트1에서 문장과 단락을 완성하고 파트2에서 에세이를 완성한다. 단지 영작문의 팁만 주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방법 자체를 가르쳐준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문장부호부터 어느 상황에 어느 위치에 어떻게 왜 쓰는지 설명해준다. 아는 것이 전혀 없는 학생을 위해 기본부터 설명해주는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이 어땠느냐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은데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달음을 주는 책이라고 말하겠다 아니, 쓰겠다. 왜 한국의 교육은 이런 것을 가르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책소개에서도 지적하는 부분이다. 많은 돈을 들여 영어를 배우고 좋은 성적을 내는 교육을 하는 나라에서 사람들은 글을 잘 쓰지 못한다. 비단 영어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책을 제대로 익힌다 해도 글쓰는 법을 모른다면 소용없다. 문장 하나하나의 문법이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의 짜임새와 흐름 또한 중요하다. 이 책에서도 말했듯이 이는 책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우리는 글을 잘, 그리고 많이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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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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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의식과 혐오에 기반하여 욕하는 일은 쉽다. 어떤 면에서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아직도 풀어갈 것이 많다. 나는 한국이 해방 이래 단 한 번도 피해국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생각하여 한국인은 일본을 욕할 수밖에 없다고 여긴다.

 

이 기분만 잠깐 나아지는 최초의 단계를 지나면 생각과 성장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그간 욕해 왔던 것은 과연 정당한가? 정당한 표현을 썼는가? 내가 욕한 대상은 문제의 근본인가? 그 대상을 고치면 근본적인 해결이 오는가? 그런데 우리는 거기서 나아가고 있던가?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나아가서 책도 썼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아직도 쪽바리니, 일본놈들이 우리한테 한 것처럼 일본 여자를 강간하겠다느니 하는 혐오에 찌들어서 욕 래파토리라고는 이런 가부장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내용밖에 없진 않나? 그래서 한국인은 계속 일본을 욕해야 하는가? 100년 뒤에도? 인류의 마지막 날까지 원숭이라고만 할 것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젠 좀 벗어나자. 밑도 끝도 없이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함께 일본인 모두를 싸잡아서 욕하는 것을. 그래서 다른 식으로 욕하기로 마음먹었다. 다른 욕을 하기 위해선 새로 욕할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영채 교수와 한홍구 교수의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을 권한다. 이 무슨 수험서 같은 제목의 책이냐? 일본을 욕하는데 공부까지 하라는 것이냐? 그렇다. 일본 총리가 소속된 당 이름은 알고 있나? 일본회의가 뭔지는 아나? 야스쿠니가 일본 총리의 참배를 안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나? 일본 총리가 소속된 당의 뿌리는 알고 있나? 이야기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알고 있나? 첫 번째 질문의 답밖에 대답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일본을 욕하고 싶다면 일본 우익과 다를 바 없다. 인종차별과 재일조선인(남한인, 북한인, 조선에서 건너왔으나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과 그들의 후손 등을 포함한다)에 대한 멸시로 똘똘 뭉쳐 욕하는 사람들과 어찌 다르다고 하겠는가? 어쩌면 그네들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내가 계속 일본욕, 일본욕 이랬는데 일본에는 일본 총리가 소속된 당의 정치적 성향을 띤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일본과 일본인욕할것이 아니라 역사를 왜곡하고 반성하지 않으며, 전쟁 이전의 일본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며 재일조선인을 멸시 및 차별하고자 하며 기타 등등 하는 사람바른 앎과 인권과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마음으로 비판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쪽수가 많지 않나? 한국인은 물론이고 몇몇 일본인과 대만인 등 아시아 각국의 시민들과 연합할 수 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쪽바리 망하라는 일시적 욕설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선 연합과 제대로 된 앎 그리고 지속적 관심이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 야스다 고이치의 <거리로 나온 넷우익><일본 우익의 현대사>, 아오키 오사무의 <일본회의의 정체>, 스가노 다모쓰 <일본 우익 설계자들>, 마쓰모토 겐이치의 <일본 우익사상의 기원과 종언>, 야스다 고이치, 야마모토 이치로, 나카가와 준이치로의 <일본 넷우익의 모순>.




창비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에 지원하여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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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오만과 편견 - 1894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제인 오스틴 지음, 김유미 옮김 / 더스토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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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저 시대에 전화가 어딨나요 그냥 하녀 불러오라는거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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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mor 2020-02-2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오류가 잇나요???
 
질 좋은 책 -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은 ‘진짜’ 성교육
정수연 지음, 정선화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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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어린 나이니까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아직 포궁이 덜 자랐기 때문에 성관계를 시작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이라도 몸에 해가 가지 않는 안전하고 상호 존중하는 섹스를 할 수 있다면 아무 문제없다.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섹스말고도 많다고 말하고 싶다. 10대들의 쾌락권보다 중요한 것은 10대 여성 청소년의 포궁 건강권이 아닐까.

 

_204p

 

 

 

 

대학에 입학해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올바른 검색어를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 깨달음이다. 올바른 검색어를 알아야 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올바른 검색어를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검색하고자 하는 분야의 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내 전공인 문헌정보학 분야 검색을 하려면, 자주 쓰는 단어인 한국십진분류법(KDC)’이나 듀이십진분류법(DDC)’ 등을 알아야 한다. ‘도서관 분류가 아니라.

 

 

 

<질 좋은 책>은 그런 올바른 검색어를 제공해준다. 검색어의 제공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 검색어 즉 단어와 연관된 다른 단어와 문헌을 제시해준다. 그래서 이 책의 독자인 나와 당신은 책 내용 이상의 것을 알고 싶을 때 책에서 제공해준 검색어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이 책이 참고한 문헌과 그 문헌이 참고한 다른 문헌을 접할 수 있다(논문에도 참고문헌이 있으니까.)

 

 

 

책의 장점은 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전제는 독자의 건강하고 안전하며 존중받는 행복한 삶을 전제로 하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니, 건강 관련 책인데 당연한 거 아닌가?’ 아쉽지만 아니다. 건강에도 젠더가 적용된다(의학은 인류 보편이 아니라 백인 성인 남성 중심이며 이 책의 맥락에 맞추자면 남성 중심이다.) 본문에서 언급하듯이 누군가와 연애한다면 으레 그렇듯 섹스를 해야만 하고, 하지 않는 관계는 이상하다는 사회 풍조 속에서 여성들은 자기의 의사표현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10년 전 논문으로 미혼 남녀의 콘돔 사용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결론 중 남성의 발언권이 더 강했다는 결과가 있었다(DBPia와 한국학술지인용색인을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았다. 이래서 올바른 검색어가 중요하다.) 남성 중심적 성생활에서 여성은 건강은 물론이고 단발적인 쾌락조차 얻기 힘들다. 그런 사회에서 여성이 성생활에서 쾌락과 온전한 권리와 건강을 누리길 바라는 책이 나온 것은 의미가 크다. 나 역시 모르는 것이 많았다. 책으로 삶이 바뀐다면 이런 걸까? 어제와는 다른 시각으로 사람의 몸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니 생물학적 여성들이여, 이기적으로 보일 정도로 누구도 챙겨주지 않는 당신의 쾌락과 건강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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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 - 젠더, 섹슈얼리티 그리고 동기
매튜 홀.제프 헌 지음, 조은경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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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용한 자료들은 피해자생존자를 때에 따라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정확한 용어는 문맥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많은 경우 피해자보다는 생존자또는 피해자-생존자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_도입, 25p

 

서평단에 당첨되어 이 책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 첫 출근을 시작했다. 가로가 15cm, 세로가 22.5cm인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려니 상당히 무거웠다. 학창시절에도 많이 겪었던 일인데 직장 다니면 좀 달라질 줄 알았지, 전혀 달라지지 않고 무겁기는 매한가지다. 그렇게 두꺼운 책이 아닌데도. 그래서 전자책을 구매해 크레마 그랑데로 읽었다. 집은 종이책 포화상태니까 이런 책을 전자책으로 소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을 읽으며 비문학 읽기를 고민했다. 이 책의 도입에서 각 장의 내용을 요약해준다. 그걸 참고삼아 각 장을 읽고 내용의 큰 덩어리를 이해해야 했다. 비문학 읽기란 토씨 하나 쓸모없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학창시절 내내 거의 문학만 읽었기 때문에 비문학 읽는 훈련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마음 같아서는 책에 밑줄을 긋고(좋은 색연필을 샀다) 점착메모지를 잔뜩 붙이고 싶었지만 전철과 버스에서 그러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어떤 흐름으로 흘러가는지 본문을 일부 인용하고 싶다. ‘리벤지 포르노’(저자들의 용어 사용에 대한 생각에 동의한다. 이 현상이 좀 더 합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심각하기에 사람들이 이 책에 흥미를 갖고, 읽고 나서 더 알고 경각심을 갖고 그에 반대했으면 한다.

 

먼저 1장에서는 리벤지 포르노용어 사용에 대해 서술한다. ‘리벤지 포르노가 업로드되는 곳을 알아보고 만드는 주체를 다룬 뒤 피해자와 리벤지 포르노의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2대응책에서는 법적, 정부 차원의 대응과 피해자에게 어떤 자료와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3리벤지 포르노의 특징에서는 다양한 전통과 관점에서 리벤지 포르노가 이해되는 방식을 알아본다. 4온라인에서의 상호작용은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5담론적 접근법으로 리벤지 포르노 이해하기에서는 철학적이고 방법론적인 입장을 통한 데이터 분석을 논의하는데 이 부분은 특히 철학적 사전지식이 필요하니 5장을 읽을 때 최소한의 검색을 하는 걸 추천한다. 6장부터 8장은 이성애 남성, 이성애 여성, 게이와 레즈비언이 올린 텍스트를 분석한다. 9논의해 볼 점은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과 그 특징에 대해 좀 더 논의한다. 마지막 10향후 실현 가능한 개입은 사회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그 밖에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한다. 또한 피해자 지원을 개선하는 방식에 대해서 논의하고 리벤지 포르노의 정치적 측면을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특별히 5장이 사전지식 없던 내게 어려웠다. 그 외에는 읽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아주 난해한 글은 아니나 현재성이 넘쳐흐르는 주제를 다룬지라 텍스트 소화가 버겁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괴롭다고 외면하면 더 심각해질 뿐이다. 이 책을 집어드는 사람들은 모두 이 분야에 자신의 소신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소신이 생길 만큼 많은 자료와 경험을 겪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것만 보기에도 바쁜 삶을 살며 다시 힘겨운 독서를 하는 독자들을 응원한다.

 

여담으로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에 반대한다. 가해자 중심적이라는 지적은 책 내에서도 말한 바 있다. 나는 개인의 사생활은 포르노가 될 수 없고 포르노처럼 소비해서도 안 된다는 확고한 의견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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