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 읽고 처음 읽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책으로 읽었을 땐 좋아할 구석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 책에 매력을 느끼는데 나도 느끼고 싶은 건 고전이라는 권위 때문이 아니다. 이미 알던 것의 매력을 뒤늦게나마 알아차리고 싶을 뿐이다.
이 시대에 맞고 더 잘 읽히는 윌북 책으로 읽고 있다. 낭만주의적이고 자연 묘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그래서 낭만주의적 분위기, 자연 묘사에 더해 베르테르가 로테를 사랑하며 무슨 말을 하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사실 그건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니었어. (무도회장으로 오는길에 아가씨들이 이미 말했거든.) 그런데도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낯설게 들렸어. 부지불식간에 이미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린 로테와의 관계 속에서 그 이야기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야. 순간 나는 너무 당황해 정신이 혼미해진 나머지 그만 엉뚱한 커플 사이로 끼어들고 말았지. 그 바람에 대열이 마구뒤엉켰는데, 다행히 로테가 얼른 쫓아와 나를 잘 이끌어준 덕분에 금세 질서가 회복됐어. (전자책 46/254p)
|